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석굴암, 첨성대, 비너스까지 3D로 만지고 느껴보세요”

[서울=시사뉴스피플] 박재찬 기자

 
북촌 우리들의 눈 갤러리에서는 9월 23일부터 10월 11일까지 과학자들과 함께 3D 프린터를 활용한 촉각 작품전시회 ‘석굴암과 피에타’를 개최한다.

3D 프린터를 활용한 촉각 작품전시회 ‘석굴암과 피에타’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다원물질융합연구소 문명운 박사 연구팀과 함께 협업을 통해 IT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형식의 시각장애인 맞춤 미술 전시회로 기획됐다. 기존의 말과 점자를 통해서만 한정적으로 진행되던 시각장애인의 역사와 미술에 대한 인식을 촉각의 경험을 통해 좀 더 생생하고 즐겁게 전달하기 위해 석굴암, 첨성대, 천마도, 거북선, 상감청자, 비너스, 피에타 등 다양한 작품 30여 점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제3의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3D 프린터로 역사와 미술사의 중요한 유물 및 작품들을 시각장애인의 신체적 환경에 맞춰 축소 제작, 단순 감상만 하는 전시회가 아닌 시각장애인이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느끼며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 눈에 띈다. 전시장 한 켠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석굴암, 첨성대, 비너스 등의 작품들을 만지고 느껴본 후 자신의 체험을 직접 그려보며 역사와 미술이 주는 영감과 감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공간도 구성해 꾸며 놓았다.
 
이번 전시회에 함께 참여한 KIST 문명운 박사는 “3D 프린터로 점자를 만들어 맹학교에 처음 보여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다. 시각장애를 단순한 결핍이 아닌 또 다른 창의적 가능성으로 보고, 이미지 체험에서 소외된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함께 하게 됐다”고 말한다.
 
전시회를 기획한 (사)우리들의 눈 엄정순 디렉터는 “IT기술을 접목한 시각장애인 맞춤 전시회를 통해 역사와 미술을 오감으로 더듬어 만지고 느껴봄으로써 시각장애인들에게 폭넓은 시각을 열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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