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 스님, 미 육군보병협회로부터 성 모리스 훈장 수훈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45m에 달하는 국내 최대 좌불상이 있는 홍법사의 10월은 특별했다. 북핵관련 문제가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며 혼란을 야기한 가운데, ‘불교통일선언’이라는 훈훈한 소식이 들렸는가 하면 개산 13주년 기념행사도 열렸다. 10월 끝자락에는 유엔 오케스트라 단원을 초청해 한국 전통문화의 美를 널리 알리는 시간도 가졌다. 홍법사는 단순한 사찰이 아닌 시대의 대변자이자 한국의 홍보대사 역할도 겸하는 소중한 민간단체로도 통한다.

 

‘통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
ktx를 타고 부산에 다다를 쯤 차창 밖을 내다보면 커다란 부처님상을 볼 수 있다. 단순한 불사가 아닌 불교의 생활화와 현대화, 복지화, 세계화를 위해 조성한 것이다. 이 사찰의 이름은 홍법사(주지 심산). 의미에 걸맞게 여느 사찰과는 다른 행사들이 즐비하다. 대표적인 것이 ‘홍법바라밀재’로, 매년 6월 6일 현충일에 한국전 당시 미 참전용사 가족들을 초청하여 감사를 표하고 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날에는 순국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나라사랑과 호국안보 사상을 고취하기 위한 청소년 글짓기 대회 등도 열린다. 어느 덧 26년째를 맞았고, 심산 스님은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육군보병협회로부터 성 모리스(Maurice) 훈장을 수훈하는 영광을 안았다. 두 번째는 통일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 현재 심산 스님은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 부산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데, 지리적 한계 탓에 서울 중심 구조로 흘러가는 현 상황에서 중앙과 함께 할 수 있는 역할과 통일의 의미를 확산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 10월 6일에는 ‘5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의 운명은?’을 주제로 정기강연회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를 초청해 ▼동북아 군비경쟁 가속화와 신냉전 ▼북핵 이용의 성격 변화 ▼한미동맹의 동북아동맹으로의 성격 변화 ▼동북아 패권 장악을 위한 미국의 한국 이용 등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심산 스님은 “요즘 세대는 ‘통일’이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형태의 논의가 의무적이라도 이어져야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전문 강연을 통해 통일에 대해 접근하고 새로운 사실들을 알고 필요성도 느끼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강연에서 북핵과 관련해 4강의 입장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특히 참석자들이 불교통일선언을 함께 낭독하며 통일의 염원을 널리 알리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지난 번 강연에서는 기후에 따른 생태변화가 가지는 통일의 필요성이 언급됐는데,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 심산 스님은 “통일은 정치와 경제 문제를 떠나서 꼭 해야 한다. 한 민족이자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부분이다. 나아가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생존과도 직결된다. 부산본부의 역할이 한계 일지라도 통일에 대한 마음만은 변하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염원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1순위는 당연히 경제다. 하지만 통일 논의 대한 기본방향 만큼은 설정했으면 한다. 정권이 바뀌면 국민들도 혼선이 야기되니 하드웨어적인 부분이라도 큰 원칙을 세웠으면 좋겠다.”

 

전 세계 청년들이 쉴 공간 마련하고 파
지난 10월 28일에는 홍법사에 외국인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방한 중인 유엔 오케스트라 단원들. 17일 인터뷰 차 심산 스님을 만날 당시 그는 “사찰 음식을 선보이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그들이 더 큰 감흥을 받을지 고민”이라면서 외국인들이 직접 체험하고 맛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향연의 장 마련에 여념이 없었다. 몰두한 끝에 사찰음식 체험행사를 비롯해 사찰 내 잔디갤러리에서 점심공양이 있었다. 또 동래학춤 공연도 펼쳐졌다. 심산 스님은 “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요즘 사찰음식에 관심이 많다. 음식 문화를 새롭게 정리해 해외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사찰음식연구소도 개소할 계획이다. 심산 스님은 “kbs의 ‘불후의 명곡’을 보면 옛 가수들의 노래를 젊은 가수들이 재조명해 그 음악을 살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부처님 말씀도 우리 시대에 맞게 새롭게 각색하고 편곡해야 한다. 바꾸는 작업을 해야 현대종교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아직 내가 하고 있는 부분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불교의 생활화와 현대화, 세계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으로 심산 스님은 홍법사에 ‘게스트 하우스’를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전 세계 청년들이 부산으로 여행을 오게 되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자연스레 사찰 문화를 체험하게 되고 부산을 각인시키는, 나아가 한국을 기억하는 곳이 되고픈 작은 소망이 깃들어져 있다. 한편, 홍법사는 올해로 창립 13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지난 10월 16일 경내에서 ‘개산 13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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