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체험에서부터 강습까지, 남녀노소 쉽게 접할 수 있어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요트는 미지세계에 대한 동경을 실현해 주는 수단으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흔히 요트라 하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호화로운 배를 상상하는 등, 과거 소수 부유층들만의 문화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엄연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종목에도 포함돼 있을 만큼 진정한 스포츠로써 인정받고 있는 요트는 최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대중레저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시드니 호바트 요트 경기, 아메리카스 컵과 함께 세계 3대 요트 대회로 손꼽히는‘볼보 오션 레이스’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볼보 오션 레이스는 전 세계 11개의 항구를 거치며 장장 9개월간 계속되는 세계 최장의 요트대회로, 이번‘2008-2009 볼보 오션 레이스’는 스페인 알리칸테 항을 출발해 인도, 싱가포르, 중국, 브라질 등을 거쳐 내년 7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할 예정이다.

▲ 시드니 호바트 요트 경기, 아메리카스 컵과 함께 세계 3대 요트 대회로 손꼽히는 볼보 오션 레이스는 전 세계 11개의 항구를 거치며 장장 9개월간 계속되는 세계 최장의 요트대회다.
모두가 함께 즐기는 요트축제
인구 28만 명의 아름다운 지중해 관광도시인 스페인 알리칸테는 이번 대회를 통해 역동적인 레저도시로 새롭게 떠올랐다. ‘볼보 오션 레이스 빌리지’라고 이름 붙여진 알리칸테 항구 주변엔 볼보, 푸마, 에릭슨 등, 주최 측과 대회 참가회사들이 항해 체험기구와 각 회사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세일링 관련 강의와 연극에는 매일 1,000명가량의 어린이가 견학했고, 주말에는 6만여 명의 관람객이 입장하는 등, 스페인 알리칸테는 그야말로 도시 자체가 축제현장이었다. 특히, ‘푸마시티’라는 이름의 푸마 상점은 운동화 포장상자에서 영감을 얻은 감각적 건물 디자인으로 젊은 방문객들을 열광시켜, 이 브랜드가 최근 선보인 세일링 라인의 매출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요헨 자이츠 푸마 회장은“아직까지 요트는 세계적으로 생소한 분야지만 재미와 모험을 동시에 선사할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세일링은 달콤한 샴페인보다는 좀 더 도전적이고 거친 럼주나 캐주얼한 콜라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08-2009 볼보 오션 레이스의 진행상황은 공식 홈페이지(www.volvooceanrace.org)를 통해 누구나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 현재 전 세계적으로 초호화판 요트구매 경쟁 붐이 일고 있어, 요트 제조 조선소의 수주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요트산업의 성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적 유망산업으로 떠올라
세계적 요트대회의 돛에는 럭셔리 브랜드 로고가 특히 눈에 많이 띈다. 미래 유망산업인 요트산업을 통해 자사의 고객층을 공고히 확충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롤렉스 시드니 호바트 요트 레이스, 루이뷔통 컵, 에르메네질도 제냐 레가타, BMW 세일링 컵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여는 요트대회는 쟁쟁하다. 프라다는 지난 2000년부터 프라다 팀을 아메리카스 컵에 참가시켜 이탈리아의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루이뷔통 모엣 헤네시(VMH)그룹이 독일 요트회사인‘로얄 판 렌트’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외에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초호화판 요트구매 경쟁 붐이 일고 있어, 요트 제조 조선소의 수주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요트산업의 성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요트산업은 다양한 산업군과 연계돼 있어 전체산업 및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첨단 과학기술과 새로운 제작기법의 도입을 통해 그 기술력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중·후진국의 경제발전으로 요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2004년 151억 달러였던 세계 시장규모가 2010년엔 210억 달러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 수치는 산업용 로봇이나 광(光)산업의 시장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대한요트협회에 따르면 요트 동호인 수는 1만 2,500명으로, 몇 년 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주 5일 근무제 정착에 따른 여가문화의 확산으로 점차 요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요트산업 본격 돌입
대한요트협회에 따르면 요트 동호인 수는 1만 2,500명으로, 몇 년 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주 5일 근무제 정착에 따른 여가문화의 확산으로 점차 요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는 한강 잠원지구의 서울국제요트클럽과 난지지구에 있는 700요트클럽에 정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요트강습뿐 아니라, 각종 클럽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비회원이라도 일일체험을 통해 요트 위에서 낭만을 누릴 수 있어 연인의 데이트 장소나 가족모임, 회식장소로 인기가 높다. 이밖에 부산요트클럽과 경남 충무 마리나리조트 등에서도 요트를 즐길 수 있다. 한편, 지난 6월에는 경기도 화성 전곡항에서 코리아매치 컵 세계요트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서 국내 해양레저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최근엔 경남도가 요트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8일 경남도는 남해안시대 프로젝트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남요트학교를 5개 시, 군에 설립키로 하고, 마산시를 우선 설립대상지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마산시는 도비 10억 원과 시비 100억 원 등, 총 11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마산시 월포동 서항부두와 제 1부두 일대 3천여㎡ 부지에‘경남마산요트스쿨’을 오는 2014년 12월까지 설립키로 했다. 경남마산요트스쿨은 요트학교를 비롯해 클럽하우스, 해양레저스포츠 장비전시장 등의 육상시설과 요트체험이 필요한 부잔교, 도교, 슬립웨이 등 각종 해양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마산시는 또, 내년 5월 마산항에서 열리는 제 3회 국제요트대전 및 요트체험행사에 대비해 현재 폐쇄된 마산연안여객선터미널을 리모델링한 뒤, 이곳에 요트학교와 클럽하우스, 전시실 등의 공간을 우선 설립하기로 했다. 이어 경남도는 진해시 덕산동 에너지환경과학공원 일원 1천 558㎡와 통영시 도남동 642일대 3천 650㎡ 2곳에도 요트스쿨을 설립하기 위해 내년 12월말까지 도비 지원 등 사전절차를 완료키로 했다. 이렇듯 경남지역 곳곳에 요트학교가 설립, 운영될 경우 항만 배후도시의 인프라를 이용한 각종 해양레저스포츠의 육성과 더불어 해양관광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P

