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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범죄 무섭고 더 잔인하다도마 위에 오른 ‘소년법’

     

    사진=픽사베이 이미지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친구를 유인하고 시신유기를 도운 이영학의 딸 이 양까지 전국적으로 연일 발생 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범죄와 폭력이 성인의 범죄 못지않게 점점 흉포화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형법 제9조 이른바 ‘소년법’에 의해 만14세 미만자는 형사 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소년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해, 갈수록 잔인해지고 있는 청소년 범죄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입장과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에게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 교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분위기다.

     

    소년법 논란의 촉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지난 9월 27일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폭행 혐의로 여중생 A양(14)과 B양(14)을 구속기소 하고 C양(14)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온몸이 피칠갑인 채로 무릎 꿇은 소녀의 모습이 급속도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번지면서 시작됐다. A, B양과 또래 여중생 3명은 지난 6월 29일 부산 사하구의 한 노래방에서 피해 여중생(14)을 폭행해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피해 여중생이 가해자들을 경찰에 고소하자 A, B양 등은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9월 1일 오후 8시30분께 부산 사상구의 한 골목에서 다른 여중생 2명과 함께 피해 여중생에게 집단폭행을 가했다. A양 등은 피해 여중생을 철골 등 공사 자재와 의자, 소주병 등으로 1시간 30분 동안 100여 차례 폭행했다. 심지어 가해자들은 머리와 입 안이 찢어지는 등 피투성이가 된 피해 여중생을 무릎 꿇려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이후 가해자들은 달아났고, 피투성이로 길을 걷던 피해자는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A, B양을 제외하고 지난 1차 폭행에 가담한 여중생 3명에 대해서는 혐의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가정법원으로 사건을 보냈다. 가해 여중생들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기존에 알던 사이가 아니었고, 피해자가 가해자 중 한 명의 지인에게 피해자가 옷을 빌린 문제로 만났다가 단지 ‘태도가 불량해서’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곧이어 이와 유사한 청소년 폭행 사건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충남 아산에선 여중생들이 동급생을 모텔에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했으며 강릉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해변과 자취방을 오가며 피해자를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당시(cctv 캡쳐)

    인면수심, 괴물이 된 여고생

     올해 3월 발생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은 전국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범인은 10대들이었다. 가해자 중 주범인 이 양은 지난 3월29일 낮 12시47분쯤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피해자를 유인해 공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공범인 박 양은 올해 3월 중순 이 양에게 어린 아이를 살해해 시신 일부를 전해달라고 말하는 등 이번 사건의 범행을 지휘하고, 범행 당일 오후 5시44분께 서울의 한 전철역에서 이 양을 만나 살해된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건네받은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구속기소 됐다.

     지난달 22일 1심 재판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주범 이 양에게 징역 20년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범 박 양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각각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이 양에 대해서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이 실제로 재판부에 요청한 형량은 징역 20년이었다. 17살인 이 양에게는 소년법이 적용돼야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이 양과 박 양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주범 이모 양(kbs영상 캡쳐)

    사체유기 혐의, 열네 살 여중생

     얼마 전 또다시 전국을 들썩이게 한 것은 딸의 친구인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이다. 그리고 가해자 이영학(35)씨의 곁에는 딸 이모(14)양이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양은 피해자인 자신의 친구 김 양(14) 살해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았으나 이 씨가 중랑구 자택에서 살해한 김 양의 시신을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하는 것을 도운 혐의(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또 아버지의 지시로 김 양에게 수면제를 건넸으며, 김 양이 수면제에 취해 집에서 잠들어 있는 중에 외출했다가 돌아와서는 친구를 찾지 않았다는 점 등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양은 지난달 5일 부친인 이영학 씨와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상태로 검거돼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조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 양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은 지난달 12일 기각됐다.

     서울북부지법 최종진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이 양의 사체유기 공범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해 소명되는 범행 경위 및 내용, 진술태도, 건강상태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 기각의 이유를 밝혔다. 특히 법원은 영장 기각 사유 중 하나로 “소년법 제55조 1항에 따라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하지 못한다”면서 “피의자에게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 양을 구금할 수 없게 됐으며 추가 조사를 위해 이 양에게 출석 요구를 해야 한다.

    처벌보다는 교화, 소년법

     소년법이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이 법에서 규정한 ‘소년’이란 19세 미만인데 현행 소년법에선 만 18세 미만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최고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는다. 다만 살인 범죄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받아 ‘최대 20년’까지 구형이 가능하다.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10~14세는 경찰이 소년부에 바로 송치하는 이른바 ‘촉법소년’으로 분류, 범죄자로 다루지 않는 대신 보호하는데 중점을 둔다. 형사미성년자로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했지만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도록 한 것이다. 만 10세 미만은 형사적 책임이 아예 면제된다. 소년법에 따라 19세 미만의 아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소년원에 보내지는 보호처분을 받고,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다. 청소년에 대해 선도나 상담, 교육, 활동 등을 받는 조건부로 기소유예로 처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소년법은 처벌 목적보다는 교화를 위해 제정됐기에 구속 수사 요건을 까다롭게 하고 중형 선고도 쉽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년법 폐지입장 ‘범죄 갈수록 잔혹해져’

     그러나 위에서 제시한 사례들처럼 10대들의 잔혹한 범죄가 잇따르며 그들을 보호해줬던 소년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소년범들에 대한 우려가 소년법 폐지에 대한 여론으로 이어진 것이다.

