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취업대란

‘백수’들의 나라, 대한민국

2007-01-24     장정미 기자
희망찬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두 달째, 취업시즌이 돌아왔다. 계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취업시즌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조차 무안할 정도다. 지난 1월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315만 1,000명으로 2005년에 비해 29만 5,000명(1.3%)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2003년 3만 명이 감소한 뒤 2004년에는 41만 8,000명이 증가하였으나 2005년 29만 9,000명으로 30만명 아래 떨어진 이후로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전국 360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은 292만 6,622명으로 1980년의 62만 4,753명보다 약 4.7배 증가했다. 국민 16명 당 1명 꼴로 대학생인 셈이다. 지난 80년 인구 60명 당 1명 꼴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대학 졸업이 사회생활의 필수 코스로 잡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고학력 실업자도 증가했다. 지난 2003년에는 7만 3,287명, 2004년에는 8만 6,333명이 취업하지 못했으며, 2005년 대학 졸업생 26만 8,833명 중 7만 7,822명이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되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청년 실업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올해 역시 성장률을 4% 내외로 전망하고 있어 상황은 지난 2006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다.

취업은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

2학기 동안 입사지원서를 20여장을 썼다는 K대 경제통상학부 4학년 A씨(26)는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곳들 중에서 단 한군데만이 서류심사에 통과했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A씨는 “요즘 서류발표가 많이 나니 긴장이 된다. 학점과 토익 성적, 과외 활동 등의 점수가 다른 학우들보다 좋은데 왜 떨어지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한다. 미국과 대기업인 S사에서 인턴을 한 경력과 더불어 토익점수가 980점을 내세우고 있는 A씨는 “도대체 대기업의 서류 통과 기준이 뭔지 알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K대 경제통상학부 4학년 B씨(25)는 “지금까지 30여 장이 넘는 입사지원서를 제출했지만 5곳에서만 일차 서류 심사에서 통과했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그 정도면 그나마 괜찮은 정도”라고 평가했다. B씨 역시 “서류전형에서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지금은 서류통과에 신경 쓸 여유도 없고, 남은 일부의 적성검사와 면접시험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시즌이 돌아오고 있는 지금, 학생들은 일차 서류 전형 합격 혹은 적성검사 합격 통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C대학 토목학과를 수석(4.5점 만점에 4.48점)으로 졸업한 P씨(30)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입사지원서를 30군데 이상 넣어봤는데 좋은 소식이 없다. 계약직도 상관없다고 적어 넣다가 잠시 울컥했다”며 “눈이 높은 것도 아닌데 연락 오는 곳이 없는 걸 보니 경쟁자가 많은 모양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4년제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한 Y씨(23)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새해 첫날부터 이력서를 쓰는데 3시간을 보냈다”며 울먹였다. “학과 동기 20명 중에서 취업한 친구들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며 “이번에 취업을 한 친구들 중 대부분이 연봉 1200만원 정도나 그 이하를 받고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Y씨는 “언론에서 구직자의 기대수준이 너무 높아 사람 구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인사 담당자를 보면 그게 도대체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돈

