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백지은 기자] 문예출판사가 ‘잡노마드’라는 새로운 흐름의 출현을 예고한 고전, 군둘라 엥리슈의 ‘잡노마드 사회’의 개정판을 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개정판 ‘잡노마드 사회’에는 <잡노마드의 역사-2035년의 전망>이란 꼭지가 추가됐다. 급변하는 시대의 중요한 가치관으로 말해지는 유동성과 유연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사회를 만들지를 전망한다.

오늘날 세계화, 디지털화, 개인화라는 개념들이 기존의 삶의 방식을 무너뜨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러나 저자 군둘라 엥리슈는 지금은 그러한 우려 때문에 ‘안정’과 ‘정착’을 기반으로 한 과거로 쉽게 회귀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군둘라 엥리슈는 그 이유 중 하나로 세계화와 디지털화, 개인화가 만든 ‘속도의 문화’가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에 대해 논한다. 속도의 문화는 정규직과 평생 거주를 위한 집 구매 등 안정과 정착을 중시했던 삶의 구조를 무너뜨렸다. 그 대신 비정규직과 전셋집을 떠도는 삶에 익숙해지게 했고 그와 함께 늘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태도, 혼자가 편한 삶, 어디론가 자유롭게 떠나고 싶다는 욕구 등을 일깨웠다.

군둘라 엥리슈는 이 같은 변화가 유동성과 유연성이 습성이 되어버린 사람들, 즉 안정과 정착이 결핍된 시대를 극복해 내는 잡노마드를 만들었다고 말하며 이제 미래는 그들에게 주어진 것이기에 그들의 기질을 이해하는 것이 곧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오늘날 미래의 불투명성을 강조하며 유동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군둘라 엥리슈의 ‘잡노마드 사회’는 유동성과 유연성을 시대정신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슬로건을 내세워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안정과 정착이 결핍된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잡노마드들의 능력, 즉 자신의 결핍을 극복하고 움직임과 머무는 것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며 각종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을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 선행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미래의 사회를 예측하고 싶어 하는 독자만이 아니라 불안한 미래를 살아가는 법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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