Q. 현재 어떤 요트들이 운행 중인지?
- 세일요트, 파워요트, 당기요트가 있다. 대부분 요트가 바람의 힘을 이용하는 스포츠라고 알고 있듯이 세일요트와 딩기요트는 바람이 주동력이며, 파워요트의 주동력은 엔진이다. 물론 세일요트에도 보조수단으로 엔진이 장착돼 있지만, 바람이 좋은 날에는 세일로만 운항을 한다.

Q. 한강이기 때문에 받는 제약이라면?
- 한강물이 적을 때는 문제가 없는데, 갈수리에는 팔당에서 방류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한강 수위가 올라간다. 규모 면에서 파워요트와 딩기요트는 문제가 없지만, 세일요트의 경우 다리를 지나가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바람이 관건인 요트의 특성상, 일반 수상레저스포츠에 비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Q. 국내 요트산업 현황은 어떤 상탠지?
- 부산 수영만이라든지 통영, 충북 쪽에 가면 그나마 괜찮은 세일요트들이 좀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 수요가 제한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요트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고, 이렇듯 요트들이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까지 요트의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 본다. 하지만 간헐적으로나마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국내에서도 조만간 요트를 제조하는 업체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럼 수요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Q. 요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가?
- 지금은 비용을 내린다 하더라도 수요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즉, 타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얘기다. 물론, 요트에 대한 문의가 점점 많아지면서 배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관심만큼 실질적으로 찾아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직까지는 비용 면이나, 시간 면에서 여건이 충족되지 않아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Q. 요트강습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 현재 대략적으로 30여 명의 사람들이 강습을 받고 있는데, 남녀노소 즐길 수 있어 연령대는 다양한 편이다. 대부분 막연한 동경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을 한다는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요트강습이나 일일체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Q. 요트를 타는데 필요한 자격증이 있나?
- 딩기요트 같은 경우는 자격증이 필요 없고, 세일요트는 요트자격증, 파워보트는 모터보트 조정면허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게 세일요트의 경우, 엔진으로 움직일 때는 조정면허가 필요하고, 세일을 폈을 때는 요트면허가 필요하다. 게다가 다른 나라의 경우 요트 자격증이 없는 경우가 태반으로, 우리나라도 자격증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돼 선수들조차 자격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Q. 앞으로 국내 요트산업을 전망한다면?
- 아직 많이 활성화되지 않은 산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따라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그간의 고정관념을 깨고 요트와 친숙해지는 시간이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막연하게 상류층이 즐기는 스포츠라 생각하지 말고, 직접 한번 가벼운 일일체험에 참여해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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