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장’ 김기춘, 진실은 언제 말하나
세월호 7시간‧김영한 비망록‧최순실 “알지 못했다”
[시사뉴스피플=전은지 기자] ‘왕실장’이라 불리며 박근혜 정부를 1년6개월 이끈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청문회에서 “모른다”고 일관했다. 과연 김 전 실장은 국민들 앞에서 언제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7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2차 청문회에 김기춘 전 실장은 증인으로 출석했고, 국조특위 위원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질문 내용은 주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업무일지),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알고 있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먼저,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청담동 미용실 원장 정모씨에게 올림머리 손질을 받은 것으로 한 매체에 의해 밝혀졌다. 이를 당시 비서실장인 김기춘이 알고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박 대통령은 머리손질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라고 질문했고, 김 전 실장은 “알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공식적인 업무를 보면 그 사안을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질문하자, 김 전 실장은 “공식적인 일은 알 수 있지만 관저 내의 사사로운 일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황 의원은 “김 전 실장이 세월호 당시 청와대에 사사로운 일이 있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한 전 수석의 비망록에 적힌 내용과 관련된 질문에, 김 전 실장은 역시 모른다고 답했다. “세월호 인양, 시신 인양 ×. 정부 책임 부담”, “VIP 7시간 관련 주름 수술설 사이버 수사팀” 등의 메모에 대해 김경진,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질문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인양을 위해 해수부에서 노력하고 있다. 저도 자식이 죽었다. 왜 인양을 막겠냐”, “(주름수술에 대한 조사에 쓰일 CCTV 자료가 폐기된 것을 두고) 저는 전혀 모르는 일. 청와대 출입자 확인은 경호실 소관”이라며 모르쇠로 답했다.
마지막으로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해 차은택을 누구의 소개로 만났느냐에 대한 질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떻게 차은택을 만났냐”고 묻자 김 전 실장은 “박 대통령이 차은택을 만나보라고 해서 직접 연락해 만났다”며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차은택 전 단장이 “최순실씨가 김기춘 실장을 만나보라고 했다. 그래서 김기춘 실장으로부터 연락이 와 만났다”고 답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차은택씨가 착각을 하고 있다”며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해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추궁하자 “최순실을 알았다면 통화라도 하지 않았겠냐. 검찰 조사를 하면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기춘 전 실장은 “모른다”는 답변 외에도,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서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 국민께 사죄한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김 전 실장의 발언에 진실성이 있는지 여전히 궁금증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