올 2월에 대학을 졸업하는 여대생 O씨(24)는 “면접 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할 계획”이라며 “돈 없으면 취업도 하기 힘들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S대 4학년인 딸을 두고 있는 J씨(53)는 “작년에 어학연수는 필수라고 해서 큰 맘 먹고 2,000만원을 들여 딸을 호주로 보냈다”며 “경기가 어려워 등록금 대기도 벅찬데 취직비용이 혼수비용과 맞먹어 허리가 휠 지경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반면 취업 준비생 L씨(27)는 “취직시험에서 떨어져 본 사람만이 그 마음을 안다”며 “다소 돈이 들어도 외형적인 경쟁력을 갖춰 취직을 하는 수밖에 없다”말하기도 했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www.saramin.co.kr)이 구직자 641명을 대상으로 “올 한 해 동안 취업준비를 위해 지출하신 비용이 얼마나 되십니까?”라는 설문을 한 결과 일인당 평균 171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작년 하반기(154만 원)와 비교하여 17만 원 정도 증가한 수치다. 금액별로 살펴보면 ‘10~50만 원 미만’이 29.6%로 가장 많았고, ‘50~100만 원 미만’이 24.3%, ‘100~200만 원 미만’이 16.5%, ‘10만 원 미만’이 9.7%, ‘200~300만 원 미만’이 8.6% 등의 순이었다. 취업 준비 비용에 대해서는 ‘취업만 된다면 아깝지 않다’라는 의견이 36%로 가장 많았고,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26.5%로 그 뒤를 이었으나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스럽다’가 15.4%, ‘투자한 만큼 효과가 없어 후회된다’라는 의견도 14.5%나 나왔다. 앞으로 취업비용의 변화에 대해서는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92.2% 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 이유로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가 52.3%, ‘취업 전형절차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라는 답변이 21.3%, ‘사회에서 전문가를 원하기 때문에’라는 대답이 13.5%,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라는 답변이 12.4% 등 이었다. 한편, 취업을 위해 성형수술을 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57.4% 가 ‘없다’라고 응답했으나 ‘이미 했거나 할 의사가 있다.’라는 응답도 24.6% 나 되었다. 또 어학연수를 갈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수가 넘는 53% 가 ‘갈 의사가 있다.’라고 응답했으며, ‘이미 다녀왔다’는 응답도 12.6% 나 나와 많은 구직자가 어학연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사람인의 김홍식 사업본부장은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취업 준비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한다고 무조건 따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에게 맞는 취업준비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취업 포털 사이트 ‘커리어’에서 새 직장인 11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하기까지 취업준비로 모두 2~3천만 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어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사이가 35.7%,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사이가 30.1%의 순이었고, 5천만 원 이상 썼다는 응답자도 11%나 나왔으며, 심지어 1억원 이상(2.3%)을 쓴 응답자도 있었다. 졸업 후 취업을 하기까지 들어간 비용에 대해 77.1%는 취업과외를 이유로 들었다. 취업과외의 경우 주로 학원 수강료와 해외 연수비용이 대부분이었으며 학원의 경우는 토플, 토익 등 어학 학원 자격증 취득이나 IT 및 컴퓨터 관련 학원이 많았다. 그 다음으로 구직활동 기간에 대출경험이 38.5%를 차지했다. 구직활동기간에 평균 대출 금액은 632만원으로 이 같은 취업비용은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1.8년이 지나면 되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을 두 번 죽이는 기업의 횡포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취업난으로 인해 많은 구직자들이 취업을 위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일부 기업들 중에는 이러한 구직자들의 심리를 악용하여 고학력 미취업자들을 울리는 엽기·악덕 기업들이 있어 취업준비생을 두 번 울리고 있다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입사원 면접에서 최면술을 쓰는가 하면, 연봉 1,000만원에 중식비조차 지급하지 않는 회사도 있다. 경리를 뽑으면서 3개 국어를 요구하는가 하면, 운전사로 뽑아놓고 사무직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구직 사이트와 구직신문 등에 올라있는 이러한 내용의 구인광고는 가뜩이나 움츠러든 취업 준비생들을 더욱 비참하고 초라하게 만든다.
취업준비생 K씨(25)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채용정보를 알아보던 중, 모 기업체가 내건 기이한 면접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과거가 떳떳한 사람만을 채용하기 위해 20분간 최면 상태에서 질문을 하겠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 조금이라도 양심에 가책이 있는 사람은 아예 지원조차 하지 말라는 경고인 셈이다. K씨는 “신용있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기업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최면술은 지나치다”며 “최면술 면접 도중 지원자의 안전이나 프라이버시가 확실히 보장되는지도 모르겠다”며 기업주가 과연 취업준비생의 인권을 고려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E씨(28)는 인터넷으로 채용정보를 검색하다가 가슴 답답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일자리는 많지만 지원요건과 연봉이 터무니없는 경우가 많아 정작 지원할 곳은 거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고학력 미취업자가 늘어남에 따라 최근에는 월급 80만원의 단순 경리를 채용하는 곳에서도 영어와 중국어, 컴퓨터 고급 능력을 요구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뿐만이 아니다. 각종 자격증과 외국어 능력을 원하면서 주6일 근무, 연봉 1,000만원을 제시하는 황당한 기업체도 숱하다. 업무와 전혀 다른 일을 부수적으로 시키는 업체도 있다. 취업준비생 L씨(26)는 “사장 운전사를 뽑는다고 해서 지원했는데, 합격하고 나니 경리업무까지 추가로 하라고 요구했다”며 황당해했다. 하지만 취업시장의 수요가 한정되어 있는데 비해 공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취업준비생들은 기업들의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횡포에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눈이 높은 취업준비생의 배부른 고민쯤으로 치부하는 사회의 시선도 이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대학생 H씨(26)는 “취업난을 악용해 능력 있는 사람을 박봉에 마구잡이로 부려 먹고, 그 사람이 지쳐서 그만두면 또 다시 새로운 사람을 뽑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며 “불황을 틈 타 기업주들이 횡포를 부리는 같아 취업 준비가 더 우울하다”고 말했다.

취업난의 돌파구는 공무원?!