     9월 1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의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는 ‘청소년이란 이유로 보호법을 악용하는 잔인무도한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미성년자의 형사처벌 수위를 감경할 수 있도록 한 현행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청원 글이 게재됐고 9월 27일까지 약 40만 명이 동의 서명을 하며 ‘베스트 청원글’에 이름을 올렸다. 청원인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청소년들이 자신이 미성년자인 걸 악용해 일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성인보다 더 잔인무도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며 최근 일어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등을 언급했다. 청원인은 “피해자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겪고 평생을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는데 가해자들은 청소년이란 이유로 고작 전학, 정학 정도로 매우 경미한 처분을 받고 사회에 나와 과거의 행동들을 추억거리로 무용담 삼아서 얘기하며 떳떳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어리다고 할 수만은 없는 시대가 왔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글에는 동감과 지지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인류의 본성과 도덕이 소설 판타지가 될 지경입니다. 솜방망이 처벌, 안됩니다. 어차피 판사님에게 가해자의 여러 조건이 참작되기에, 판사님의 재량이 있을 것 아닙니까. 법 자체에서는 소년법 폐지해야합니다. 판단력이 흐린 청소년이라면, 다른 이의 천부적 인권에 해를 가했을 시, 법의 적용이 무섭다는 걸 반드시 알아야합니다.”, “유,초,중,고 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은 권리와 책임에 대해 배웁니다. 아무리 미성숙한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용서받지 못할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여 라도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개정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을 보호하기 이전에 청소년 본인에게 올바른 법을 가르쳐야 하고 응당 처벌을 당할 수 있음을 확실히 상기시켜야 합니다. 보호는 그 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등이다. 이 밖에 다음 아고라에 올려진 ‘소년법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물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런 움직임은 오프라인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소년법 폐지를 요구합니다(소폐요)’ 카페 회원들이 소년법 개정 촉구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소년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자신들을 보호하는 법망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학교폭력 사건은 일반 폭력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벌수위가 낮거나 가벼운 징계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5년간 학교폭력으로 검거된 청소년은 6만 3천여 명이며 이 가운데 구속된 인원은 1%에 불과하다. 특히 갈수록 청소년 범죄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소년법에 대한 찬반여론은 정치권에서도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방송된 시사 예능프로그램 ‘강적들’에 출연한 경찰대 교수이자 프로파일러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년법 개정에 대해서 ‘필요하다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 의원은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계속 보호 관찰하고, 지원하고, 교육하고, 연착 시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하며 “소년법 폐지 청원은 국민들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개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년법 존치입장 ‘엄벌주의 문제 해결에 도움 안돼’

     소년법 폐지를 반대하는 쪽은 이른바 ‘엄벌주의(범죄에 대해서 형량을 올리는 것)’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미성년자가 저지른 끔찍한 사건들이 보도가 되면서 그 대책으로 소년법 개정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라는 서두로 시작했다. 이어 “엄벌주의가 과연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일반적인 비판을 떠나서 이런 식의 논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해두고 싶다”고 전했다. 금 의원은 “선진국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18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해 사형을 선고할 수 있던 나라가 미국이었는데 미국마저도 2005년 연방대법원이 18세 미만자에 대한 사형을 위헌으로 선언하면서 금지시켰다”고 설명했다. 금태섭 의원은 “소년 범죄가 흉포해지고 심각해지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이고 이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다만 꼭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전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엄벌주의를 내세워 진짜 논의가 묻혀버리게 만드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것을 다 떠나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로 미성년자를 사형시키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가. 진심으로 실망스럽다”고 소년법 폐지 여론을 비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년법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먼저 이 교수는 기사에서 소년범죄의 원인을 ‘환경적 결핍’과 ‘나쁜 자극’ 두 가지로 꼽았다.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가 음란물이나 폭력적 콘텐츠를 자주 접해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년원 아이들 대부분 결손가정이란 점을 지적하면서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 범인들은 드물게 유복한 집안이었지만, 이들도 부모들이 평소 관심을 기울였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짚었다.

