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3차 聽聞, 비선시술 확인…최순실 ‘말맞추기’ 폭로
증인들 책임회피…박영선, 최순실 녹취파일 공개
[시사뉴스피플=이남진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의 행적을 좇기 위한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3차 청문회가 14일 열렸다. 청문위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시술 의혹을 집중적으로 질의했지만, 증인들은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다소 지루한 가운데 청문회가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김장수 주중대사는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오후 5시가 넘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방문한 게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 때문이냐는 의혹에 대해 “머리 손질로 5시를 넘어 중대본에 갔다고 생각하기 싫다. 생각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할 때는 통상적으로 외교, 국방장관 등을 다 소집해야 한다. 군대처럼 몇 시까지 오라고 할 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가 대통령 주치의와 의무실장 배석 없이 박 대통령을 단독 진료한 적이 있다고 확인했다. 세간에 떠돌던 비선 진료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김 전 자문의는 “임명장을 받기 전부터 저는 자문의라고 얘기를 들었었다”며 “(자문의 위촉 전) 두 번인가 세 번으로 진료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시인했다. 그는 “라이넥이라는 태반주사를 피하주사했다”며 “(청와대에서) 연락이 와서 (대통령이) 불편하시다고 해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당시 보안검색을 했으며 부속실에서 직접 데리고 들어갔다”며 “직접 시술한 주사는 태반주사 3번이 전부였다”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혈액검사에 대해선 “면역 기능과 관련해 안 좋은 징표로 검사가 필요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 얼굴에 미용시술을 한 흔적도 공개됐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 얼굴에 멍 자국이 선명한 언론보도 사진을 제시했고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은 “필러 시술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원호 전 대통령 경호실 의무실장은 “시술 자체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신보라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는 필러시술 의혹에 대해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처치한 적이 없기 때문에 모르겠다”고 책임을 피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수사를 앞둔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독일에서 말맞추기를 한 증거도 폭로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개한 최씨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에서 최씨는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면 가방관계로 납품했다고 하지 말고 옛날 지인 통해 알았다고 하라”면서 고영태씨가 운영하던 가방회사인 ‘빌로밀로’를 언급했다. 이어 최씨는 “그냥 체육에 관심 있어 연결해줬다고 하고, 고원기획이나 다른 걸 하려다 도움 받으려 했다가 못 받았다고 나가야한다”고 지시한 내용이 밝혀졌다.
최씨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언론 인터뷰에 나선데 대해선 “큰일났다.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고 했다. “걔네(이성한 사무총장 등)들이 완전 조작이고 얘네들이 이걸 훔쳐서 했다는 걸로 몰아야 한다”며 “이성한도 아주 계획적으로 돈도 요구했다는 걸로 분리 안 시키면 다 죽는다”고 말맞추기를 시도했다.
한편, 3차 청문회에 불출석한 이영선·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선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