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임보연 기자 그림제공/가나아트갤러리 (안성하 작가 작품 중)

어린 시절 빨아먹던 막대 사탕을 기억하면 달콤함과 쓰라림이 동시에 떠오른다.
그 달콤함에 정신을 빼앗겨 하루 종일 입에 물고 있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혀를 베어있고는 했다. 사탕에 베어버린 혀라. 마치 사랑에 상처 입은 영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붙잡고 있으면 그 상처는 점점 깊어지리라는 것을 알면서 차마 놓아버리지 못하는 사랑과 오래도록 물고 있으면 혀가 베일 것을 알면서도 달콤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
분명 닮아있다.

전시회를 보러 갔다가 사탕 앞에 멈춰 선다. 불빛이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막대 사탕이 투명한 컵에 들어있는 사진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다.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사탕. 순간 정신이 멍해진다. 그림은 그린 작가 안성하는 극사실적인 작품을 그린다. 그리고 일상의 사물 중 담배와 사탕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인간의 기호품인 이러한 것들이 현대의 복잡한 사회에서 담배의 재로 뿜어내며 고민을 날리거나 사탕의 달콤함으로 쓴 기억을 달래듯이 작품으로 표현한 담배와 사탕을 통해 지친 인간의 감성을 위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사탕의 달콤함으로 달랠 수 있는 정도의 쓴 기억이라면 좋겠다. 하지만 사랑의 상처는 세상의 사탕을 다 먹어치운다고 해도 잊혀질 수 없는 날카로움이다. 사탕에 베어버린 혀처럼 쓰라림이 자꾸만 상처를 기억나게 만든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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