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구 대표이사...‘물류 솔루션 디자이너’

(사진=쉬팡 홈페이지 캡쳐)
(사진=쉬팡 홈페이지 캡쳐)

[시사뉴스피플=박용준 기자] 이제 해상운임도 보다 값싸게 부킹하자. 케이로지(주)(대표이사 허문구)가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 운임 쇼핑몰 ‘쉬팡’을 출시했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처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근하고, 한 눈에 운임을 비교할 수 있다. 운임특가와 타임세일, 정기운임배송과 같은 서비스를 통해 운임 비용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쉬팡’, 운임 하향안정화에 기여
물류도 비대면시대. 지난 8월 ‘쉬팡’이 출시되면서, 해상운송의 패러다임이 바꿔지고 있다. 쉬팡 출시 전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다. 수출 물량이 적다는 이유로 선적 시 거부당하거나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이 당연시 된 것. 그동안 운임에 대해서도 비공개이다 보니 싫든 좋든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화물 운송을 위해 포워딩업체 여러 곳을 통해 견적을 받아 진행해야 하는, 시간적 피로도도 컸다. 
쉬팡이 나오면서 이런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화주는 쉬팡에 접속해서 선사들이 올려놓은 운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실시간으로 운임을 체크해 가장 이상적인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쿠팡처럼 특가운임이나 타임세일 등이 있어 보다 싸게 선택할 수 있다. 선사 입장에서도 얼마 안남은 출항에 마지막 남은 화물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으니 서로간 윈윈이다.
포워딩업체들을 위한 ‘포워더참여방’을 개설, 쉬팡을 통해 화주를 넓힐 수 있으며, 자사만의 선복 상품도 판매할 수 있다. 자금 운용의 효율성은 물론 대금미회수라는 위험 부담도 떨칠 수 있다. 
화주, 선사, 포워딩업체 모두에게 혜택이 크니, 시장의 반응은 뜨거울 수 밖에 없었다. 불과 4개월만에 메이저 선사 모두가 가입하는 등 회원사 60개가 넘어섰다. 쉬팡을 통한 부킹도 계속해서 늘어나며 일찍이 성공 가능성을 열었다. ‘쉬팡’은 글로벌화를 위해 영어 버전도 출시 되기도 했다.
허문구 대표이사는 “시장에 출시 이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아직 남은 숙제도 많다”며 “물류는 네트워크다. 계속해서 화주와 선사의 참여를 독려하고, 해외 파트너 또한 늘려야 한다. 해상운임을 넘어 항공운임과 통관료, 적하보험료 등 모든 수출입에 대한 물류요금도 게재해 물류운임의 플랫폼을 완성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정부의 지원도 바랐다. 사실 쉬팡의 활성화는 정부가 바라는 운임 하향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무역협회나 부산경제진흥원 등 쉬팡의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고 있다. 늘 감사하다”며 “정부기관에서도 배너 등 홍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쉬팡을 통한 소기업들의 공동구매 홍보를 통한 물류 주선 등이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사진=케이로지(주)는 지난 11월 24일 (주)EC21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케이로지(주)는 지난 11월 24일 (주)EC21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케이로지(주)는 지난 11월 수출업체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는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주)EC21(대표이사 송영록) 상호 배너 교환을 통한 홍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선 9월에는 제조 플랫폼을 운영하는 에이팀벤처스(대표 고산), 산업용 테이프 제조업체인 대방인더스트리(주) 상호 배너 교환을 통해 양사의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도모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중고차 수출 물류비 절감 이뤄
케이로지(주)는 쉬팡외에도 수출입업체들을 위해 자카르타향 화물챠터기 투입, 북미동안 다목적선 투입, 무역협회 공동 중소 수출기업을 위한 S/C사업, 미국 CO-LOAD사업 등 다양한 오프라인 물류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그간의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어려워졌던 국내 중고차 수출길의 활로를 열기도 했다. 중고차 수출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효자 무역업으로, 2019년 역대 최대 연간 수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최대 중고차 수출국이었던 중동ㆍ아시아로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중고차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다시 활황세를 잇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수송용 선복 부족과 고운임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케이로지(주)는 지난 7월 (사)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신규선박 투입 및 대체항로 개발, 중고차 수출업체 공동 물류사업 등을 시행하며 물류비 절감에 나섰다. 성과는 곧 나타났다. 2개월만에 2,000대를 수출했으며, 약 10억원의 물류비 절감도 누렸다. 계속해서 물량도 증가 되고 있는 추세다.
한편, 허문구 대표이사는 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장을 역임했다. 무역협회에서만 33년 6개월을 근무했는데, 그 중 물류 관련 부서만 18년을 재직한 물류 솔루션 디자이너다. 1994년부터 기업체를 대상으로 강의를 이어왔는데, 3시간 이상 수강한 사람만 만명이 넘는다. 경기대와 건국대, 동아대, 해양대 등을 거쳐 현재 동명대 겸임교수다. 최근에는 케이로지의 모기업인 에스엘네트웍스(SL Networks) 대표이사에 취임하기도 했다. 이 기업은 다목적운반선 전문 해운회사로, 특히 방산물류에 특화 돼 있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