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김은정기자] 대구경북 지역 신천지 발 코로나19 발생 확산이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달 17일 대구 신천지교회 교인인 61세 여성이 첫 확진자로 판명을 받은 후 5일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부는 2월 21일 전국에 있는 신천지 교회를 일제 임시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기사 송고 시점 2월 22일)

 

31번 확진자 이후 급속도로 늘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코로나19 사태 대량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뒤로 매일 수십 명의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에서 나오고 있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142명 늘어 총 34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2명은 사망했다. 확진자들은 대구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퍼져있다. 중대본은 대구경북지역을 ‘감염병 특별관지역’으로 선포하고 대구경북을 제외한 기타 지역은 감당할 수준이라고 22일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2일 “신천지 신도의 집단감염과 청도 대남병원의 집단발병이 대다수의 환자를 차지고 있다”며 “추가 전파가 일어나지 않게끔 집중관리 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은경 본부장은 “이러한 양상은 매 주말의 종교행사나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해 집단 내에서 제한적이나 지속적으로 전파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31번 환자의 발병일은 2월7일로 보고 있고 신천지 신도 중 7일~10일 사이에 발생한 환자가 5~6명 정도 있다”며 “7명 정도가 1차적으로 어떤 감염원에 폭로돼 비슷한 시기에 발병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도들이 교회의 주말 종교 행사나 소규모 모임을 통해 여러명을 접촉해 2월 14일부터 2차 환자가 발생한 양상을 보인다”며 “31번 환자가 혼자 발병해서 잠복기를 거쳐 2차, 3차 환자가 생긴 게 아니기 때문에 31번 환자도 공통 감염원이 있다고 추정하고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질본 즉각대응팀이 대구광역시와 함께 방역조치 및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가 대구신천지 신도 명단을 확보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9334명 중 13.5%인 1261명이 증상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자가격리 조치했다. 또 집단감염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신도들의 중국 등 해외방문력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사진출처=신천지 홈페이지

신천지 관련 루머 일파만파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된 신천지 신도들이 고의적으로 수칙을 위반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천지에서 지령이 내려왔는데, 이번 주는 신천지 집회에 참석하지 말고 일반 교회로 나가서 코로나 전파 후 신천지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만들라는 내용”, “신천지가 우한 현지에 교회를 설립했다”, “신도들이 질병관리본부에 비협조적”, “수백 명이 연락이 끊겼다”는 등이 나돌며 국민들의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많은 확진자가 나온 청도대남병원은 지난 1월31일부터 2월 2일까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친형의 빈소가 차려졌는데 이때 수많은 신천지 신도들이 조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감염의 진원지 였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신천지 특성상 신도들이 외부 노출을 꺼리는 측면이 있고, 신도가 알려진 것보다 많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외신들도 앞 다퉈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해 주목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와 로이터 등 외신들은 한국에서 이날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142명 증가해 총 346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신천지 신도들은 1~2시간의 예배 시간 동안 팔꿈치와 팔꿈치를 맞대고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있다”며 “이런 밀접한 환경이 신도들 사이 감염을 확산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특징도 이번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겼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뉴욕타임즈는 “신천지는 그들이 외부에서 나쁜 이미지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외부인이나 심지어 가족들끼리도 이를 숨겨왔다”며 “이런 관습은 회원들로 하여금 전염병에 유난히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교회 폐쇄돼

정부와 지자체의 코로나 대응엔 신천지로 집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조사하라는 지시까지 내렸고,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도 신천지 교회를 폐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 참석자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전파의 진원으로 지목되는 예외적으로 ‘신천지’를 직접 거론하며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로부터 코로나19 대응 긴급 현안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을 언급, “예배와 장례식 참석자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정 총리에게 “장례식 방명록 등은 중요한 추적대상일 텐데, 단순히 신천지교회 측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면 관련 후속 조치가 지지부진할 수 있으니 좀 더 빠르고 신속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말했다. 종교 관련 언급은 예민한 부분인 만큼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 지시에 대해 “신천지 교회 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도 신천지 교회를 폐쇄조치하고 방역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밀접접촉 공간인 신천지 교회, 예배라든지 집회에 대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됐”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안전이 확인돼 정상적인 예배가 가능해질 때까지 신천지 교회 4곳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신천지 총회본부가 있는 경기도의 이재명 경기지사는 도내 17곳의 신천지 교회를 폐쇄하고 모든 집회와 봉사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는 알려지지 않은 신천지 관련 시설에 대해 제보도 받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대구 경북 도시 신천지발 코로나로 타격

신천지발 코로나가 대구경북의 경제와 정치, 문화등 주민 일상생활에까지 파장을 일으키자 지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휴일인 22일 대구와 포항, 경주,안동 등 대다수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주,문경,안동 등 관광지와 식당들은 개점휴업 상태여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지역 교회들은 자체 방역을 실시하며 주일예배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많은 행사들도 취소된 상태이다.

비난이 잇따르자 신천지 측은 22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코로나19 Q&A’ 페이지에는 ‘신천지 지령’과 관련해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 후 즉각적으로 전국교회 출입, 예배, 모임을 금지하고 온라인 가정예배로 대체한다는 지침을 만들어 모든 지교회에 공문 하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온라인상에 나도는 공지는 대구교회 한 성도가 개인적 판단을 문자로 만들어 보낸 것으로, 확인 후 이를 정정하고 해당자를 즉각 징계처리 했다”며 “총회본부에서 지난 19일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국 교회에 공문을 하달하여 총회본부의 지침에 따라줄 것과 자체적 판단으로 움직이지 않고, 최대한 보건당국의 요청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비협조적이라는 소문과 관련해 “보건당국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접촉자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고, 신천지예수교회는 적극 협조하고 있다. 보건당국에 대구교회 전 성도 명단을 전달했으며, 대구교회를 방문한 성도 명단도 각 지역 보건소에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천지 측은 오는 24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천지는 24일 서울시청 인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기자회견에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은 불참한다. 대신 신천지 대변인과 총회 산하 24개 부서장 중 주요 부서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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