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댄스문화 보급 앞장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춤’에 흠뻑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면 절로 몸이 들썩들썩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일종의 반사 신경이다. 이처럼 춤은 본능이요, 흥에 겨운 몸짓이다. 춤의 세계에서는 나이도 성별도 중요하지 않다. 한국 댄스 역사의 산 증인인 (사)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 이만호 회장과 함께 신나는 댄스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선이 고운 춤… 춤에도 ‘기본’이 있다

 
(사)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 이만호 회장은 ‘춤’ 하나만 가지고도 몇날며칠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댄스 기술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탱해온 인물이다. 8년째 회장직을 맡아온 그는 1989년 오로지 춤 하나를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도 “한국 최초의 댄스 유학자” “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 교사 이만호”등의 타이틀로 그를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 댄스 역사가 50년이라면 일본은 100년”이라는 이 회장은 국내에 외국의 앞선 댄스 문화와 기술을 들여오기 위해 일본과 영국 등에서 댄스스포츠를 배운 뒤 한국에 들어와 이만호댄스아카데미를 설립해 많은 댄스 인재들을 길러내왔다. 1970년 창립한 (사)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는 그 뒤로 이만호 회장의 갖은 노력 덕분에 더욱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돼 삼바, 룸바, 차차차, 자이브, 왈츠 등 국제 공인 댄스 10종목을 포함해 그야말로 ‘댄스’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는 전국적으로 그 체계가 갖추어져 있다. 이 회장은 “우선 춤은 선이 예뻐야 한다”며“이러한 춤에도 기초질서가 있다. 사회생활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춤에서도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춤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건강한 춤은 ‘뇌’도 춤추게 한다!
이만호 회장은 “요즘처럼 마음에 좀처럼 여유가 생기지 않는 때야말로 몸을 움직여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흥겨운 놀이문화로 몸도 마음도 즐겁게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특히 지금 우리는 흔히 말하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며 “오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회장이 제안하는 것은 “일주일에 3회, 30분씩 춤을 추자”는 이른바‘7-3-30’운동이다. 노인

 
세대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복지 예산에 대처하기 위해 노인 복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꼭 스포츠댄스가 아니여도 좋다. 특히 우리 전통가요에 알맞은 지터벅. 브르스. 슬로우 폭스트로트와 같은 리듬댄스를 활성화 하여 50대부터 80대까지의 노년층도 부부동반으로 저녁시간에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댄스홀 즉, 클럽 문화가 활성화 되어야 건강한 노인 문화가 발전 되리라 생각한다. (사)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에서는 J.T.B(지터벅, 트로트, 브르스) 활성화를 위하여 J.T.B 추진 위원회를 새롭게 창설하였다.(위원장 오흥순 이사) 실제로 유럽 등 선진국들은‘노인이 건강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개념 아래 늘어나는 복지 예산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노인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도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콜라텍이나 무도장이 일부 운영되고는 있지만, 그 관리감독이 매우 부실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엄연히 영업시간이라는 게 있는데 법을 따르지 않고 대낮부터 영업을 하면서 안전문제와 같은 부작용도 많이 생겨났다. 이 때문에 춤에 대한 인식도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춤은 그 자체로 건강한 문화”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춤은 춤추는 사람의 신체뿐 아니라 뇌신경까지 건강하게 만든다”고 설명한 이 회장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에 대해 “춤”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 회장의 말에 따르면 춤만큼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지는 방법도 없단다.

즐겁고 경쾌하게! 부부 사이에도 인기
댄스스포츠 하면 가장 먼저 경쾌한 음악과 열정적인 몸짓이 떠오른다. 정열적인 삼바, 화려한 스텝의 차차

 
차,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탱고, 룸바 등 바로 눈앞에 멋진 춤의 세계가 펼쳐지는 듯하다. 이 같은 댄스스포츠는 흔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일 것 같지만, 이만호 회장은 50세 이상 부부들을 대상으로 한‘부부댄스스포츠’클럽도 활발하게 운영중이라고 밝혔다.“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해서도 운동으로서 효과 만점이지만 무엇보다 이 같은 부부댄스는 부부 간의 공통된 취미생활로도 더할 나위 없다”고 자랑하는 이 회장은 1995년 봄 문화센터에서 부부댄스 교실을 운영한 것을 계기로 수많은 부부들에게 댄스스포츠를 전파해왔다. 현재는 일주일마다 꼬박 2시간씩 부부댄스를 가르치며 함께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눈다. 목요일마다 모임을 갖는 이만호 회장의 부부댄스 클럽은 서울에 사는 어느 부부들에게나 그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이 회장은 “물론 처음부터 중년 부부가 함께 춤을 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함께 춤을 배워나가다 보면 점차 둘만의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애정은 물론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예절을 함께 익힐 수 있다”고 전한다. 특히 왈츠 같은 댄스는 여성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영국식 예절을 춤을 배우면서 절로 몸에 익힐 수 있다. 이 같은 예절은 부부 사이에서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영향력을 갖춘 사람들과의 모임에서도 그 진가가 발휘된다. 외국에서는 이미 상류층 인사들과의 교류에 댄스파티가 필수인 모임도 적지 않다. 꼭 그러한 기회가 아니더라도 이만호 회장의 목요 부부댄스 클럽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다양한 부부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그러한 사회적 관계 속에 부부관계 역시 더욱 돈독해진다. 이만호 회장은 목요클럽 외에도 일 년에 두 번씩 서울 힐튼호텔 홀에서 회원들을 모아 부부댄스 파티도 함께 열고 있다.

