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암살당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수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용의자 5명은 북한사람들이라고 한다. 명백히 북한의 소행이다. 김정은 이가 권련의 잠재적 경쟁자인 자신의 이복형을 잔인무도하게 살해한 것이다. 말 그대로 피비린내 나는 마피아식 권력투쟁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정남의 암살 배후가 북한으로 드러나자 북한과 40년 우호적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말레이시아 외교부도 어쩔 수없이 특단의 조치를 했다. 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를 초치(招致)하고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 강철은 “김철이란 이름의 북한 시민이 자연사한 것”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강변했다. 한술 더 떠 강 대사는 “남한의 자작극”, “말레이시아 정부가 한국 정부와 결탁해...”, “이번 사건의 유일한 혜택을 보는 것은 한국”아라며 적반하장 궤변을 늘여놓았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번 암살사건의 용의자를 신속하게 체포하고 신상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국내에선 지난 KAL기 폭파, 아웅산 테러, 천안함 폭침 등과 같이 ‘음모론’이 득세했을지도 모른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김정은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표본화하여 국제사회에 고발하고 김정은의 반인륜적 만행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의미로 그동안 북한을 두둔해 왔던 중국이 북한의 대중 수출품목의 40%를 차지하는 석탄수입을 전면 중단한 조치는 의미가 있다. 중국 정부의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불만의식이 노골화되었다는 징표다.

북한 입장에선 석탄과 같은 전략물자를 해외에 팔지 못하면 북한 경제에 치명상을 입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번 ‘김정남 암살사건’은 김정은의 자충수다.

이제 우리 정부는 북한 정권의 도발에 대비한 탈북자 관리·보호에 더욱 세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태영호 전 북한 외교관 등 주요 탈북자의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조기 대선이 불가피한 국내 정치상황에서 ‘대북정책’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각 대선 주자들은 집권 시 김정은 정권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분명한 태도를 보일 때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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