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보르노 주에서 50만 명 이상이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견디기 어려운 참사 위기에 놓여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6개월 새 사망자가 12명 중 1명 꼴로 발생했으며, 아동 3분의 1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해 긴급 구호 활동을 요청했다.

▲ 반키(Banki) 지역. 지난 6개월 동안 이 지역 사망자는 12명 중 1명 꼴이다
위그 로베르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프로그램 팀장은 “반키(Banki)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외부로부터 차단되어 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로 파괴된 마을에서 사람들이 모여 지내고 있다. 외부 지원을 통해서만 생활이 가능한데, 도움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로베르는 최근 카메룬 국경 인근에 있는 이 마을을 정찰하고 돌아왔다. 그는 “음식과 물, 응급 의료 처치 등을 최대한 빨리 공급하지 않는다면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인해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키 인근 지역은 군의 호위 아래에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현재 이 지역에 남아있는 사람은 약 1만5000명으로, 대부분은 무력 충돌로 인해 집을 떠나온 피난민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이 지역 사망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수년 간 보코 하람과 나이지리아 군의 무력 충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곳이다. 공격으로 인해 집을 떠나온 이들이 처한 상황은 처참하다. 지역 경제는 완전히 무너졌고 교역 루트는 폐쇄됐으며, 농작물과 가축은 파괴됐다. 지역 인구의 대부분은 수개월 동안 먹을 것이 없어 건강 상태에 비상이 걸렸다. 반키 지역에서는 전체 아동 중 3분의1가량이 영양실조를 앓고 있다.

이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7월 20~22일 4900여 명의아동에게 영양 치료를 실시했으며, 홍역 백신을 투여했다. 3600여 가족에게 긴급구호 식량을 공급했으며, 중환자 6명을 국경너머 카메룬 모라(Mora)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반키 지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위생 상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 보코하람과 나이지리아 군의 지속된 충돌로 폐허가 된 마을
반키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나이지리아 당국과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이 보르노 주 다른 마을에서 발견한 것과 흡사하다. 가령 바마(Bama) 지역에서는 아동 중 15%가 중증 급성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베르는 “이 위기 상황을 점차적으로 발견해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아직 방문하지 못한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특별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곧 우기가 시작될 텐데, 이에 따라 말라리아 환자가 확대될 것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 각국 구호 단체들이 나서서 보르노 주에 음식 또는 의료지원 등 긴급 구호 활동을 속히 전개할 것을 요청한다.나이지리아 영양실조 사태의 긴급성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는 이례적으로 특별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후원을 원할 경우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된다. http://msf.or.kr/nigeria_emergency

차드 호 주변 지역은 보코 하람의 공격과 이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적 충돌로 인해 한계점에 다다랐다. 집을 떠난 피난민만 270만 명 이상이며, 해당 지역은 아프리카 내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피난민과 이들에게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차드, 카메룬, 니제르, 나이지리아 등에서 의료 활동과 지원을 대폭 늘려왔다.2015년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진료 34만 회, 아동 영양실조 치료 1만3000회를 비롯해 5만8500명에게 콜레라 백신을 투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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