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 노래, 연기의 열정에 매혹되는 풍경”

인간은 누구나 노래하고 춤추고 말하고 그런 것을 구경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그 욕구를 가장 잘 채워주는 형식이 바로 ‘뮤지컬’이다. 춤과 노래, 드라마를 하나로 선물해주는 뮤지컬을 직접 보면서 배우들과 공감을 느낀다는 것은 정말 굉장한 즐거움과 흥분된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신성아 기자

관객과 함께하는 신나는 공연 <넌센스 잼보리>
‘넌센스 잼보리’ 이번 공연은 넘치는 끼와 유머로 멋쟁이 신부님이 가세한 시리즈 3탄으로 이미 국내 뮤지컬 역사의 전설이 되어버린 넌센스 시리즈의 대맥을 잇는다. 국내 최고의 뮤지컬스타로 이미 공인된 전수경이 타이틀 롤 엠네지아역을 맡았고, 기대되는 역할로는 로버트 앤 역으로 KBS개그콘서트에서 출산드라로 주목 받고 있는 김현숙의 출연이다. 유쾌하고 즐거움이 충만한 넌센스 잼보리에서 엠네지아 수녀는 드디어 그토록 소망하던 컨츄리 가수가 되고, 이 앨범이 큰 성공을 거두게 됨으로써 수녀들은 순회공연을 하기에 이른다. 막이 오르면 로버트 앤 수녀와 버질 신부를 시작으로 모든 출연자들이 자신들을 소개하는 활기찬 노래를 부르면서 등장하여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특히, 카우보이 번뜩이는 부츠에 빨간 모자를 쓰고 첫 등장하는 엠네지아 수녀가 객석으로 가서 조크를 던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넌센스 잼보리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각각의 수녀들과 신부의 개성 있게 살아있는 캐릭터이다. 한 명의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는 모든 출연진의 재치 넘치는 연기와 노래, 춤의 조화는 이 공연을 한 층 빛내주고 있다. 여기에 소극장 공연이라 배우들의 땀방울이나 숨소리 까지 느낄 수 있는 친근한 공연이며, 무엇보다 함께 호응하면서 즐길 수 있는 무대라는 점이 넌센스 잼보리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다면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질 않는 이 공연을 보는 것이 어떨지.

전쟁 속에 피어난 운명적 사랑 <아이다>
뮤지컬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그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전설과도 같은 러브스토리를 그 소재로 하였다. 첫 무대는 현대박물관의 이집트 관에서 이집트 왕국에 여왕이었던 암네리스가 아이다와 라다메스 장군이 꽃피웠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박물관에서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서로 비껴가듯이 자주 마주치는 장면은 수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들의 운명 같은 사랑의 인연을 암시해 준다. 원시적인 색깔로 현대적이지만 고대의 아름다움이 표현된 무대, 화려한 조명과 특수효과는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 놓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너무나 독창적인 무대에 엘튼 존의 음악이 흐르고 가창력 있는 배우들의 노래와 춤, 여기에 마치 기계와도 같은 몸동작을 보여주는 앙상블의 카리스마는 뮤지컬 아이다의 힘이다. 암네리스의 공주의 ‘드레스는 또 다른 나’ 장면은 거의 현대의 화려한 패션쇼를 떠올리게 하며, 특히 이 역의 배혜선은 올해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다운 안정된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암네리스 공주를 완벽하게 소화내고 있다. 또한, 라다메스 신하로 나오는 메렙 역의 김호영은 극의 감초 같은 역할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이번 공연에서 아이다 공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옥주현은 처음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도전하는 것인지 아직까지는 대사처리나 가사전달에서 미흡한 아쉬움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성공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웅장하고 화려한, 짜임새 있는 구성의 뮤지컬 아이다는 결코 지루하지 않은 2시간 40분 공연으로 두 번 이상 보아도 전혀 후회 없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사랑에 관한 유쾌한 퍼레이드 <I Love You>
올해 최고의 흥행뮤지컬 ‘I Love You’는 2005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베스트외국뮤지컬상과 연출상 수상의 쾌거를 거둔 작품으로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연인들, 그리고 사랑을 하고 싶은 솔로들이라면 이 뮤지컬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 같다. 이번이 2차 공연으로 초연 멤버인 남경주, 이정화, 오나라와 새롭게 가세한 탤런트 정상훈이 찰떡궁합의 호흡을 선사한다. 2막으로 구성된 ‘아이 러브 유’는 남녀의 만남에서부터 일과 사랑, 결혼 그리고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일들과 섹스, 육아, 가족, 노년기의 사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피소드의 옴니버스 형태다. ‘I Love You’는 사랑을 막 시작하는 연인에게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 할 수 있게끔 해주며, 권태기에 빠진 부부에게는 서로를 다시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다주는 모든 세대의 사랑을 통해 모든 세대의 공감을 얻어낸다. 4명의 배우가 60명이 넘는 캐릭터를 번갈아가면서 연기하여 다소 정신이 없을 것 같지만, 짧지만 강한 스토리라인과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활기를 불어넣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너무나 훌륭한 배우와 풍부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뮤지컬의 매력을 한껏 알게 해준, 작은 무대가 재미와 박수로 가득 차오른 공연이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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