     소년범죄의 원인을 가정환경에서 찾는 입장은 표창원 의원도 다르지 않았다. 표 의원은 ‘강적들’에서 폭행 범죄가 잔혹해지는 원인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은 가정이다. 가정에서 제대로 된 보호 양육이 안 돼 분노 불만이 축적된 것이고, 두 번째는 학교의 실패다”라며 청소년 범죄를 막기 위해 가정과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 개정 가능성을 시사한 표 의원과 달리 이수정 교수는 앞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도소는 학교가 아니기에 갱생이 불가능하다”면서 “소년법 폐지는 영원히 안된다”고 못 박았다. 이 교수는 “청소년은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변화 가능성이 있고 여전히 교육을 해야 되는 대상이다. 소년법은 교육중심의 처분을 집행하도록 만든 법”이라며 “소년원은 학교지만 교도소는 감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적절한 교육을 통해 조기에 교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가해자들은 사건 당시 이미 보호관찰 대상이었다. 이수정 교수는 “그 아이들이 제대로 보호관찰을 받아 반성하고 갱생할 수 있었다면 2차 폭행이 일어났겠냐”고 반문했다. 이어서 담당 인력이 부족한 보호관찰 시스템의 문제를 먼저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부처 신중한 입장 보여

     청소년범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관계기관은 소년법 폐지나 개정에 대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년법 폐지 청원이 약 보름 만에 국민 40여만 명의 지지를 받자 청와대는 지난 9월 25일 ‘친절한 청와대’라는 영상을 통해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하겠다”며 공식 답변을 올렸다. 그러나 청와대는 “법 개정보다는 예방과 교화에 더 초점을 맞춰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공식화했다.

     영상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죄질이 아주 높다면 중형에 처해야 하지만, 죄질이 낮다면 무조건 감옥에 넣는 것이 아니라 현행법상 보호처분이라는 것이 있다”며 “보호관찰 등 감옥에 안 가고도 교화되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 모두는 통상 감옥에 보내는 것만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해외사례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처벌이 미미하다고만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도 “소년법 개정에 대한 그리고 그 저변에 깔린 구조적 문제를 들춰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문제가 어렵고 지금 당장 답변을 내놓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아마 청원하신 국민들께서 대담을 보시더라도 굉장히 답답해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지금처럼 소년원에 보내도 교화될 확률이 별로 없다면 이걸 구조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될지 난제가 될 것”이라며 “이 문제는 법적으로만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교육부와 여러 사회부처가 함께 대책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이 대책 논의의 주체로 꼽은 교육부에서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던 9월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장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과 관련, 형법, 소년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 필요성을 국회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교육부에서는 학업 중단을 예방하고, 학교 부적응 학생 지원 강화, 안전한 학교 환경 구축을 위한 인프라 강화에 나서겠다”며 “법무부에서는 형법, 소년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 필요성을 국회와 함께 검토하고 보호관찰 처분 하에 있는 청소년들에 의한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교정 교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소년법 폐지가 아닌 개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입장이다. 지난달 1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소년법과 형사미성년자 등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한다”며 “국민적 요구가 많으니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하든지 해서 현실에 맞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박 장관은 “소년법 개정을 포함해 내부적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법무부에서 방안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취임 이후 “소년법 폐지 청원이 있다고 해서 소년법을 폐지할 수는 없다”며 “최고 징역을 15년 또는 20년으로 한정하는 연령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선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처벌과 격리보다 치유와 회복, 재범률 낮아져

    2 012년 <형사정책연구>에 실린 국가별 형사책임 최저연령 규정을 보면, 최저 연령이 가장 낮은 나이는 만7세로 태국, 인도 등 32개국이 이에 해당한다. 룩셈부르크 등 5개국이 18세로 최저연령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호주와 영국 등 18개국은 기준이 만10세이고, 한국을 비롯해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 대만 등 40개국에서 만14세를 최저연령으로 두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00년 형사 책임 연령을 기존 16세에서 14세로 낮췄다. 앞서 금태섭 의원이 제시한 예처럼 미국에서는 2005년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영향력에 취약한 성장단계에 있음’을 이유로 18세 미만의 자에 대한 사형 집행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선진국들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잔혹해지는 소년범죄로 고민을 겪고 있으나 처벌보다는 소년범들을 교화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주를 이룬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에도 있다. 바로 청소년회복센터이다. 청소년회복센터는 소년법상 1호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을 보호력이 미약한 부모를 대신해 법원으로부터 위탁받아 보호, 양육하는 대안가정으로, 법원의 주도로 운영되는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기에 일종의 ‘사법형그룹홈’이다. 2010년 11월 경남 진해에 1호 청소년회복센터가 문을 연 이래 전국에 19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민간이 운영하고 법원이 운영비를 지원한다. 사법형그룹홈은 ‘회복적 사법’의 일환으로 처벌과 격리보다 치유와 회복에 더 중점을 두는 법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낮아지는 재범률이다. 청소년회복센터에서 소년범들을 맡아 교육한 후로 창원지법 관할 소년범 재범률은 전국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은 피해자이지만 가해자도 예외일 수 없다. 점점 잔혹해지는 10대 범죄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원인에 대한 관계부처의 면밀한 분석과 소년법에 대한 신중한 논의가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미지 사진

     

     

     

    김은정 기자  connecting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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