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한국 남자 골프에도 스타가 필요
2006-12-25 최정희 기자
“이제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한국골프협회에 2007년 유망주를 물으니, 상금왕을 받은 강경남 선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그는 2005년, 2006년에도 유망주였다. 그는 유망주라는 얘기에 대해 언제까지 그렇게 불려야 하냐는 볼멘소리를 한다. 강경남 선수는 2007년이면, 벌써 프로 4년 차에 접어든다. 그는 한 발씩 좀 더 멀리 나가고 있고, 더 이상 슈퍼 루키는 아니었다.
-11월 중순에 하나투어 몽베르 챔피언십이 끝났다. 최근 근황을 알려 달라.
2006년 12월 5일에 한국프로골프 시상식이 있었다. 그 때까지는 많이 쉬었고, 시상식이 끝난 후 1월에 있는 전지훈련 전까지 클럽(골프 채)을 만들고 몸만들기를 하느라고 바쁘게 지내고 있다. 지금은 웨이트 트레이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2006년은 강경남 선수의 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결과를 예상했었나?
2005년 신인왕을 받고 내려오면서 ‘내년에는 어떤 상을 받아서 이 자리에 다시 올까, 평균타수 상을 받아서 와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됐다. 상금왕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라이벌은 내 자신이다”
2003년 프로골프로 입문한 뒤, 2004년은 그에게 가장 힘겨운 해였다. 가장 자신 있었던 퍼트가 잘 되지 않아, 많은 애를 먹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버디를 많이 잡는 공격골프로 스타성을 갖춘 선수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이런 자신의 골프스타일에 대해 이상하게 핀을 안보고 치면, 뭔가 이상해서 항상 핀을 보고 치는 편이라 버디도 많이 나오고, 보기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의 플레이를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무모하다.(공격골프) 아무래도 직선적인 성격이 골프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골프에 있어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시합 나갈 때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야 하는데, 항상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또 공을 찰 때 집중력이 좋은 편이다. 평상시에는 정서 불안이라고 생각하는데 골프할 때는 집중해서 한다. 부모님도 놀라실 정도다. 글쎄 단점은(좀 머뭇거리다가) 없는 거 같다.(웃음)
젊은 선수다운 자신감과 패기가 그의 목소리에 담겨져 있다. 한국 남자 프로 골퍼의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그는 이런 경쟁 속에서 자신의 라이벌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한국 골프의 미래에 대해 물어봤다.
“한국 골프에도 스타가 필요하다”
- 남자 골프 선수보다 여자 골프 선수들이 해외에 더 많이 진출하고, 인지도도 높다.
남자 선수는 여자 선수보다 신체적 조건과 기회의 제약이 있다. 여자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과 키나 기타 신체조건이 비슷하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185cm 이하는 찾아보기 힘들고, 180cm만 되도 작다고 한다. 국내 선수들은 180cm만 넘으면 큰 선수에 든다. 또 여자 선수는 나인브리지나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 십 등에서 우승하면, 바로 미국으로 직행이다. 그러나 남자는 그런 게 없다. 그래도 국내에서는 남자 선수도 인기가 많다. 여자 선수의 경기는 아기자기한 반면, 남자 선수는 다이내믹한 면이 있기 때문에 남자 골프가 더 재미있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지금보다 더 남자 골프가 활성화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 것 같나?
활성화라기보다는 더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되려면,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한다. 옷도 잘 입고, 스타일도 가꿀 줄 아는 선수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타이거 우즈가 있어, 그 선수로 인해 골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프로골프 선수들이 나를 생각하기 이전에 보는 시청자나 갤러리를 먼저 생각하는 프로페셔널 마인드가 필요한데, 아직 이 부분이 잘 안 된다.
2006년 그의 활약을 보고 주변사람들은 “네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 거니까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라고 말을 했다. 그러나 그는 내년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2007년 상반기 그는 한국 투어를 계속할 것이고, 하반기쯤에 일본 Q 스쿨로 가서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일본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미국에 진출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자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3년 반 정도 사귀었다는 여자친구, 최근에 본 영화, 휴가차 다녀온 일본 여행기, 골프를 안 했다면 당구를 쳤을 것이라는 이야기 등. 그는 보통의 젊은이처럼 보였지만, 자신의 골프 인생에 대한 생각이 확실하고, 자신감과 패기가 넘쳐 보였다. 그것은 단지 그의 밝은 미래만이 아닌,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까지 보는 듯했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