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문화 공간- 관련기관과 시민 의식변화가 절실히 필요할 때

이지혜 기자

수도권 지역 출퇴근 시민들에게 있어서 지하철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매일 같이 접하고 이용하는 이 공간을 보다 다양하고 가치 있게 활용하기 위해 몇몇 지하철역 내에 시민들을 위한 각종 문화공간을 설치하고 있다. 혜화역, 경복궁역 내의 전시관과 사당역, 을지로역등의 상설 공연무대가 바로 그것이다. 지하철공사측에서는 시민들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을 단지 열차만 타고내리는 곳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모두가 함께 하는 지하철이 되고자 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문화공간의 상당수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꽤 큰 전시장 면적을 갖춘 경복궁역 미술전시관은 유동인구가 적은 곳에 위치할 뿐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해 전시공간이 비어있는 경우가 허다한 것을 볼 수 있다. 혜화역 미술전시관의 경우 전시규모가 상대적으로 좁아 관람하는 데에는 효율적이지만 출구가 아닌 가운데 통로에 위치해 있어서 일반 지하철 이용객들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특별한 관심을 갖고 찾는 관객들이 아닌 일반 시민들에게 지하철역 전시관 및 상설 공연무대 등은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지하철 공사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예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내에 있는 서울 메트로 미술관은 서울메트로 (서울 지하철 공사)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1986년 개관해 20여 년간 경복궁역 미술관으로 불렸다가 지난해 11월 16일 이름을 서울메트로 미술관으로 바꾸고 재개관시 각종시설을 정비해 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관람을 도모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였다. 사당역 역시 전시관 및 상설공연무대 등의 지하철 문화공간이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이용이 저조한 편이지만 이들 공간이 점차 정착되면 일상 속 문화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 시민들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 지하철역이라고 하면 아직 ‘지하철’이라는 교통수단만 생각하기 때문에 역 내 문화 공간 자체가 생소하고 좋은 전시나 공연이 있어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일반 박물관에서 자주 접하지 못하는 특별 전시가 열리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이들 전시는 외면 속에 묻혀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이 되고자 시작된 지하철역 내 문화 공간은 이용시민들의 관심 속에 ‘일상 속 문화 공간 조성’이라는 취지가 살아나야 한다. 이제는 문화생활과 일상생활을 분리해 생각하는 일반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관에서는 손쉽게 공연장과 전시장을 마련하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관객이 되고 그중 몇몇은 공연과 전시를 개최하는 문화생산자가 되면 된다. 어느새 한편의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 문화는 사람의 정신을 풍요롭게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게 만들어주는 기막힌 힘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문화의 힘을 보다 많은 방법으로 전해주는 방법, 바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그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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