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ytn 뉴스 캡쳐

[시사뉴스피플=김은정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정치권의 대치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조 후보자와 관련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비난에 나섰고, 한국당은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청와대는 연이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국회가 빨리 열어 검증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밝혔다.(기사 송고시점 8월 22일)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몇 가지 논란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투자 약정 과정, 친인척 오너 의혹 등이다. 첫째는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로 처음부터 약정 금액을 놓고 논란이 있었고 추가된 의혹은 펀드를 운영하는 회사의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친척 즉 오촌 조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가족 재산을 관리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단 후보자 측에서는 오촌 조카는 맞는데, 펀드만 소개해줬다라고 해명을 했다. 일각에서는 오촌 친척이 사모펀드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해명은 처음 운용회사의 자금이 어떻게 마련됐는지 여부를 규명하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가 투자한 회사가 관급공사를 통해서 덩치를 키웠다는 의혹도 제기가 됐다. 조국 후보자 가족이 10억 원 정도를 투자한 펀드가 지난 2017년에 가로등 자동점멸기를 생산하는 웰스씨앤티라는 회사에 7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회사의 매출이 2018년에 17억 원에서 30억 원가량으로 꽤 큰 폭으로 늘어 의혹이 불거졌다. 야당은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가 이 사업을 밀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회사의 대표가 나서 투자한 펀드의 주주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고 이 매출이 늘어난 것도 관급공사가 아닌 도소매 유통 쪽에서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두 번째 논란은 동생 부부의 위장이혼 의혹이다. 조 후보자의 동생은 선친과 함께 건설회사 등을 운영했는데 부도가 나면서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약 42억 원의 연대보증 빚이 생겼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 빚을 피하기 위해서 남동생이 전처 앞으로 재산을 놓고 위장이혼을 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동생 문제라고 일축하며 조 후보자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고 전처 조 모 씨는 직접 입장을 밝혀 “위장이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의 핵심, 후보자 딸의 입학 과정 논란

최근 논란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것은 조국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 과정 논란과 장학금 특혜 의혹이다. 우선 조 씨가 어떻게 장학금을 받게 됐는지에 대한 의혹도 가시지 않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서 두 차례 낙제하고도 총 120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일단 학교 측은 통상적인 성적 우수장학금이 아니라 면학 격려 장학금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장학금은 의전원에서만은 아니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1일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다닐 때 장학금을 두 차례 수령한 뒤 휴학계를 내고 재등록하지 않아 제적당했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조씨가 받은 장학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대 총동창회의 장학 재단 ‘관악회’가 운영하는 것이며, 신고된 가족 재산만 56억원인 조씨가 장학금을 받은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딸의 고려대 입학과정을 놓고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대 측은 입학 당시 제출한 전형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다면 입학 취소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려대 입학과정에서 주요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을 조사할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 첫 회의가 지난달 22일 용인시 죽전캠퍼스에서 열렸다. 이날 해당 논문의 책임저자인 장영표 의대 교수는 출석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조국 후보자 딸 논문과 관련해 위·변조, 표절, 부당한 논문 저자의 표시, 이중 게재, 학계에서 통상 용인되는 범위를 벗어난 행위 등 연구윤리 제반에 대해 심의·조사하게 된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후보는 딸의 논문 등재 논란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비판은 받아들이겠지만, 절차적 불법은 없었다며 부정입학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날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며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 “저와 제 가족들이 사회로 받은 혜택이 컸던 만큼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당시 제도가 그랬다.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에 대해 실망을 하신 국민이 많아졌다는 점 잘 알고 있다. 주변을 꼼꼼히 돌아보지 않고 채찍질만 해오다가 이번 기회에 전체 인생을 돌이켜 보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 달게 받겠다. 더 많이 회초리를 들어달라. 모든 것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 후보자 청문 준비 사무실 앞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여당 “가짜뉴스.”, 야당 “청문회 보이콧.”