댄스, 선진국에는 이미 고급문화
우리나라 기업 CEO들 중 거의 90% 이상은 외국 기업과의 만찬에서‘춤’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대부분 나이 지긋한 고위 간부층들에게 춤이란 낯선 문화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국에서 춤은 이미‘고급 상류문화’로 통한다. 특히 영국 기업체에서 초청을 받아 가는 모임은 댄스파티인 경우가 대다수다. 국내 저명인사들이 비싼 수강료를 마다하지 않고 단 기간에 댄스스포츠를 배워가기도 하는 이유다. 기업 CEO뿐 아니라 교수, 판검사, 의사 등 갈수록 늘어가는 국제 교류를 통해 세계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친분을 쌓으려면 이러한 문화를 익히는 것은 필수다. 이만호 회장은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생활”로서 댄스가 갖는 가치를 강조한다. “건강도 챙기면서, 문화적으로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무궁무진한”건전한 취미가 바로 댄스라는 것이다. “사계절 그 언제라도 즐길 수 있는 댄스스포츠는 실내에서 이루어지므로 노년까지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자 취미”라는 이 회장은 국내에도 이 같은 댄스 문화를 건전하게 정착시키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를 이끌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댄스스포츠연합 한국위원회 회장, WDO(World Dance Organization) 세계기구 부회장을 역임하는 동시에 IDA(International Dance Asia) 기구에서 주최하는 홍콩 인터내셔널 오픈 댄스챔피언십에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각종 댄스스포츠 중계 해설(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모두 그의 몫이다. 오는 8월에도 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와 IDA 한국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픈 챔피언십 대회를 앞두고 있다. 8월 23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릴 IDA 대회에는 홍콩,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뿐 아니라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 경연자들이 서울을 찾는다. 이만호 회장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당구, 바둑뿐 아니라 댄스스포츠도 모두 빠졌다. 그만큼 아직 댄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서울 유수한 대학에서 댄스스포츠 전공자들을 선발하는 등 점차 그 저변을 확대해가고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댄스스포츠 전문 지도자 양성에 주력
이만호 회장은 일본에서 댄스 기술을 배워온 이후 1999년부터 집중적으로 댄스스포츠 교육에 힘써왔다. 한국체육대학교, 한양대학교, 용인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등에 60여 명이 넘는 합격생을 배출하며 명문대학 수시합격의 관문으로도 불렸던 이만호댄스아카데미가 그 대표적인 예다. 점차 어린 아이들에게로 댄스스포츠 교육의 눈을 확대해온 그는 이를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확립하기 위해 댄스스포츠 전문 지도자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각 초등학교마다 방과후학습이 늘어남에 따라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댄스스포츠 교육을 제대로 받은 강사를 각 학교에 공급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장은 “어려서부터 춤을 접하면 감성을 더욱 폭넓게 계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성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목하는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이만호 회장이 이끄는 한국댄스스포츠교육협회는 전문 스포츠댄스 강사 육성을 위해 일정 교육 후 협회에서 부여하는 자격증을 발급하고 2016년 서울시와 경기도 각 학교에 댄스스포츠 방과후교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만 20세 이상 45세 미만의 고등학교 졸업자 이상인 여성이라면 누구나 교육 이수 후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강사로 활약할 수 있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제35회 동경인터전 한국대표선수선발전 및 창립 44주년 협회장배 선수권대회, 제14회 서울컵 인터내셔널 슈퍼스타 댄스스포츠 선수권대회 등의 개최를 앞두고 이를 전두지휘하느라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일본 문교부에서 인정하는 댄스고등학교처럼 우리도 조기부터 춤을 가르칠 수 있는 토대를 다져나가고 싶다”는 이만호 회장은 “지금은 각 대학에서 사회체육학과로 댄스스포츠 전공자들을 뽑지만 앞으로는 전문 댄스스포츠학과를 만들어 2년제 전문학과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더욱 먼 미래를 내다보는 밑그림을 밝혔다. 그 바람이 이만호 회장의‘춤을 닮은 열정’과 함께라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희망이 든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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