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멸치 향과 시원한 바다낚시 광경에 볼거리 즐길 거리 풍성

국내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고유한 맛과 멋을 찾아다닌다. 그 안에서는 해외여행에서는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우리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멀리 떠난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의 말씨와 습관은 달라도 눈빛 하나로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마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여름에는 제주 속 또 다른 제주라 불리는 추자도로 가보자. 사시사철 다양한 해산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추자도는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명소와 유적지가 많아 관광객의 발길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곳이다.

 

최영 장군의 혼이 살아있는 곳
육지와 제주도 중간쯤 위치한 추자도는 바람을 만난 황포 돛단배에게는 다시없는 피난처로 고려시대인 1271년(원종 12년)까지는 후풍도(候風島)라 불리다 전라남도 영암군에 예속될 무렵부터 추자도로 불렸다. 1271년 삼별초의 난 때 설촌된 추자도는 1374년 최영장군이 후풍도라고 명명했으며 1821년 전라남도 영암군에 편입됐다. 1941년 추자면에 횡간도를 병합하고 제주군에 편입됐으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제 실시로 북제주군에서 제주시로 편입돼 이어져 오고 있다.
추자도는 고려 공민왕 때 원의 목호와 석질리 등이 탐라에서 난을 일으킨 곳이다. 나라에서는 최영 장군으로 하여금 이를 진압케 했는데 장군은 원정 도중 심한 풍랑으로 이곳에 머물게 됐다. 그때 어망편법을 가르쳐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줘 마을사람들의 생활에 큰 도움을 줬다. 사람들은 장군의 덕을 잊지 못해 사당을 짓고 매년 봄, 가을에 봉향을 드린다.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
추자도는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뤄져있다. 제주 화산섬과는 달리 한반도 남해안 다도해의 섬들과도 다소 상이하다.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로 추정되는 응회암류로 오랜 세월동안의 지질구조적인 운동과 풍화작용으로 수직의 절리군으로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다면 추자 올레길을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추자올레는 추자면의 많은 부속 섬들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바람소리를 들으면서 걸어볼만한 길이다. 상추자의 대서리에서 출발해 총 17.7㎞에 달하는 코스로 유서 깊은 최영장군사당과 황경현의 묘,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추자 등대와 일몰이 아름다운 다무래미와 봉글래산,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걷는 묵리고갯길, 나바론 절벽 등을 지난다.

바다낚시의 천국에서 최고의 손맛 느끼다
이곳은 낚시꾼들에게 잘 알려진 명소이기도 하다. ‘바다낚시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추자도는 굳이 배를 타고 무인도까지 나가지 않아도 섬을 둘러싼 모든 갯바위가 모두 낚시 포인트이며, 계절을 불문하고 낚시꾼들이 넘쳐난다. 섬 어디를 가도 참돔, 농어, 돌돔, 감성돔 등 고급 어종이 넘쳐난다. 특히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는 ‘최고의 손맛’으로 불리는 감성돔의 소식으로도 최고의 낚시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하는 낚시는 육지나 조그만 섬에서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잡히는 고기가 크다. 추자 바다낚시는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인 낚시꾼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갯바위 근해의 여가 험준하지 않고 다금바리를 제외한 모든 어종이 서식하며 대형 돌돔의 짜릿한 맛에 낚시꾼들이 현혹되지 않을 수 없다. 단단한 바위밭에 해류가 거칠어 힘이 약한 고기들은 살 수 없는 추자는 각종 고급 어종들이 바위틈에서 거센 물살과 씨름하는 까닭에 생선 맛이 일품이다. 올해 10월 개최되는 추자도 참굴비 대축제기간에 ‘추자도컵 전국바다낚시대회’도 함께 열리니 참고하면 좋다.

 

제주 우수축제 ‘추자도 참굴비 축제’
2008년부터 시작해 올해 9회째를 맞이하는 추자도 참굴비 축제는 추자도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기도 하다. 올해는 10월 중 열리며 2012년부터 4년간 제주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이 축제에서는 굴비 엮기 체험, 전통 전마선 노젓기 체험, 갯바당 바룻잡이 체험, 맨손 고기잡기 체험, 후릿그물 고기잡이, 추자도 올레길 탐방, 풍어제, 한마당 풍물잔치, 어선퍼레이드, 참굴비 및 멸치젓갈 시식회 등 향토음식 맛보기, 참굴비 및 지역특산물 할인행사 등이 마련된다. 축제기간 교통은 운항 증편하며 관광객을 위한 편의가 제공된다.

추자도 어촌관광 한옥체험 휴양타운
추자도 신양2리에는 추자십경 중 하나인 장작평사(몽돌해변)에서 한옥숙박체험 및 숭어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숭어는 숭어체험장 조성길을 따라 자연적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멀리서도 수십 마리의 숭어 떼 관찰을 할 수 있다. 7월에 개장한 한옥체험도 단체, 가족, 개인별로 이용할 수 있다. 위치는 제주시 추자면 신양2리 장작평사 해변 앞에 위치해 있으며 추자항에서 30분마다 추자도 전체를 경유하는 버스가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이 체험들은 모두 추자면 신양2리 마을회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어 사전예약이 필수다.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이 잔뜩
추자도에서는 사시사철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봄에는 봄삼치, 도미, 농어, 광어, 볼랑, 멍게, 소라, 해삼, 문어, 해조류, 참모자반, 톳이 풍부해 이 시기 방문한다면 어디서나 삼치회, 도미회, 굴비정식, 먹장어탕을 맛볼 수 있다. 여름에는 홍합, 석화, 멍게, 쥐치, 돌돔, 참돔, 농어, 문어, 멸치가 많으며 특히 멸치회는 별미다. 가을에는 가을삼치, 방어, 고등어, 학꽁치가 대표적이며 강한 파도를 이겨낸 추자산 회는 제주섬에서 맛볼 수 있는 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겨울에도 가을삼치, 방어, 도미, 학꽁치가 많이 나며 마을 사람들은 겨울에 추자에서 나는 학꽁치로 만든 회덮밥을 최고의 별미로 뽑는다. 특히 추자도의 맛이 짙게 배어 있는 원조 멸치젓은 지나칠 수 없다. 제주 바다의 거친 바람 탓에 잘 삭은 맛으로 익은 은백색의 멸치젓은 김장철은 물론 일 년 내내 이곳 사람들의 밥상 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