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계의 떠오르는 샛별, 신수지

2008 베이징올림픽의 열기가 벌써부터 후끈하다.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구슬땀을 흘려온 선수들의 노력이 그 빛을 발하게 될 날도 어느덧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리듬체조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신수지 선수 또한 그 중의 한 명, 동양인으로선 유일하게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그녀의 당찬 포부를 들어보고자 연습 중인 체육관을 찾았다.

신수지 선수는 지난해 9월 그리스 파트라스에서 열린 제28회 세계 리듬체조선수권대회 개인 종합 결선에서 동양인으로선 유일하게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 대회에서 신수지는 줄?후프?곤봉?리본 4종목 합계 62.700점을 획득하며, 출전 24명 중 17위에 올라 상위 20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한국이 리듬체조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16년 만의 일이라는 점에서 신수지 선수의 올림픽행 티켓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17세 앳된 소녀가 이뤄낸 쾌거
“어렸을 적부터 가만있지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엄지발가락으로 걸어 다니기도 하고, 문지방만 보이면 붙잡고 올라갔죠. 굉장히 활동적인데다가 체력까지 좋았어요.” 가냘픈 몸매로 매트 위를 뛰어다니며 누가 보더라도 입이 쫙 벌어지는 유연함을 선보이는 리듬체조 선수의 모습은 간데온데없이, 지난날을 회상하며 연신 수줍은 미소를 짓던 신수지 선수는 영락없는 17세 앳된 소녀의 모습이었다.
그녀와 리듬체조의 첫 인연은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리듬체조대회를 보게 됐는데, 바로 그 아름다움에 반해버렸죠. 제가 너무도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도 응원해주셨어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감수성이 풍부했던 신수지 선수와 리듬체조의 만남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기계체조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따스한 조언은 어린 그녀에게도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리듬체조 선수로선 그 시작이 다소 늦은 감도 있었지만, 신수지 선수의 성장은 눈에 띄게 빨랐다. 시니어대회 첫 출전에 첫 국가대표선발이라는 영예를 안았고, 지난해 9월 세계대회 첫 출전에 17위, 12월 프레올림픽에선 1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체동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신수지 선수의 가장 큰 강점은 타고난 유연성이다. “처음에는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 없다보니, 체력이 딸려서 힘든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많이 먹으면 몸이 무거워서 힘들어요.”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은 한창 식욕이 왕성할 사춘기 시절, 달콤한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고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야 했을 그녀의 피나는 노력이 얻은 값진 성과임에 분명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실상 한국의 리듬체조는 괄목할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비인기 종목에 속하는 스포츠다. 특히 세계적으로 러시아 선수가 주축이 되어 있는 리듬체조계에서 동양인 선수가 주목을 받는 일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그러나 신수지 선수는 제28회 세계 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환상적인 연속 백 일루션(Back Illusion) 연기를 선보이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는데, 좋은 성과를 얻어서 기뻐요. 원래 리듬체조를 시작하면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더 큰 목표가 생겼어요.”
이번 쾌거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수지 선수는 제 2의 김연아로 통하기도 한다. 제 2의 김연아로 불리는 것이 섭섭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그녀는 영광이라고 반색한다. “똑같은 비인기 종목인데 그것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김연아 선수는 본받고 싶은 선수에요. 저로서는 너무도 감사한 일이죠.” 이번 기회를 통해 리듬체조가 관심을 받게 돼서 기쁘다는 신수지 선수는 현재 리듬체조 선수들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리듬체조 분야가 더욱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다가오는 베이징올림픽이 가장 큰 목표에요. 그리고 3년 뒤에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년 뒤에는 올림픽에서 제 이름을 당당히 알리고 싶어요.” 목표가 있기 때문에 후회도, 포기도 없다는 신수지 선수, 인터뷰 내내 수줍은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녀의 순수한 모습이 참 예쁘게 다가왔다. 힘들더라도 끝까지 이겨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신수지 선수의 긍정적인 모습이 다가올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꼭 희망찬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되는 순간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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