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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인간이야?’ 음란물과 함께 진화하는 ‘학교폭력’
   
 

[시사뉴스피플=이남진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8월1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2015학년도 학교폭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교 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성폭력 건수가 2012년 642건에서 2015년 1842건으로 3년 간 3배 가까이 늘었다. 2012년 820명에서 2015년 2천139명으로 크게 늘은 가해학생 중 전학 및 퇴학 등의 중징계를 받은 학생 비율은 2012년 30.2%(248명)에서 2015년 18.5%(395명)로 오히려 줄었다. 최근 학교 성폭력 증가 추세는 위험 수위에 도달한 심각한 상황이다. 자라나는 청소년 중 누구나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학교 성폭력 근절을 위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져 종합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월간지 ‘시사뉴스피플’ 9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빵셔틀’에서 ‘성폭력’까지 치달은 학교폭력

“니들이 인간이야?”, “미쳐버리겠다!” 서울 강서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군은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A군의 학교에서 이른바 ‘일진’들은 여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A군의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잡아당겼다. 경기 안산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B양은 같은 또래 남학생 7명으로부터 교실과 학교 주변에서 집단 성추행을 당했다. ‘빵 셔틀’이나 ‘왕따’로 대변되던 학생폭력이 악질적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 금품갈취나 따돌림(왕따) 등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지만, 예전엔 표면화하지 않았던 성폭력이 눈에 띄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 지역에서 고교생들의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드러나면서 학생들의 성 의식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학교폭력이 새로운 양상으로 변모하면서 유형 변화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학생 간 성폭력(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각종 성 관련 사안 모두 포함) 건수는 2012년 642건에서 2013년 878건, 2014년 1429건, 지난해 1842건으로 껑충 뛰었다. 3년 만에 성폭력 관련 건수가 3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학교에서 각종 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간 분쟁을 조정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등을 심의하게 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성폭력 건수다. 성폭력 가해 학생 수는 2013년 1006명에서 지난해 2139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피해 학생 역시 2013년 1075명에서 지난해 263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성폭력 사건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초등학교에서의 성폭력 사건은 2013년 130건에서 지난해 439건으로 3.3배 증가했다. 중학교는 497건에서 907건(1.8배 증가), 고등학교가 221건에서 448건(2.0배 증가)늘어났다는 점에 비해 초등학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성폭력 건수 3년 만에 3배이상 폭증

성폭력이 전체 학교폭력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문제는 건수 증가율이 다른 학교폭력 유형보다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청소년 성폭력은 ‘호기심’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제2차 성징이 나타나는 청소년기의 신체적 변화에 충분한 성교육의 기초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또 어린 나이에 공격성에 대한 충동을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성(性) 과 여성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가짐으로써 적개심의 표현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여성을 성적 도구나 장악의 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남녀 관계 등이 있으며, 청소년들로 하여금 위의 요인들이 TV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한 잘못된 정보와 결합하여 더 큰 문제가 양산됨을 가장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은 누구나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기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 물론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서 성인 인증을 거치기는 하지만 주변에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주민등록번호이며 또한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는 청소년들도 많이 있다.

인터넷 음란물은 중학생의 90% 이상이 접한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성폭력 가해 학생의 대부분이 인터넷 음란물에 중독되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TV나 인터넷의 음란물 등의 매체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호기심 등으로 정상적인 성 행위를 구분하지 못하고 향락적인 문화의 추구로 인하여 불건전한 성 의식을 갖게 된다.

실제 상담 사례에서도 학교 측에서 가해자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단지 ‘호기심에’, ‘우리도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했던 것 뿐, 그 행동이 상대방에게 큰 상처가 될 문제행동임을 전혀 자각하지 못했던 진술이 수두룩했다고 한다. 성폭력을 제외하고 학교폭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 간 상해·폭행의 경우 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건수가 2013년 1만1천702건, 지난해 1만2천703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한동안 심각한 사회 문제로 취급됐던 따돌림, 즉 ‘왕따’ 건수는 2013년 752건에서 지난해 645건, 강요·강제적 심부름은 2013년 639건에서 지난해 555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공갈·금품갈취와 같은 '전통적'인 학교폭력은 1253건에서 593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교육부는 이처럼 성폭력 사건이 유독 증가세를 보인 이유에 대해 스마트폰 일상화 등 환경 변화 요인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성 관련 사안에 대한 민감도가 예전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과거에는 아이들 장난으로 여겼을 사건도 이젠 웬만하면 자치위원회 심의에 넘긴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성 개념이 확립되지 않아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요즘에는 성교육 강화 등으로 민감도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교 성폭력 증가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9월중 학교 성폭력 실태조사 및 종합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성인이 된 이후까지 후유증 우려

