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따뜻한 가족愛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때로는 두렵고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준비를 한다. 우리나라는 7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핵가족화로 인하여 홀로 사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노인들의 건강과 복지가 우리사회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혼자뿐이라면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겠지만 누군가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을 할 수 있다면 덜 외롭고 조금은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창민의료재단 제천노인병원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8.7%를 차지하는 노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2020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3%를 넘어설 전망이어서 노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노인들의 건강과 안락한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이야기를 제천노인전문 병원을 찾아가 들어보았다.

가족애를 실천하는 노인병원의 밝은 분위기

제천노인전문병원을 들어서면서 기자가 깜짝 놀랐던 것 중의 하나는 노인들의 밝은 표정이었다. 사실 일반병원처럼 딱딱하고 약 냄새가 진동하는 조금은 우울한 분위기를 예상했건만 병원에 있는 노인 분들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겨울의 햇살만큼이나 밝은 웃음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비로소 주위를 둘러보니 그들을 돌보는 의사나 간호사, 간병인 모두 밝은 웃음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병원관계자의 언급내용은 환자들을 대하는 의료인들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매일같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요양과 치료를 병행

제천노인전문병원(창민의료재단 이사장 오만식)의 특징을 보면 이곳은 모든 생활환경을 노인들의 건강과 편의를 고려하여 설계되어 있었다. 우선 가장 특징적인 것은 병실의 모든 문을 없앴다는 것이다. 이는 병실과 복도 및 화장실의 모든 공간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노인들이 급격한 온도차에 건강을 상하게 할 우려를 없앤 배려이다. 노인들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져 작은 온도 차에도 위험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계절, 낮과 밤, 모두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노인들의 민감한 신체 반응을 최소화하고 있다. 병실에 문이 없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여도 복도에 지나가는 환자나 의료진이 그것을 발견하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어 더욱 신속한 응급조치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노인전문병원이라는 특성상 언제 어디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의사와 간호사, 간병인들이 매일 24시간을 환자와 함께 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노인병원이 요양을 위주로 하는 시설의 일색이었던 점을 생각해본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제천노인전문 병원은 우리 모두에게 반가운 공간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선진의료시설과 자연이 함께하는 노인전문병원

병원의 진료 장비들은 모두 최신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시경과 초음파 등의 의료 장비 역시 여느 대학병원 못지않은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환자와 환자의 가족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 또한 심야전기를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어 매월 상대적으로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혀 연료비 절감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최신식의 전문 의료 장비를 구축하고 최고의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 병원이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또 하나의 큰 선물은 바로 주변의 자연환경이다. 건물 밖으로 나오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산책로와 공원이 있으며 게이트볼장과 가족을 위한 주말 농장 등이 조성 중에 있어 노인들의 심리적인 안정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또한 1000여 평 규모의 천연잔디구장은 가벼운 운동과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노인전문병원이라는 특성상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가족들이 옆에서 돌보아줄 수 없기 때문에 이곳의 시설과 의료진을 믿고 맡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주말이나 여가 시간을 이용해 면회를 왔을 때 주변 자연을 둘러보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기도 하며 보호자들이 병원의 시설과 주변 환경을 보며 비로소 안심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해야 할일

노인 병원의 경우 간병비의 부담이 매우 크나 간병비의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일반 병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보험수가가 낮은 편이어서 민간노인병원에서는 수익성을 높이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민간노인병원의 설립을 기피하는 입장에 있는 것이 사회현실이다. 그러나 오만식 이사장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의 용기 있는 결단이 노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을 조금 더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문제이다. 지금 우리가 현실을 외면하고 노인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의 노년기도 행복할 수 없다. 노인세대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을 쏟는다면 우리들의 노년기 역시 행복과 사랑이 가득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천노인전문병원에서 보았던 그들의 밝은 웃음이 오래도록 기억하며 노인병원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촉구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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