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 파워풀함이 느껴지는 음악의 풍경

아픈 만큼 더 성숙해져 돌아온 “굳세어라 현정아”

2006-09-20     신성아 기자
때로는 너무나 아름답고, 때로는 슬프고 아프며, 때로는 재미있고 신나는, 그래서 부른 사람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노래. 노래는 모든 것이 좋지만, 특히 시원하고 파워풀한 댄스곡은 듣는 이로 하여금 청량음료처럼 가슴속을 후련하게 만든다. 가수 김현정의 노래가 그렇다. 그녀의 음악은 떨어지는 폭포를 바라보며 더위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시원함과 선명함이 물씬 풍긴다.

파워풀한 멜로디, 그리고 강렬하고 시원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가수 김현정은 지난 4월 컴백을 앞두고 건강악화로 쓰러져 활동을 하지 못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던 그녀가 드디어 병상을 털고 자신에 대한, 그리고 팬들의 믿음을 충전한 채, 7집 ‘댄스 위드 현정(Dance with Hyunjung)’으로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감탄보다는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가수

1998년에 데뷔한 이래 해마다 음반 하나씩을 발표한 가수 김현정은 2001년 자신이 직접 스토리 작가로 나선 ‘T.R.Y’라는 만화책을 발간하였고, 2003년에는 고려대 언론대학원에 입학하여 2년 만에 졸업장을 따내기도 했다. 그녀는 데뷔 무렵부터 김현정의 이름 앞에는 늘 롱다리 여가수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실제로 174cm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김현정의 다리 길이는 무려 97cm이나 된다. 영화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100cm가 조금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기네스북에 오른 여성의 다리길가 134cm인 것을 감안해 생각해본다면 서양의 롱다리 미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김현정은 지난 5월 스페셜 댄스앨범 <댄스 위드 현정>을 발매했지만, 과로와 스트레스로 쓰러져 약 4개월간 뮤직비디오로만 앨범활동을 해왔다. 그런 그녀가 ‘굳세어라 현정아’란 곡으로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복고스러움을 살려 가장 대중적인 멜로디와 김현정만의 힘 있는 댄스가 적절히 잘 표현된 이번 새 앨범은 마지막 두 트랙에 신곡 중 2곡을 새롭게 다른 버전으로 편곡한 노래까지 실어 팬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김현정이 이 세상 모든 여자들에게 바치는 앨범 타이틀곡 ‘굳세어라 현정아’는 그녀만이 소화해 낼 수 있는 고음역으로 이루어진 곡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굳세어라 현정아’는 원래 ‘믿고 속고 아프고’였다고 한다. 그런데 김현정이 아프다는 것을 안 팬들이 ‘굳세어라 현정아’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서울 여의도 방송사 앞에 붙여 놓은 것을 보고, 감사의 뜻으로 제목을 그렇게 바꾼 것이다. 그녀는 당분간 ‘굳세어라 현정아’로 무대에 선 후, 10월 중순부터 ‘더 잘해봐’라는 후속곡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Q . 컴백을 앞두고 건강이상으로 활동을 못했는데, 잃은 것과 얻은 것은
A : 얻은 것이 있다면 김현정이라는 제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요. 그리고 삶과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느꼈죠. 잃은 것이 있다면 ‘굳세어라 금순아’가 댄스음악이기 때문에 5월에 활동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이 커요. 가을의 문턱에서 댄스음악을 한다는 것이 조금은 어렵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할 수 있어서 기뻐요. 아무래도 좋은 모습 보여줄 있는 게 저의 의무이자 책임인 것 같아 기다려 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Q . 앨범 <댄스 위드 현정>과 김현정표 댄스음악이란
A : 총 15곡으로 신곡과 리믹스 10곡을 포함해서 작년에 발매한 댄스리메이크 인기곡 7년간의 사랑, 온니유, 번뇌와 6집의 못, 1집의 진실과 테크닉이 앨범에 함께 수록됐어요. 전체 프로듀서는 댄스곡의 절대 지존이면서 히트곡 메이커인 이용민 프로듀서가 맡았고, 히트 작곡가 최규성, 심상원, 이상준, 박성진 등의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참여해서 앨범의 완성도나 퀼리티가 높은 댄스앨범이에요. 그리고 김현정표 댄스음악이란 마음 속 갖고 있던 모든 것들을 시원하게 내지를 수 있는 파워풀한 음악이죠.

Q . 이번 활동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지
A : 아직 몸이 100% 완쾌되지 않아 스케줄을 많이 소화하고 있지 못해 안타까워요. 그래서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새로운 모습이라면 섹시한 모습보다는 ‘굳세어라 현정아’에서 밝고 귀여운 안무와 의상을 볼 수 있을 거 에요.

Q . 남들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편견
A : 외모에 대한 편견이요. 아픈 이후로는 더 쉽게 얼굴이 자주 부어서 큰일이에요. 사실, 지금 살이 많이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화면으로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컴백 전부터 외모에 대한 편견으로 성격마저 안 좋게 판단하는 것 같아 마음고생도 많았어요.

Q . 다리에 늘 포커스를 맞추는 것에 대해
A : 저 보고 롱다리 가수, 젓가락 다리라고 말하는데, 솔직히 싫지 않아요. 누구나 자신에게 장점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듯이, 저 역시 긴 다리가 제 장점이니까요.

Q .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 가운데 애착이 가는 노래
A : 6집에 ‘풍선과 커플링’(요동치는 내 가슴을 대책 없는 니맘 풍선 속에 담을래/ 사랑은 언제나 니 편에 행복은 내편에 커플링 속에 가둘래)이라는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의 노래가 있어요. 신나는 음악과 가사가 정말 있을 법한 내용을 다뤘죠. 5집의 순종은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지만, 타이틀이 되지 않아 안타까워했던 곡이에요.

Q . 하고 싶은 음악세계와 도전하고 싶은 분야
A : 언젠가는 힙합과 R&B 음악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요즘은 MC, 연기, 뮤지컬 등 다재다능함을 요구하잖아요. 그래서 뭐든지 기회가 된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Q . 나는 스스로 어떤 가수라고 생각하나
A : 김현정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가수요.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파워풀한 가창력과 슬프고 좋은 가사 말로 시원하게 불러왔기 때문에 에너지가 넘치는 강한 여전사 이미지가 쉽게 떠오를 것 같아요. 물론, 그런 이미지도 맞죠. 하지만 동시에 저는 하루하루 스케줄을 무사히 마감하는 것만으로도 큰 욕심 없이 감사하게 생각할 줄 아는 굉장히 평범한 여성이기도 해요.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