조국 후보를 둘러싼 각 당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조 후보자와 관련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비난에 나섰고, 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딸이 엄청난 특혜를 누려온 것 아니냐고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이 해야 할 청문회는 안 하고 가짜뉴스 생산공장으로 전락했다”며 “가족 신상털기도 모자라 선친 묘비도 터는 패륜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실상 법적 시한인 8월 30일까지 청문회는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며 “한국당은 청문회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분명히 대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조 후보자 인사청문이 합리적 인사검증 수준을 넘어 비이성적 마녀사냥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며 “검찰개혁 좌초와 문재인 정부 흔들기를 위한 야당의 ‘조국 죽이기’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청문회 강행처리를 시사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논란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지자, 당 내부에서도 대응 수위는 물론 법무부 장관으로 조국 후보자가 적합한지 여부를 두고 집권여당 찬반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은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들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 조 후보자의 낙마를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내년 4월 총선의 승기를 잡으려는 전략도 눈에 보인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언컨대 조국은 청문회 자리에 앉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며 “조국은 드러난 의혹들과 고소·고발에 대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받아야 하고,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특검·국정조사 등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인사청문회 일정 확정 압박에 ‘청문회 보이콧’ 카드를 검토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반면, 청문회를 열어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사진출처=자유한국당

야3당 비난의 수위를 높여

바른미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특혜 입시 논란과 관련해 조 후보자와 조 후보자의 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 장녀와 관련한 입시 부정 의혹에 대해 당 법률위원회의 법률 검토를 마쳤다”며 “내일 안으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가 ‘법적으로는 문제없다’는 강변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만으로는 실체적 진실 규명이 어렵다”며 “결국 조 후보자 장녀의 논문 작성 과정과 입시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검찰 수사로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 원내대표는 “2030 청년과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조국 캐슬’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고발 방침을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조국 후보자를 넘어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더 가관은 조 후보자를 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자세다”라며 “이쯤 되면 그냥 막가자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의혹에 의혹이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가족들의 온갖 비리 의혹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후보자가 어떻게 딸과 관련한 입학 논란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문 대변인은 “더 가관은 조국 후보자를 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자세다. 민주당은 웅동학원의 수상한 소송을 지적하자 해체되지 않은 이혼가정의 미담이라고 감쌌다. 조 후보자 딸의 특혜를 지적하자 보편적 기회라고 주장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시 촛불을 들겠다는 청년들의 분노가 민주당을 향하고 있다. 밀리면 죽는 것이 아니라 찍히면 죽는다. 민주당은 이미 국민에게 찍혔다”라고 강조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자 그동안 신중론을 견지해 왔던 정의당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심상정 대표는 22일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조국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조 후보자의 딸에 대한 의혹은 신속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측은 이날 조 후보자에게 소명 요청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히며 신속하고 성실한 응답을 요청했다. 조 후보가 얼마나 명확히 의혹을 해소, 검증하는지에 따라 그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정의당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인사청문회 지연 전술에 대해서도 “조속히 인사청문회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조 후보자의 의혹을 규명하는 첩경이자 국회의 직무유기를 막는 길”이라고 비판의 입장을 전했다.

 

조국 논란 영향?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긍정평가 앞서

청와대가 연이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국회가 빨리 열어 검증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밝혔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조국 후보자에 대해) 의혹만 있고 진실들은 가려져있다. 하루빨리 인사청문회 통해서 조 후보자의 입장과 생각을 국민들이 들어야할 필요성이 있다”며 “법에서 정해진 날짜 안까지 인사청문회가 하루속히 이뤄지기를, 그 자리에서 사법개혁에 대한 의지와 능력 등을 검증받을 기회가 주어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21일 춘추관을 찾아 “부족한 근거로 제기한 의혹들은 (국회) 청문위원이 수집한 증거와 자료를 통해 철저히 검증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사청문회를 열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법정 시한인 8월 30일까지 하자고 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검증할게 많아 9월에 하자는 주장을 내세우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약 두 달 만에 긍정평가를 앞섰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에도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9~21일 사흘간 19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에 비해 2.7%포인트 내린 46.7%(매우 잘함 26.7%·잘하는 편 20.0%)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9%포인트 오른 49.2%(매우 잘못함 34.2%·잘못하는 편 15.0%)로 긍정평가보다 오차범위인 2.5%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0.1%p 하락한 29.3%를 나타내 제자리걸음이었다. 바른미래당만 0.9%p 올랐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 관계자는 “지난주 주말을 경과하며 이번주 초중반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 보도가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들까지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청원 중 추천순위로 6위와 7위를 기록 중인 청원은 조 후보자와 관련돼 있다. 6위는 ‘청와대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드시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11만740명의 추천을 받았으며 7위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용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조 후보자를 임명해선 안 된다는 청원이다. 지난 12일 등록돼 현재 10만8868명이 지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