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노련 29대 위원장에 정태길 전국선망노조 위원장 선출
강한조직, 민주조직...화합하는 해상노련 만들 것
[시사뉴스피플=노동진 기자] 전국해상산업 노동조합연맹은 지난 1월 13일 마린센터 3층 국제회의장에서 제29대 위원장 선거를 갖고, 신임 위원장으로 정태길 전국선망선원노조 위원장을 선출했다. 정태길 신임 위원장은 “우리나라 7만 선원노동자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정 위원장은 30여 년간 선원권익을 위해 앞장섰으며, 2003년 전국선망노조 제5대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내리 5선을 했다.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부산시 산업평화상과 대통령 산업포장, 국토해양부장관 감사장 등을 수상했다.
소통과 단결...하나되는 해상노련으로
우리나라 해운업과 수산업이 위기에 몰렸다. 해운업의 끝없는 침몰은 결국 한진사태로 이어졌고 예상치 못했던 세월호 사고까지 터졌다. 뿐만 아니라 어획량 감소와 중국어선의 침범은 수산업의 존폐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곧 현업에 종사한 선원노동자들의 삶은 그야말로 폭풍앞의 촛불이 됐다. 이런 와중에 7만 선원노동자들의 대변자가 될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했다. 전국해상산업 노동조합연맹(이하 해상노련)은 신임 정태길 위원장을 필두로 새 체제 속에 연맹에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위기에 대처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졌다.
현재 해상노련은 전국상선선원노동조합연맹(상선연맹), 전국수산산업노동조합연맹(수산연맹) 등 3개 노조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이다. 1946년 출범 당시는 한 식구였지만, 2014년 위원장 선거 결과와 후속 처리에 문제 등에 따라 전국수산산업노동조합연맹(수산연맹), 전국상선선원노동조합연맹(상선연맹) 등 상위 노조를 만들어 활동해오고 있다.
신임 정태길 위원장은 “첫 째도 단결이며 둘째도 단결인데, 3갈래로 노조가 나뉘어져 있으니,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내외적인 어려움으로 선원노동자의 아픔을 달래고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예전처럼 다시 뭉쳐지길 기원한다”면서 통합에 적극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수산업이 매우 어렵다. 통합을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개인적인 갈등을 내려놓고 큰 틀을 봤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태길 위원장은 취임 후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임권 수협중앙회 회장을 만났다. 또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순직선원위령탑을 방문했다. 해양수산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 낸 순직선원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전임 위원장 및 고문 등으로 구성된 해노회 원로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광폭의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더 새로운 해상노련을 위해서다.” 이를 위해 ▼금어기 어선들의 생계수단 보장 ▼ITF에 대한 외교력 강화 및 전략적 접근과 한국노총 및 한국운수물류총련의 주도적 참여 ▼연근해 외국인 선원 도입시 업종별, 지역별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도입 등을 내걸었다.
국가가 책임지는 연금제도 도입돼야
“자원 하나 없는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발전한 데에는 선원노동자들의 역할이 컸다. 수출만이 살길인 국내에서 90%가 배로 운송된다. 하지만 선원들의 위상을 돌봐주는 곳은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선장이나 선원 부족으로 향후 전망은 더욱 어렵다는 사실이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이유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해상노련 정태길 위원장의 말이다. 실제, 마도로스가 인기 직종에서 사라진지는 오래 전이다. 해결방안으로 병역특례 제도를 도입했지만, 기간이 끝나면 하선이다. 결국 외국인 선원으로 대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태길 위원장은 “왜 공무원이 되려고 할까. 안정된 직장이라는 개념과 공무원연금과 같은 제도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익에 이바지하는 선원노동자들도 국가가 책임지는 연금제도로 가야 오늘과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인 선원 규모 유지를 위해 필수선박 및 지정선박을 현행 300척에서 보다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선원법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선원법 적용대상 선박을 15톤으로 확대해 근로기준법 적용도 제대로 받지 못한 선원들을 구제하는 등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선원관련 국제회의 유치할 것
선원들의 위상을 높이고 사회적인 인식을 높이는데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정태길 위원장은 “해상노련이 선원노동자들을 위한 단체이기도 하지만, 국익을 대변하면서 소위 ‘뱃놈’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 해양강국을 만드는데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선원관련 국제회의를 한국에 유치하고자 한다. 정 위원장은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선원관련 회의를 국내에 유치한다면 그 파급효과가 상당하다”며 “회의 참석 차 한국에 들어와서 관광과 쇼핑을 하면 내수경제가 살아나고, 국제회의를 가짐으로써 선원들의 위상도 제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정 위원장은 6월 마지막 주 금요일인 ‘선원의 날’에는 선원 및 가족이 참여하는 행사로 전환하고, 해상노련 70년사를 편찬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선원들의 공로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선원들의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무한한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알리는 ‘초중학생 바다체험’ 행사도 마련하고자 한다.
정태길 위원장은 “바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했다. 아직도 무궁무진한 가치를 갖고 있다”며 “바다에 대한 관심은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기에 국가의 한 영토로 봐야 한다. 이를 지켜줄 해양경찰이 한시바삐 부활하고 어부의 논밭을 일구어 후세에 기름진 터전을 물려줄 수 있도록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