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 김두영 의장 “해운업은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대동맥”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지난해는 우리나가 흔히 선진국이라 부르는 ‘OECD’에 가입한지 20년이 되는 해다. 원조받는 나라에서 이 만큼 성장한 것은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사례로 비춰진다. 성장의 핵심은 수출. 자원빈국인 한국이 수출을 통해서 성장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출입화물의 99.7%가 선박으로 운송되는 해운업이야말로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대동맥이다.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선원들이 있기에 오늘의 한국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박용준 기자 jun015399@

근로시간 단축 확보 돼야
국익에 앞장선 선원들이지만, 처우는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그에 더해 사회적인 인식까지 ‘고기 잡는 사람’, ‘힘든 직업을 가진 사람’, ‘가지기 싫은 직업 중의 하나’로 답을 하는 현실이다.
‘OECD’ 가입 국가 중 한국은 2007년까지 근로시간이 긴 국가 1위였다. 사정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선원들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이들의 실질 근로시간은 24시간으로, 육상의 어떠한 직업보다도 가중한 노동력이 요구되어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사)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 김두영 의장은 “올해 목표로 근로시간 단축을 최대 쟁점으로 꼽고 있다”며 “현재 우리들은 월 313시간을 근무하고 있지만, 야간이나 휴일근무 수당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처우는 급여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많은 시간을 업무에 매달리지만, 육상은 연봉이 9천만원에서 1억원을 호가 하지만 해상의 경우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두영 의장은 “OECD 국가의 연 평균 근로시간은 2,000 시간으로, 우리의 경우는 후진국형 근로형태를 갖추고 있다”며 “해양수산부에서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신경써줘야 한다. 선주 입장에서도 비용문제만 생각 할 것이 아니라 효율성을 생각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승선근무예비역 확대가 필요
(사)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의 또 하나 숙제는 병역특례제도를 늘리는 것이다. 승선근무예비역은 전시나 사변, 혹은 이에 준하는 비상 상황 시, 긴급 물자 및 군수물자

수송을 담당하는 대체 군복무요원이다. 현역 대상자 가운데 해양계 대학교, 전문대학 또는 고등학교 등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정하는 교육기관에서 정규교육과정을 마치고 항해사·기관사의 면허를 소지한 사람이면 지원 가능하다. 정부는 2008년 1월부터 해운·수산업체 130여곳에서 1000명을 선발해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 움직임을 볼 때 승선근무예비역을 오히려 줄이려고 하고 있다. 해운관련 단체들은 부족한 선원 충당을 이유로 병역특례제도를 늘리려는 입장이지만, 국방부는 병역자원 부족을 승선근무예비역을 축소해 충당하려는 계획이다. 김두영 의장은 “해기사 직군에 우수인력을 유인할 길이 차단되고 이는 곧 해기인력 교육체계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해운산업 발전을 통한 국익을 위해서라도 병역특례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진해운이 파산함으로써 2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이 같은 상황과 분위기로 볼 때 국가적인 인식이 부족해서다. 해양산업이 우리나라가 먹고 사는 큰 축임을 명심하고, 승선근무예비역을 늘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 적극나서
(사)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해 ‘선원인권 피해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선원들의 법률 지원 강화에 나섰다.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과 협조해 선원퇴직연금제도를 마련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두영 의장은 “국익에 이바지하는 선원노동자들도 국가가 책임지는 연금제도로 가야만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바랐다. 
한편, (사)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는 선원을 위한 단체이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열정적으로 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설립 때부터 부산 중구 내 조손가정에 대한 장학금 지원과 중구자원복지센터와 연계해 홀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김장지원을 현재까지 이어오는 등 계속해서 광폭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해양대학교와 ‘2016년도 2학기 씨맨펠로우십 장학증서 전달식’을 가지는 등 우수한 예비 해기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김두영 의장은 얼마 전 영국에서 열린 해운관련 국제회의에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운 시황이 앞으로는 좋을 것이란 얘기다.
김 의장은 “장기적인 화물 계약은 손해 보지 않는 구조다. 다만 한국은 외국 선박을 많이 쓰니 적자를 보고 있지만,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된다”며 “정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새로운 해양정책을 마련해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스크가 흑자로 전환된 이유가 한진해운 부도 여파로 인한 물량 이동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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