학교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학생이 성장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한 엄청난 분노와 적개심에 시달리며 살아가야 한다. 문제는 피해자의 대부분이 이 감정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이들은 학교 성폭력의 피해 원인에 대해서도 잘못 생각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이 가해자보다는 피해자 본인의 책임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피해 사실에 대한 분노를 지나치게 자기 자신에게 돌리게 되면, 극단적인 경우 우울증에 빠지거나 자해 또는 자살시도를 한다. 그렇게 않고 이 분노가 폭발되어 외부로 향하면 가해자를 향한 보복으로 나타나거나 ‘스톡홀름 신드롬’처럼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는 역설적인 현상도 일어난다. 스톨홀름 신드롬은 피해가자 자신을 해치지 않은 가해자를 옹호하는 현상을 뜻한다. 더 나아가 피해자들은 자신은 행복하거나 사랑 받을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선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 같은 피해는 학교폭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나타나게 되는 현상이 공산이 크다.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이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부터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폭력 피해자나 이를 목격한 이들이 학교폭력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제안한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을 바탕으로 학교 성폭력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법을 살펴봤다.

우선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할 때, 가만히 있거나 무조건 피하는 것은 제대로 초기 대응을 하지 못해 더 큰 피해로 결론날 확률이 크다. 상대방이 괴롭히는 행동을 중단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괴롭히는 행동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부드럽고 단호하게 “싫다. 나에게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괴롭힘이 지속될 경우 주변사람에게 알리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된다면, 실제로 주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절대로 감정적으로 흥분하거나 혼자서 삭이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즉각적으로 폭력적인 언어로 맞받아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놀리는 말에 대해서 재미없게 만드는 것도 적절한 대처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래 그게 뭐 어때서? 재미 없네”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흥분하는 모습보다는 짧은 반응과 함께 무심히 외면하는 것이 좋다. 만약 도에 지나친 욕설이나 협박이 가해질 경우에는 참거나 직접 싸우지 말고 주위에 알리 거나 어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처음 신체를 접촉할 때 “싫다”라고 단호하게 경고하고, 그래도 지속되면 강하고 단호한 태도로 부정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장실이나 외진 곳과 같은 위험지대는 피한다. 평소 폭력적인 학생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신체적 위협을 가하는 폭력적인 학생을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신체폭력을 경험하고 있다면, 대개 스스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어른들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험담이나 악성소문 등에 연루되었을 경우, 이러한 내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말고 “설마 사람들이 그걸 믿겠냐?”는 식으로 당당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문은 영원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고, 나와 통하거나 배려해주는 다른 친구와 어울리는 것이 좋다. 특히 험담이나 소문의 진원지인 친구에게 가서 따지는 등의 행동은 오히려 소문을 부풀리고, 소문을 퍼뜨린 학생으로 하여금 악의적 소문을 더 퍼뜨리게 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즉각 대응하여 화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글을 올리지 말고, 일단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메시지를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심각할 경우에는 반드시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며, 평소 개인정보를 함부로 올리지 않고 낯선 사용자나 가해자의 메일계정 접근을 막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위 학생들의 도움도 필수적이다. 주위에서 절대 모르는 척 해서는 안 된다. 방관하는 것은 가해학생에게 괴롭힘을 허락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보호하는 친구가 많을수록 괴롭힘이 줄어들 수 있다.

