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신뢰’로 성장의 발판 마련

(사진=동아대학교 제공)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부산 대표 사회공헌기업인 한진물산(주) 엄기섭 대표이사가 또 한 번 거금을 쾌척하며, 지역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엄 대표이사는 은강장학회를 통해 매년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자 늘 소외된 이웃을 위해 끊임없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모교인 동아대학교가 개교 100주년 대비 학교사랑 캠페인 ‘동아 100년 동행’ 발전기금으로 5,000만 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동아 100년 동행’, 순항 이어가
“명실공히 한강 이남 최고 사립대학인 동아대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비상을 꿈꾸고 있다. 남다른 모교사랑을 실천하는 동문들은 하나같이 뜻을 모았고, 목표금액을 넘어 새로운 목표금액도 설정한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기여할 수 있었던 것에 큰 보람이며, 동아대 한석정 총장이 추구하는 교육과 연구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 및 21세기에 맞춘 미래형 교육 개혁이 활짝 필 수 있도록 기원하고 있다.” 한진물산(주) 엄기섭 대표이사의 말이다.
‘동아 100년 동행’ 캠페인은 전국적으로 큰 이슈다. 그도 그럴 것이 발전기금에 대해 인색한 현재의 사회적 배경이나, 지방대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대는 달랐다. 
신호탄은 150억원 상당의 넥센타이어 주식을 기부한 강병중 동문이 쏘아올렸다. 이어 100년 동행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관용, 신정택 등 부산의 정재계 인사들이 연이어 거금을 기부하며 목표금액 달성에 순항을 이어갔다. 지역에서는 과연 동아대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한진물산 엄기섭 대표이사도 11월 6일 5,000만원을 기부하며 “지금까지 순항을 이어갈 수 었었던 데에는 한석정 총장의 리더십과 발빠른 행보, 동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목표했던 ‘미래교육관(동문관)’ 건립을 넘어 세계적으로 비상하는 동아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교육관은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동아대 건축학 석좌교수인 승효상 건축가가 맡았다. 규모는 지하 2층, 지상 5층이며, 약 1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엄기섭 대표이사는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적으로 대학들이 1/3 가량 도퇴되게 된다. 결국 우수한 대학만이 살아남을 것인데, 동아대의 경우는 동문들의 남다른 사랑으로 제2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우수한 교수진을 통해 혁신적 교육 개혁이 이뤄져 국내 최고 사립대학의 위상을 넓혀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엄기섭 대표이사는 동아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모교 발전을 위해 헌신한 결과 지난 2008년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동아학숙 설립 및 개교 64년을 맞아 동아대학교의 명예를 빛낸 동문에게 수여하는 '자랑스런 동아인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유일 중국 제품 취급 ‘NO’
엄기섭 대표이사가 경영하는 한진물산(주)의 시작은 그의 부친인 故엄재우 초대 대표이사가 지난 1975년 설립이 시초다. 당시 “농사를 짓는 삶 보다 도시에 정착해 새 삶을 일구는 것이 훗날 자식들에게도 좋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부산에 정착했다. 부산 철도 차량 정비창(옛 철도 공작창) 근무 후 오늘의 한진물산(주)을 창업했다. 배경에는 일본어에 능숙하고 현지 사정을 잘 알아 ‘공구’라는 아이템이 눈에 들어온 것. 당시는 일본과 국교를 맺기 전이어서 수입을 하기 위해선 수입가보다 2배 이상의 담보가 있어야 가능했기에 밀수가 주를 이루는 시절이었다. 또한 품질과 표준가격에 대한 신뢰가 없었고, 국산 제품의 품질은 여의치 않았었다. 

엄 대표이사는 “부친의 순간적 결정이 모맨텀이 됐다”며 “여기에 신뢰를 최우선으로 두고 사업을 영위한 것이 성장의 열쇠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인지, 한진물산(주)은 중국산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국내 유일의 회사다. 제품의 수준이 낮으니, 결국 고객들로부터 불신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엄 대표이사는 “절삭공구의 세계적인 브랜드인 ‘YAMAWA(야마와)’ 제품을 실제 사용해보면, 왜 우수한 성능을 대표하는 브랜드인지 알 수 있다”며 “반면 중국산 제품은 당장은 값이 싸다는 이유로 구매해 사용해보면 후회가 바로 밀려온다. 중국 제품들이 브랜드로 자리 잡지 못해 단 시간에 사장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엄기섭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은 ‘정도와 신뢰’. 어떤 역경이와도 꼭 지킨다고. 실제 IMF 시절 ‘엔고’로 일본과 거래를 잇게 되면 수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게 되지만, 신뢰를 위해 감내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일본의 다수 업체들이 “한진물산(주)은 믿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저절로 찾아오게 된 것. 얼마 안가서 그간 손해는 회복되고 재도약하는 기틀이 됐다.
엄 대표이사는 “수십년 간 일본과 거래를 한 당사자로, 분명 나쁜 점도 많다. 하지만 좋은 점도 상당하다. 무조건 배척하기 보다는 장점을 배우면서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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