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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선거제 개편 극적 합의, 실행 가능성은?대치국면 가까스로 해빙. 최종 단계까지 난관 많아. 세부쟁점 이해 첨예하게 엇갈려
    사진=바른 미래당 홈페이지

    [시사뉴스피플=김은정기자] 여야 5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기본 방향으로 한 선거제 개편에 합의하면서 대치국면이 가까스로 풀리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세부내용을 두고 각 당의 이해가 첨예하게 갈려 앞날은 오리무중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만 해도 ‘적극 검토한다’는 수준이어서 정개특위에서 여야가 협상과정에서 맞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두 야당 대표 단식 농성 열흘 만에 풀어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며 지난달 6일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투쟁을 벌였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열흘 만에 농성을 풀었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만나 선거제 개편 합의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합의문에서 여야 5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선거제 개편 관련 법안을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키로 했다. 연동형 비례제를 위해 단식농성까지 벌였던 야 3당의 요구가 대폭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종 단계까지는 난관이 많지만, 야 3당은 일단 선거제 개혁을 위해 한고비를 넘긴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안마다 선거제 개혁을 연계해 진전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로 찾아온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을 기본으로 여야가 합의를 본다면 대통령으로서 함께 의지를 실어 지지할 뜻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발표한 6개항의 합의문의 첫째항에는 야 3당이 강력하게 요구한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가 명시돼 있다. 연동형 비례제에 미온적이었던 여당 민주당과 제1야당 한국당까지 수용 의사를 내비친 것이 성과로 꼽힌다. 합의문 도출은 한국당의 입장 선회가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그간 연동형 비례제는 물론 그 선결과제일 수 있는 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해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내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두 대표가 단식농성까지 하는 상황에서 우리 입장만 고집하기 어려워 모든 것을 열어놓고 적극 검토하겠다는 진일보한 입장을 냈다”고 전했다.

    여야는 지역구 선거에서 아주 근소한 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게 구제해주는 석패율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관련 법안은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는 조항을 붙였으며 올해 말까지인 정개특위 활동 시한도 연장키로 합의 했다. 선거제 개혁 법안 통과 이후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 착수’라는 더 큰 차원의 논의에도 일단 합의는 한 상태이다. 이로써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선거제 개혁 논의가 두 개의 큰 장벽을 넘은 셈이지만, 여야의 견해 차이가 여전해 아직 갈 길은 멀다는 평가다.

    사진출처=정의당 홈페이지

    합의문에 대한 각 당의 입장 엇갈려

    합의문에 대한 각 당의 대표가 입장을 밝혔다. 우선 야3당은 고무적인 발걸음이지만 흐지부지 되선 안 됨을 경계했다. 단식농성 주역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거대 양당을 한 발짝 움직여 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선거제 개혁과 관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일갈했다.

    정 대표는 “선거제 개혁 완수까지 일치단결해서 전진해 나가자”고 당부하며 “시간을 끌어갈 가능성이 있기에 이를 차단하기 위해선 긴장을 풀지 말고 강력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첫째 장애물은 의원 정수 문제인데 늘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국민 정서는 이해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의 삶”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또 “올해 국회 예산이 6300억 원인데 예산 증가율을 줄이고 의원정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면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대국민 소통에 나서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합의문은 누가 읽어봐도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전제로, 그것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국정조사특위 등 현안마다 연계해 선거제 개혁을 위해 한 발짝씩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16일 논평에서 “여야 5당 합의로 야 3당의 농성과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단식이 풀리게 돼 다행”이라며 “앞으로 정개특위에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슬기로운 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취임 직후 곧바로 협상을 타결한 한국당 지도부도 일단 막힌 정국을 뚫자는 차원에서 ‘원칙적 합의’를 한 것일 뿐 실제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물러서는 분위기다.