학교폭력은 초기에 바로 잡는 것이 학교폭력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에게도 훨씬 도움이 된다. 폭력이 생기면 반드시 담임 선생님이나 상담선생님 혹은 부모님께 알려야 한다. 나도 다음 피해자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담임선생님이나 상담선생님은 상담내용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기로 되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방식의 상담과 신고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학교폭력을 발견하는 즉시, 상담과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를 한다고 가해자들의 보복을 당해선 학교폭력을 근절 할 수 없다. 일단 학교폭력을 신고하면 법적으로 경찰 동행보호를 받게 되며, 신고 즉시 피해자와 가해자는 분리되게 된다. 가해학생이 전학을 갈 수 있지만, 피해자나 신고자는 전학을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회의는 비공개 회의가 원칙이며, 만약 조사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경우에는 처벌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학생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말로 안심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할 경우 등하교 길에 동행해야 한다. 담임교사와 상의하여 학교생활에서도 학생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 내 자녀의 입장에서만 사건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건 전반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 자녀가 심신에 상처를 입지 않았는지 이에 대해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심리상태를 포함한 종합적인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 더불어 자녀가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는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에는 사건 처리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공식적인 절차를 밟도록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피해를 입은 상당수의 학생이 피해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반복적인 피해상황에 노출됨으로써 장기적으로 정서적 문제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정신건강 전문의의 의견을 따르고 필요할 경우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부모 또한 심리적 지지가 필요할 경우, 지역사회 연계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부모도 내 자녀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내 자녀의 편만 들어선 안 된다. 우선 폭력사건의 객관적 사실부터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자녀의 폭력적 행동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알아보고 이러한 행동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원인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도움과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문제를 인지하면 학교측에 솔직히 보고하고 도움을 청해야 하며, 학교측에서 문제를 제기한 경우에도 흥분하지 말고 협조적으로 도움을 제공하고, 사실 여부에 따라 학교측의 절차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피해학생 및 그의 부모님에게는 진심으로 유감을 표현하고 사과하며, 자녀 앞에서 피해학생이나 부모의 태도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지적하되 따뜻한 분위기로 지도하고, 피해학생의 고통을 공감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학생 스스로가 책임을 지도록 연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자녀가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면 아직 모든 것이 미성숙한 청소년기이므로 이 시기를 극복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자녀의 심리상태 평가 및 질병의 유무를 연계 병원이나 정신보건센터 등에서 평가 받게 하고, 필요할 경우 선도프로그램이나 치료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게 하여 성실히 수행하도록 지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해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안, 우울, 절망, 무력감, 분노, 적개심, 죄책감, 부정적인 자아상 등을 충분히 공감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과 생각은 학교폭력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일반적인 심리 반응일 뿐 피해학생과 관련된 진실이 아니다. 다시 말해 피해학생이 지금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할 뿐, 피해학생 자체가 부정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피해학생이 학교폭력을 극복할 때, 그로 인해 고통 받고 아팠던 만큼 더욱 성숙해질 수 있다.

   
 

성폭력 사전예방이 결정적

그밖에 청소년 성폭력에 해결 방안으로는 사전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가정과 학교의 연계가 이루어져 교사와 부모가 성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학생들의 성폭력 문제에 관련해 학교 교사의 성의식 제고가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부모 다음으로 표본 삼을 수 있는 성인이기에 교사들의 무의식적인 언행들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성폭력에 대하여 모든 교사들이 정확이 알고 행동해야 한다.

아울러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교과 과정 속에 10시간의 성교육을 권장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학교들이 이를 시행하고 있지 않으며 시행한다 해도 대부분의 학교의 성교육이 따분한 비디오를 보거나 생물학적인 생식기 공부에 그치고 만다. 따라서 성교육을 의무교육화하거나 성교육 자체를 과목화하여 담당 교사를 배치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아이들은 심각한 주제에 대해서는 금방 싫증을 내고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가치관 변화가 필요하다. 일반적인으로 교육이라면 단지 잔소리 또는 그냥 쉬는 시간 정도로 치부할 수 있는 만큼 성교육 후 아이들이 토론을 유도하고 이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면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방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사후 치료 프로그램이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치료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가 가해학생을 봉사활동 또는 전학 등으로 사건을 축소시키고 마무리 지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또 다른 성폭력을 초래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학교와 경찰 또는 상담 치유 병원 등과 연계되어 해결하는 문제가 시급하다. 또한 피해학생의 경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올바르지 못한 인식으로 인해 전학을 가거나 학교를 다닐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제대로 된 치료나 보호도 미비한 실정이다. 피해학생이 빠른 시일에 다시 회복하기 위해 돌보는 문제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음란물 등에 노출된 아이들

학부모 교육을 통한 가정에서의 성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학부모가 매번 학교에 오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많이 따른다. 따라서 우선 가정통신문 발송, 교사와의 통화 등을 통해 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인터넷 음란물의 경우 대부분의 집에서 부모가 없는 틈을 타 몰래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가정마다 컴퓨터에 인터넷 유해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컴퓨터는 가족이 함께 쓰는 거실에 설치하게끔 하는 것도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화목한 가정환경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한 통계자료에서 성폭행 가해학생의 약 50%는 ‘부모가 자주 싸우거나 아빠가 엄마를 때린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부모로부터 매 맞은 적이 있다’ 고 응답한 학생은 90%에 가까웠다. 이처럼 폭력을 가까이서 접한 학생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폭력을 정당화하고 죄의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올바른 가정환경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와 학교 가정이 함께 아이들을 교육하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이남진 기자  jeans19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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