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라가야 전성기(5~6세기) 중심지역으로 추정되는 함안 가야리 유적 (사진제공=문화재청)

[시사뉴스피플=박정연 기자] 문화재청은 경상남도 함안군에 있는 「함안 가야리 유적(咸安 伽倻里 遺蹟)」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해발 45~54m의 구릉부에 사면을 활용해 토성을 축조하고, 내부에는 고상건물(땅 위에 기둥을 세우고, 기둥 위에 바닥을 만든 건물)과 망루(높은 장소에서 사방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설치한 건물) 등을 축조한 유적이다. 

조선시대 사찬읍지(私撰邑誌)인 『함주지(咸州誌)』와 17세기의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등 고문헌과 일제강점기의 고적조사보고에서 「함안 가야리 유적」은 ‘아라가야 중심지’로 추정되어 왔다. 

2013년 5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유적의 대략적 범위를 확인, 2018년 4월 토성벽의 일부가 확인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본격 시굴과 발굴 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울타리) 시설 △대규모의 고상건물지 등 14동의 건물지 등을 확인했다. △건물지 내에서는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찰갑(비늘갑옷) 등이 나와 이곳이 군사적 성격을 가진 대규모 토성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출토유물로 보아 유적의 시기는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6세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성벽부에 대한 정밀조사에서는 △가야문화권에서 처음으로 판축토성(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방법으로 쌓은 성)을 축조하기 위한 구조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 아라가야의 우수한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이러한 구조들은 이전에 확인된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아라가야는 물론 우리나라 고대토성의 축조수법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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