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희야’, ‘하이힐’ 그리고 퀴어문화축제 성적소수자의 현주소

[서울=시사뉴스피플] 박재찬 기자

 
최근 우리 사회에 성적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정주리 감독의 영화 ‘도희야’가 개봉했다. ‘도희야’는 경찰대 출신 엘리트 영남이 땅끝 바닷가 마을의 파출소장으로 좌천되어 그 마을에서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도희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희야’는 제67회 칸영화제 초청작으로 관심을 받았던 영화이기도 하다. 

이어서 지난 6월 3일에는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도 개봉했다. ‘하이힐’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남자, 강력계 형사 지욱이 범죄조직과의 대립과 함께 지욱 내면의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욕망인 트렌스젠더로서의 삶을 두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이힐은 차승원의 복귀작이자 느와르 액션이라는 장르에 신선한 소재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월 7일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라는 슬로건으로 퀴어문화축제가 시작됐다. 퀴어문화축제는 한국의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일반인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0년 시작해 올해로 15번째를 맞는 행사다. 지난 7일 거리퍼레이드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15일까지 전시, 공연, 파티, 영화제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편의 영화와 퀴어문화축제의 공통점은 성적소수자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도희야’에서 동성연애자 영남은 경찰대 엘리트 출신으로 그의 신분은 사회적으로 권력이지만, 동성애라는 성향은 그를 사회적 약자로 만든다. 영화 ‘하이힐’의 지욱 또한 순식간에 범죄조직 전체를 쓰러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진 남자이지만 그의 트렌스젠더라는 성향은 그를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사회적 약자로 만든다. 영화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의 성적소수자들은 사회적 절대약자임을 보여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퀴어문화축제는 성적소수자들을 보는 우리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현실에서 증명했다.

약 보름 사이에 우리 사회에 성적소수자들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를 보는 시각도 꽤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이야기하지만 어떤 이들은 불편함과 혐오감 등으로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인정받지 못했던 성적소수자들은 점차 사회의 중심으로 그들의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성적소수자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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