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이남진 기자] 국립국어원이 최근 3년간 중앙행정기관 보도자료 1만1790건을 점검한 결과 6524건(55.3%)의 보도자료가 국어 사용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어 사용에 문제점이 있는 보도자료 비율은 매년 증가해 2016년에는 그 비율이 65.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구갑)에 따르면 국립국어원 ‘행정기관 보도자료 개선 권고 현황’에서 최근 3년간 중앙행정기관 보도자료 1만1790건의 절반 이상인 6524건(55.3%)의 보도자료에 문제가 발견됐다. 문제 표현 건수는 1만9955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언어정책 및 국어 관련 종합계획 수립 업무를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조차 점검대상 460개의 보도자료 중 36.9%인 170건의 보도자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이 실시한 중앙행정기관 ‘쉽고 바른 보도자료 쓰기’ 평가결과를 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2014년, 2015년 모두 우수부처 1위를 기록했으며, 2014년에는 방송통신위원회, 2015년에는 금융위원회가 가장 미흡했다.

보도자료에서 문제로 지적 받은 구체적인 표현들을 살펴보면 ▶‘커스터마이징상품(맞춤상품/조달청)’, ▶‘스트레처블(늘어나는/미래창조과학부)’, ▶‘피스밀한 방식(단편적인 방식/기획재정부)’ ▶‘라운드테이블(원탁회의/방송통신위원회)’ 등 외래어 사용이 많았으며, ▶‘격오지(외진 곳/국방부)’ ▶‘수진자(진료받는 사람/보건복지부)’ ▶‘형해화되다(유명무실해지다/검찰청)’등 어려운 단어 사용 등도 눈에 띄었다.

타 부처의 올바른 공공언어 사용을 권고해야 할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어려운 한자어와 불필요한 외래어 사용으로 지적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소박하고 고졸하면서’ ▶‘유휴지’등의 어려운 표현을 쓰는가 하면 ▶‘콘텐츠 코리아 랩’ ▶‘케이 컬쳐’ ▶‘코리아 아워 스토리스’ ▶‘케이 스마일’ 등 외래어도 남발했다.

조승래 의원은 “올바른 언어 사용에 앞장서야 할 중앙행정기관에서 무분별한 외래어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사용으로 오히려 국민 소통을 방해하고 있다”며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된 역사적 의미에 대해 공직자들이 한번 더 되새기며 국어 발전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의원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국어책임관을 의무 지정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어기본법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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