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최순실=키친 캐비닛’ 朴 표현에 “실망, 파렴치해”
[시사뉴스피플=전은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헌재 답변서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실망스럽다’, ‘황당하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지난 16일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26장의 답변서에 “최순실씨의 국정 관여는 사실이 아니고 입증된 바 없다. 관여 비율은 1% 미만”이라며 비선실세 최 씨를 ‘키친 캐비닛’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발언이다.
‘키친 캐비닛’이란 미국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측근들과 식사를 하면서 국정을 논의한 것을 두고 야당이 비꼬면서 생긴 단어로 ‘주방내각’이라고도 한다. 이는 대통령과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로 여론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며,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와 다르다. 최씨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한다.
19일 오전 열린 제46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이 이야기한 내용 중에 제일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최순실씨가 키친캐비닛이었다는 것이다. 제가 한참 웃었다. 최순실이 캐비닛이라는 말도 이해 안 된다. 무슨 캐비닛인가. 어느 분야를 전담하는가. 주로 프로포폴 전담 캐비닛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변명을 해도 이 사람이 쉐도우 내각으로서 어떤 전문성이 있기에 캐비닛이라는 말을 쓰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이 분은 키친 캐비닛이 아니라 키친 오퍼레이터,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조정자였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서 “(키친캐비닛 발언은) 후안무치한 이야기다. 대통령은 아무리 범죄를 지었건 잘못이 있어라도 좀 대통령다워야한다. 모든 국민이 알고 모두 백일하에 밝혀진 것을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대통령답지 못하다. 국민을 마지막 순간까지 실망시킨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화이트하우스버블, 키친캐비닛 등의 견강부회를 늘어놓으며 재벌 모금은 대가성이 없었고, 세월호 참사 당시 정상적인 근무와 업무지시를 했었다는 등 온갖 추잡한 궤변과 요설로 탄핵소추 사유를 회피하고 합리화했다”며 “이렇듯 상황에 맞지 않는 사례를 끌고 와 소모적인 정쟁을 촉발시키려하는 불순한 의도는 국민적 공분을 더욱 격화시킬 뿐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답변서 내용이 파렴치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으며, 재판부는 취재진의 재판사진 촬영을 이례적으로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