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체제 하에서 시민의 자유를 논하다 「자유론」

[시사뉴스피플=박정연 기자] 모든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자유’를 갖는다. 개인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갖는다. 또한 대화나 토론 자리에서 각자 의견을 마음껏 제시할 수 있는 자유를 갖는다. 이처럼 ‘자유’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권리이다.

그러나 근대 이전 신분 사회는 달랐다. 개인은 왕이나 귀족에게 종속되어 완전한 자유를 누리지 못했다. 계몽주의와 시민혁명 등이 발생하면서 비로소 개인의 자유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음을 깨달았고, 마침내 그 권리를 찾았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중세와 비교하여 무한한 자유를 누리고 있음에도, 왜 계속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을 하는 것일까? 

◇ 자본론 /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7,700원

「자유론」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밀은 말한다. “개인의 자유는 자신의 사고와 말, 행위가 다른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모든 범위에서 절대적이다. 국가의 법률이나 일반적인 도덕적 판단의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밀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개인은 시민으로서 무한한 자유를 갖는다. 단,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말이다. 국가는 그러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면 안 된다. 다만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때는 국가가 개인의 자유에 간섭할 수 있다. 더불어 국가는 개인이나 단체의 능력과 활동을 촉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거나 국가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개인을 억압할 때에는 국가의 역할은 축소되고, 개인에 대한 국가의 간섭은 제한되어야 한다.

자유를 향한 우리의 투쟁은 밀이 말한 개인의 자유의 한계선에 다다르기 위한 투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투쟁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유를 충분히 누리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리고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견제다. 우리는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그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개인과 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적은 분량의 이 책을 읽고서 우리 자신과 사회에 배어있는 독선과 독산, 그리고 독재를 조금이라도 깨닫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개인과 우리 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를 조금이라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을 읽는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독서 노트: 한줄 스크랩
지배자들은 국민에 대해 실질적으로 책임을 지게 해야 하고, 국민은 언제든지 지배자들을 쫓아낼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민이 권력의 사용에 관한 모든 것을 정해놓을 수 있다면, 지배자들에게 권력을 맡겨놓아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권력은 국민 자신의 권력인데, 단지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집약시켜서 그들에게 맡겨놓은 것일 뿐이었다. _35쪽

온 인류가 한 사람을 제외하고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고, 오직 한 사람만이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고 해서, 강제력을 동원하여 그 한 사람을 침묵시키는 것은 권력을 장악한 한 사람이 강제력을 동원해서 인류 전체를 침묵시키는 것만큼이나 정당하지 못하다. _59쪽

어떤 문제에 대해서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똑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데, 오직 몇몇 사람들만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설령 다수의 의견이 옳은 경우에도, 그 소수의 다른 의견 속에는 온 세상 사람들이 들어야 할 유익한 내용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거의 틀림없다. 그러므로 그 소수가 침묵하게 되면, 인류는 진리의 일부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_120~121쪽 

인간이 지금보다 훨씬 더 역량이 발전해서, 지금처럼 진리의 한 부분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모든 부분들을 두루 인식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서로 반대되는 의견들이 완전히 자유롭고 충분히 비교되고 토론되고 나서 그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의견의 일치는 도리어 바람직하지 않고, 의견의 다양성은 인류 사회와 개개인에게 해악이 아니라 이득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사람들의 읜견만이 아니라 행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_135~136쪽 

▶저자 소개

지은이: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
존 스튜어트 밀은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엄격한 조기 영재교육을 받아 3살 때부터 그리스어와 라틴어, 철학과 정치경제학을 공부했으며 14살 때는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에서 화학, 논리학, 고등수학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17세인 1823년에는 영국 동인도회사에 입사하여 아버지의 조수로 1858년까지 재직하며 연구와 저술 활동을 병행했다. 
20살 무렵 밀은 윌리엄 워즈워스의 작품을 읽고 사상이 변화하기 시작하여,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비판하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제한적인 정부 개입을 옹호하는 경제학 사상을 주장했다. 밀은 사상에만 갇혀있지 않는 ‘행동하는 사상가’였다. 1865년부터 1868년까지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의 학장으로 재임했고, 같은 기간 런던 웨스트민스터에서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1866년 그는 하원의원으로 헌정사상 최초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 선거제도의 개혁을 촉구했다. 
주요 저서로는 「논리학 체계」(1843), 「정치경제학 원리」(1848). 「자유론」(1859), 「대의정치론」(1861), 「공리주의」(1863), 「자서전」(1873) 등이 있다.  

옮긴이: 박문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성경과 고전어 연구 기관인 Biblica Academia에서 라틴어와 그리스어(헬라어)를 깊이 있게 공부했다. 역서로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존 브라이트의 「이스라엘 역사」, 제임스 던의 「바울 신학」 등이 있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한 책으로는 보에티우스의 「철학과 위안」,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등이 있다. 그리스 원전을 번역한 책으로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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