박근혜 대통령의 40년 지기 최순실씨가 비선실세로 알려지면서 여러 가지 의혹들을 낳고 있다. 최씨가 케이스포츠와 ‘미르’ 재단의 설립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고 최씨의 딸 정유정씨의 이화여대 입학과정과 학사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들로 난무하고 있다. 청와대를 자주 출입하면서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한 개인의 사리사욕인지 정권 핵심과 공모한 월권행위인지 분명히 밝혀야만 한다.

미르재단은 2015년 10월 문화사업 지원을 목적으로 대기업들이 469억원을 모금하여 설립하였다. k스포츠재단은 금년 1월, 19개 기업이 288억원을 모금하여 ‘스포츠 인재 육성 및 지도자 양성’을 사업목적으로 출범한 재단이다. 대기업들이 이 두 재단에 합당한 이유나 정당한 사유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속전속결 기부행위를 한 점부터 뭔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어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이 두 재단에 관련되어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들어 나면서 급기야 모금과정에서 청와대도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마당이다. 두 재단 모두 설립 신청 다음날에 곧바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핵심권력 주체가 개입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케이스포츠 이사장 선임에 최순실씨의 개입 정황이 들어나면서 결국 청와대 핵심권력이 재단설립에 관여했을 거라는 추측과 의혹을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케이스포츠 직원을 겸한 더블루케이(The Blue K) 직원이 독일에서 승마 훈련을 하는 최씨의 딸을 지원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최순실씨는 한국과 독일에 설립된 ‘더블루케이’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올해 초 대기업에 80억원대의 투자 프로젝트를 제안한 회사가 최순실씨 모녀가 대주주인 독일 현지 마케팅회사 ‘비덱스포츠’라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밖에도 최순실씨의 딸 정유정씨가 이화여대에 특혜 입학했다는 의혹과 학사과정 특혜의혹도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이대는 승마 특기자 전형이 없다가 난데없이 정씨가 입학 할 당시에 생겨났고 학교 관계자가 평가교수들에게 정씨를 합격시키라는 주문도 했다고 한다. 더불어 민주당의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2015년 입시를 앞두고 갑자기 특기 종목을 늘리면서 정씨가 합격했는데 12개 종목 지원자 중 합격생은 정씨 혼자였다는 것이다.

입학 후에도 훈련을 이유로 거의 결석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학교 측이 학칙을 바꿔 정씨에게 학점을 주었다. 특히 정씨의 무단결석에 지도교수가 제적처리도 불사하겠다는 경고를 주자 최순실씨가 지도교수를 찾아가 “교수 같지도 않고 이런 뭐 같은 게 다 있냐”며 폭언을 했던 정황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씨의 딸 정유정씨 역시 지난 2014년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타야지. 남의 욕하기 바쁘니 아무리 다른 거한들 어디 성공하겠니?”라는 글을 올린 사실도 밝혀졌다. 특혜의혹 뿐만 아니라 모녀의 인격과 인품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공식 직함도, 공적 권한도 없는 평범한 개인들이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130년 전통의 명문 사학의 명예를 추락시키는 작태를 보면서 공분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만약 이 모든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정부와 국회 모두 함께 이 사안을 한 점 의혹 없이 조사하여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권력을 과시하며 국가를 위한 헌신인 척 위장하여 사익을 도모하는 일들은 결국 정경유착과 결부된다. 검찰은 포괄적 뇌물 공여와 배임 등의 혐의에 무게를 두고 관련 개인이나 관련 단체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적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핵심 권력자나 그 주변 실세가 기업에게 행하는 모종의 요구는 결국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정경유착의 폐해로 귀착되고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최순실씨 의혹 등과 관련해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옳은 말이다. 조사주체와 조사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최순실 의혹’은 명쾌히 밝혀져야 한다. 그래야 박근혜 정권이 남은 임기동안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고 국민도 편안해 질 수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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