K대 자연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3년째 임용고시를 준비 중인 L씨(27)는 갈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립도서관에서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임용고시를 공부한다는 L씨는 “얼마 전 발표된 교사 채용인원 수를 보고 절망했다”면서“내가 준비하는 화학과목의 경우 2005년엔 15명가량 뽑았는데 2007년엔 1명을 채용해 임용고시를 계속 준비해야 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L씨는 “나처럼 교직이수를 한 학생은 학과에서 성적이 좋은 사람들인데, 교직 이수를 못한 친구들 가운데서 취직을 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내 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지고 언제까지 이 공부를 해야 할 지 내 자신이 밉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제 전국의 공공도서관에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특히 여대생의 경우 남성에 비해 일반 기업 취업률이 10%가량 낮다보니 더욱 공무원시험을 선호한다. 이미 공무원시험을 두 번 치렀다는 Y대 통계학과 4학년 K씨(23)는 “우리 과에 공무원 준비 안하는 여학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1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K대 사학과 3학년 M씨(23) 역시 “여자 선배나 동기가운데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 경우는 드물고, 교원이나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시험 준비가 고3 때 보다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M씨는 “오전 6시에 일어나 학원에 갔다가 자습하고 독서실 가는 게 하루 일과다”라며 “고 3때는 친구들과 잡담도 했지만, 이젠 밥을 혼자 먹을 때가 많고 온종일 말 한마디 안 할 때도 있다. 또 공무원 준비생들이기 때문에 모두 공부에 열중해서 그 분위기에 눌려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고 덧붙였다. 김기동 경북대 진로지원실장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경북대 재학생의 40%가 공무원 시험이나 임용고시, 행정고시, 사법시험 등 각종 국가고시를 준비 중”이라며 “최근 경제가 어렵고 일반 기업은 경쟁이 치열하니까 더욱 국가고시에 매달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열심히 지원서를 내밀다가 취업을 잠시 보류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미래 취업을 목적으로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사법시험을 4년 동안 준비하다가 6개월 전부터 일반기업의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P씨(27)는 “지금은 사실상 취업 포기자로서 6개월 동안 입사지원서를 쓰고 인·적성검사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만 낭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회사에서 인정해주는 자격증을 따는 게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라 생각하고 시간도 벌 요량으로 대학원 진학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취업대란의 부작용, NEET족, Freeter족


지난 2006년 비경제활동인구가 1,478만 4,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22만7,000명이 늘어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업자도 아니다. 실업자는 최근 4주 동안 구직활동을 했는데도 취업을 못한 사람인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4주 동안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다. 비경제활동인구에는 가정주부, 학생, 노인, 군입대준비자, 진학준비자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단순히 ‘쉬었음’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예년에 비해 3.2%나 늘어 이제는 128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는 1.2%증가했고 그 중 경제활동인구가 1.0%증가한데 비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6%나 늘었다. 이는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폭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도 모자라 이제는 이구백(이십대 90%가 백수)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실업률은 7.4%(2006. 11월 기준)로 전체 실업률(3.3%)의 두 배가 넘었다. 지난 2006년 11월까지 월평균 20대 취업자는 406만 3,000명으로 1984년 이후 가장 적었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에 매달렸다. 시간과 조직 생활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일본형 프리터가 아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한국형 프리터가 생겨났다. 또한 노령이나 장애가 있어 일을 못 하는게 아니라 노동력은 갖추었으면서도 취업의사가 없어 구직노력조차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사람이 자그마치 100만 명을 넘어 섰다. 경제침체가 장기화되고 성장이 둔화되면서 구직에 실패한 이들이 구직을 단념한 채로 그저 쉬고 있는, 말 그대로 ‘백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백수들의 증가는‘니트(NEET)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인 니트족은 15~34세 사이의 취업인구 가운데 미혼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가사일도 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며 무업자(無業者)라고도 한다. 취업에 대한 의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할 의지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실업자나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족과 다르다.

임기응변식의 대책이 악순환의 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주요기업 CEO 3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7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 정부의 2007년 최우선 경제정책 과제로는 ‘노동시장유연화 및 일자리창출’이 24.1% 으로 1위를 차지했고,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활성화’22.5%, ‘부동산가격 안정’15.7%, ‘정책투명성 제고를 통한 신뢰확보’13.6% 가 그 뒤를 이었다. 노동부는 올해 실업자, 대졸 미취업자, 비진학 청소년 등 취약계층 11만 명에게 3,803억 원을 들여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 같은 예산은 작년보다 466억 원 늘어난 것이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청년 실업난을 해소하고 산업기술인력을 개발하기 위한 2007년도 "이공계 미취업자 현장연수사업"에 1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임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취업난을 해결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으나 지금껏 커다란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지난해 정부는 30만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그쳤다. 연초마다 40만 개 내외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던 정부가 올해에는 그 목표마저 30만개로 낮추었다. 이 정도의 일자리로는 매년 새로이 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는 46만 산업 예비군을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게다가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의 75% 정도가 서비스업 분야지만 임금 수준이나 근속 연수에서는 모두 평균을 밑도는 사회·서비스업 분야이기에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함량미달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 줄어들다 보니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은 생계형 창업으로 나섰다가 빚만 진 채 폐업하는 악순환만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는 외환 위기 이후 재정을 동원하여 사회적 일자리를 공급하고 있으나 이는 청년실업률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이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가 왔다. 놀고 먹는 ‘백수’와 청년 실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활력을 잃고 미래 성장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의 청년들이 취업으로 인한 고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정부는 더 이상 임기응변식 대책을 제시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취업난에 대하여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될런지도 모른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