     

    심상정 위원장의 주장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선거제 개편 논의를 주도하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심상정 위원장은 선거제개편 극적 합의가 이뤄진 후 지난달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의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반반씩 드러냈다. 심 위원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방향에 한국당이 동의했고, 10% 이내(최대 330석)로 제한이 있었지만 그동안 민주당·한국당이 금기시해 왔던 의원정수 확대를 공론화 한 점도 큰 진전”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회의원 지역구 최종 확정 법정 시한(선거일 전 1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높은 산들을 넘는데 숨 가쁘겠지만, 올해만큼은 법정 시한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위원장은 “이번 달까지 정개특위 차원에서 안을 만들고 남은 쟁점들은 각 당 지도부와 정치협상을 병행하겠다”며 “다음 주부터 정개특위 제1소위를 주 3회씩 열어 논의할 예정”이라고 일정을 전하기도 했다. 거대 양당에서 정개특위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흐지부지되는 사태를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놓고 각 당에서는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각 당과 의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을 놓고 이달 안에 합의안을 만들겠다는 것은 졸속합의를 하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의원정수 문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입장은 정수를 유지한 채 최대한 개혁안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확대를 포함해 논의하자는 여야의 합의를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존중해야지, 위원장이 해석을 곁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정개특위 간사인 정유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마치 연동형 비례제가 합의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일축하고는 “원내대표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단식중단을 위해 불가피하게 양보하고 검토하자는 단계까지 합의한 것”이라며 거듭 짚었다.

     

    합의문 서명 후 속속 드러난 파열음

    합의문에 서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합의를 지킬 수 있을 지를 두고 ‘기대 반 우려 반’ 견해들이 나온다. 협상의 핵심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를 놓고부터 세부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를 두고 5당의 이해관계가 모두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례대표 확대 △비례·지역구 의석비율 △의원 정수(10% 이내 확대 여부 등을 포함해 검토) △지역구 의원 선출방식 등의 세부사항이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원숫자를 늘리는 문제는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 다수의 국민들의 반감이 커서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 지역구 선거제도 결정은 여당인 민주당과 제1 야당인 한국당이 강하게 대립하는 부분이다. 지역구 의석수 축소에는 거대 양당의 지역구 의원들이 거부감이 크다. 도시 지역은 중·대선거구제를, 농·어촌 지역은 소선거구제를 채택하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의 경우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이 좋아하지 않는다.

    정치권으로서는 현행 ‘85 대 15’인 300석(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에 의원정수를 확대한 뒤, 증가한 의석으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가장 서로의 반목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다. 늘어난 의석수를 바탕으로 비례대표 의석 비율이 높아지면 지역구 의원 축소에 따른 반발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의석을 순수 정당득표율로 할 것인지도 거대양당과 야3당 사이 커다란 쟁점이다. 순수 정당득표율로 할 경우 지역구 선거에 강한 양당이 불리해진다. 20대 총선만 봐도 많은 지역구 의원을 당선시킨 민주당의 정당득표율은 25.54%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제를 두고 이해찬 대표 등은 “100% 도입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더 높은 장애물은 자유한국당이다. 새로 취임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제는 물론 의원 정수 확대에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영석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일부 정당과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로 최종 합의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짚기도 했다.

    석패율제 또한 크게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석패율제는 근소한 차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를 구제하는 제도의 특성상 거대 정당 소속의 인지도 높은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확률이 높다.

    지역구 선거구제 문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그야말로 날선 대립이 불거질 사안이다. 앞서 민주당은 한 선거구에서 최다 득표자 1명만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를, 한국당은 도시는 중대선거구제·농촌은 소선거구제 적용하는 도농복합선거구제를 주장하며 대립했다. 민주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합의문에 적히진 않았지만 ‘지역구 의원 선출방식에 대한 논의’라는 형태로 불씨가 될 수 있는 쟁점이다.

     

    선거법 개편은 물론 3개 안건 입장 엇갈려

    여야는 선거법 개편 합의는 물론 12월 임시국회를 열고 공공부문 채용 비리 국정조사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유치원 3법 처리, 김성환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 등도 합의했다. 특히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 조사, 유치원 3법 처리,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의 3개 안건 은 선거제개편 만큼이나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는 사안이다.

    먼저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조사의 경우 범위와 증인채택 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범위를 2015년 이전으로 확대, 한국당 권성동, 염동열 의원이 연루 의혹을 받는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도 조사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국당은 서울시 공공기관 전반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벼르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논의 역시 민주당과 한국당의 이해가 첨예하다. 

    유치원법은 회계분리를 두고 논쟁이 가열돼 있다. 민주당은 현재 정부보조금·지원금과 학부모 지원금을 통합해 국가회계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한국당은 학부모 지원금은 일반회계로 분리 관리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일각에서는 국회가 선거제 개편 세부쟁점 합의가 사실상 불가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또한 정개특위에서 합의를 이룬다고 해도 실제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분석이다. <NP>

    김은정 기자  connecting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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