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생곤 개인전<가겟집>
41*32슬레이트, 기와, 연탄가루, 콘테, 2006
일요일 한낮의 지하철은 한산한 듯 붐빈다.
늘 그렇다.
한산한 듯 붐빈다...

자리를 못 잡아 서가는 이는 없으나 의자의 빈 좌석은 보이지 않는 그런 붐빔이다.
타인과 나란히 앉아 멍하니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가끔 일상의 풍경들 중 일부가 클로즈업 되어 시야 안으로 불쑥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그렇게 문득 내 시야로 들어온 두 사람이 있다.
너무나 닮은 두 사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들이 모녀지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들리지 않으나 가끔씩 실소를 자아내는 어린 딸의 모습과 핀잔을 주는 듯 하지만 입가에 미소를 띠우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정겹다.
그렇게 갑자기 나의시야로 뛰어든 그들 모녀를 보며 잠시 감상에 빠진다.

그리고 일요일 한낮의 지하철 안에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자신과 너무 닮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기분은 어떨까?’하고 말이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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