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傳統文化)란 그 나라만이 발생하여 전해 내려오는 그 나라 고유의 문화이다. 특히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 중 위대태껸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태껸의 정통성을 이어 내려온 전통무예라 할 수 있다.

품밟기와 활갯짓을 이용하여 어르고 지르며 태기치거나 꺾기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우리민족 고유의 선비무예로 알려진 위대태껸은 송덕기 선생님께서 구한 말, 장안에서 당대 최고의 태껸명인으로 잘 알려진 임호 선생께 태껸을 배우고 현대에 태껸을 전승하며 제자인 고용우 선생과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의 위대태껸 국가전수장학생이었던 전수제자 이준서 선생을 통해 태껸의 정통성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그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 고용우 선생과 이준서 선생, 고(故) 송덕기 옹

사대문 안 위대마을에서 성행한 태껸
윗대는 조선시대 사대문 안에 있는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위치한 마을이며, 지금의 사직동과 필운동 지역으로 옛날에는 위대(윗대)로 불리던 지역이다. 이곳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태껸을 “위대태껸”이라 칭하고, 사대문 밖의 태껸은 ‘아래대태껸’이라 불렀다.
특히 위대태껸의 마지막 수련터는 인왕산(왕을 오른쪽에서 호위한다는 의미에서 우필운룡(右弼雲龍)을 따서, 필운산이라고도 불렸다.)을 중심으로 고종황제가 직접 활을 쏘시던 황학정, 그리고 그 위의 감투바위를 수련터로 하여 전해진 유서 깊은 곳이다. 오늘날 태껸의 본고장이자 유서깊은 뿌리는 바로 이곳 서울의 위대마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한말 태껸의 태두라 할 수 있는 임호 선생은 한학에 조예가 깊은 선비였고, 인왕산 호랑이라고 불릴 정도로 위대태껸의 일인자로 장안에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숲속을 비호처럼 날쌔게 질주하며 높은 담장을 한걸음에 뛰어넘고 사방의 적을 번개처럼 빠르게 제압했다고 한다.
당시 임호 선생의 절친한 친구였던 송태희 선생의 막내아들이 어려서부터(12세) 임호 선생의 제자가 되어 위대태껸을 배우고, 그 마지막 전승단계인 태껸무고춤 12마당까지 익혔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어른들이 겨루는 태껸경기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그가 바로 지금 위대태껸을 전수제자를 통해 후대에 알린 사직골 토박이 송덕기 선생이다. 송덕기 선생에게 배우는 수련인은 많았으나, 송덕기 선생이 위대태껸의 기술을 정리하게 하고, 그 전승의 마지막 단계인 태껸무고춤 12마당을 전한 적전제자는 현재 고용우(미국 거주) 선생과 이준서 선생 뿐이다. 이 두분이 바로 임호, 송덕기 선생님으로부터 고스란히 전해져온 위대태껸의 본 모습을 지켜가고 있다.

   ▲ 위대태껸의 경기모습

수제자에게 내려오는 태껸무고춤 12마당
1983년 6월 태껸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을 때 현암 송덕기 선생은 위대태껸 보유자로, 송암 신한승 선생은 아래대태껸 보유자로 지정이 되었다. 이들 보유자는 각기 두명의 국가전수장학생을 추천할 수 있었는데, 송덕기 선생은 이준서 선생 한명만을 위대태껸 전승자로 추천하였다.
  당시 아래대태껸 보유자 신한승 선생이 정리하여 국가에 제출한 태껸기술의 수와 종류와는 달리 위대태껸에는 꺾기(신주), 혈도술, 무기술 등의 기술이 더 있으며 천여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태껸의 내면세계를 표현한 태껸무고춤 12마당이 전한다고 하니, 위대태껸의 전승가치는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유서 깊은 역사와 수준 높은 지혜가 담긴 우리의 전통무예인 위대태껸에 대한 한층 깊은 조사와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위대태껸은 부드러움과 강함이 특징
위대태껸은 수련을 통해 전통의 지혜와 몸짓을 배우고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건강법으로도 훌륭한 무예이다. 또한 인성과 덕을 함양하고 선비정신을 추구하고 있다.
위대태껸은 품밟기와 활갯짓의 자연스러운 조화로 마치 춤을 추듯 보이는데, 흔들거림과 부드러움, 여유로움 사이에서 빠르게 연결되어지는 동작에서는 마치 호랑이가 찰나의 순간 먹이를 덮칠 때처럼 빠르고 강력한 힘과 파괴력이 함께 이루어지면서 그것을 보고 있는 상대에게는 치명적이며 공포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러한 위대태껸의 독특한 몸놀림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경이롭고 신비한 모습을 담고 있으며, 그 기술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무예적 지혜를 담고 있다.

   ▲ 황학정에서

한국의 문화유산 정통성 이어가야
온전한 전통문화의 계승은 한 민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수단이 되고 우리 민족과 국가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세계에는 다양한 무예가 존재하나 타인을 제압하거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수련을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무예는 심신(心身)의 단련을 위한 체계적인 수련 방법을 말하는데 태껸은 단순히 싸움의 기술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무(武)와 예(藝)가 함께하고 의리(義理)와 정신(精神)이 충만한 무예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현암 위대태껸 수련터’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승희 대표와 김태훈 지도선생은 “위대태껸은 외래문화가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한 계승자로부터 전수되어 내려온 우리 민족 고유의 무예이자 소중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다. 특히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위대태껸은 선비의 정신이 담긴 무예이며,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은 먼저 우리 조상의 역사와 문화와 정신을 이어주는 것이기에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강조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교훈을 겸허히 되새기며 민족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위대태껸’의 선양에 더욱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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