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백지은 기자] 문화융성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가 ‘문화가 있는 날’의 일환으로 ‘희망정거장’ 공연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문화가 있는 날’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을 결합한 융합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통 예술, 가곡, 문학 등 침체된 예술 장르를 부활시키고 문화 융합 분야의 신생 인력을 지원한다.

<희망정거장>은 2013년 남산예술센터에서 진행된 <물탱크 정류장>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즉 ‘소설’이라는 텍스트를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각색해 새로운 형식의 공연 무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희망정거장은> 태기수의 원작 소설을 각색해 스튜디오 반 이강선의 연출로 관객과 만난다. 옥탑방 옆에 놓여 있는 물탱크에서 살고 있는 ‘물탱크 사내’를 만나 우연한 하룻밤을 보낸 뒤 그와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 있는 주인공 한세종.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그의 기억을 통해 현대인의 삶과 존재에 의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관객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그럼 우리는?

작가 태기수는 “물탱크 정류장은 현대인의 불안과 꿈이 잉태되는 장소”라며 “물탱크는 다른 존재로 전이되기까지 거주하는 정류장 같은 공간이며 존재의 죽음과 재생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신화적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과 꿈을 동시에 드러내는 극적 장치인 ‘물탱크 정류장’은 인간 존재의 생성과 소멸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마술적 공간이기도 하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제3의 공간인 ‘물탱크 정류장’을 통해 관객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금, 여기’를 낯설게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낯섦을 ‘희망’이란 단어로 대체하고 싶은 역설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융복합 공연 <희망 정거장>은 영상과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불안한 현대인의 실재(實在)를 압축해 무대에서 형상화하는 실험적 시도를 감행한다. 현실에서는 있을 것 같지 않은 캐릭터들의 존재감은 영상과 소리로 실체화된다.

<희망정거장>은 문학 작품의 텍스트를 들려 주고 보여 주는 무대가 기본 컨셉으로 실제 무대가 매우 미니멀하다.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장치들이 숨겨져 있다. 한세종이 만나는 여자들과의 ‘무의미한 섹스’, ‘뜨거운 사랑’, ‘불륜’ 등 감정을 교환하는 곳으로 대변되기 때문이다. 특별한 오브제로 활용되는 것은 역시 ‘물탱크’다. 이 공간은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일상의 시간 속에 있는 공간이 아니다. ‘백남준의 TV 물고기’와 같은 영상 이미지를 차용한 아이디어로 비춰지는 다양한 영상들은 물탱크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의미를 담는 공간으로의 변신을 가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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