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가 날카롭습니까?”

고객과의 의사소통으로 최고의 사운드를 제작

2007-02-26     정재우 기자
온라인 게임 ‘카발 온라인’에 사운드가 없다면 어떨까? 웅장한 음악과 다양한 효과음은 게임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 온라인 맞고 게임에서 재미있고 유쾌한 효과음들은 게임의 재미를 더해줌은 물론이고 생활 속의 유행과 각종 패러디를 낳기도 하는 등 게임산업에서 효과음향과 사운드의 역할은 막대하다.

사운드 디자인이란 광고나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각종 매체에 사용되는 소리를 만드는 일을 말한다. 디자인이라 함은 시각적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최근 멀티미디어, 인터넷 등의 비약적 발달로 다양한 분야에서 음향 효과와 사운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금의 컴퓨터는 오디오를 대체할 만한 사운드 재생능력을 지니고 있고 이는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방대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가 되었다. 사운드 디자인 기업 워크스페이스(www.workspace.co.kr)는 1998년 창립당시부터 붐이 일기 시작한 온라인 컴퓨터 게임의 사운드 디자인을 주력하여 제작을 시작했다. “당시 우리가 만든 사운드 디자인이 수록된 게임이 발표되고 그 중 많은 게임들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되면서 게임 업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워크스페이스의 이재동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사운드 제작사로 입지가 만들어 지기 시작했던 그 때를 떠올렸다. 컴퓨터 게임 산업은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분야다. 미국의 브리자드나 게임왕국 일본의 소니, 닌텐도, 코나미 등의 업체와도 견줄 수 있을 만큼 우리 기업들의 성장력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워크스페이스는 국내 게임시장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만의 게임 업체들로부터 게임사운드제작을 의뢰 받을 정도로 게임 사운드 업계에서 최고의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게임음악의 경우 영화음악의 그것과 매우 흡사합니다. 영화가 음악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거나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것과 같이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 자체의 분위기를 배경음악과 사운드에 많이 의존하지요. 공포영화에서 소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입니다. 그만큼 사운드의 중요성이 막대합니다.” 이 대표는 게임 사운드와 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지적했다.

유저의 스피커를 확보하라!
워크스페이스의 이재동 대표는 게임은 양방향 매체이기 때문에 게임의 사운드는 조작감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임은 실행자가 있고 실행자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반응하는 액션과 리액션이 명확한 매체입니다. 일방적으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는 차원이 아니지요.” PC의 모니터를 통해 구현되는 그래픽의 질감과 동작에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사운드는 생생한 현실감을 제공한다. 적절하게 화합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방해가 되거나 소음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이 대표는 “게임은 반복적인 매체입니다. 같은 단계를 반복하거나 다른 단계에 가서도 같은 조작을 반복하게 됩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길게는 같은 게임을 몇 년씩 즐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게임에서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사운드를 유저가 기꺼이 자신의 PC 스피커를 켜놓은 상태로 유지시켜 놓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라고 말했다.

녹음기 들고 산으로 계곡으로

워크스페이스는 시중에서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사운드 라이브러리에서 발췌한 사운드 사용을 최소화한다. 디자이너들은 직접 녹음장비를 들고 한 밤중에 깊은 산과 계곡을 오르고 스튜디오에서 실제 상황을 재연하며 각종 도구들을 활용해 음원을 녹취한다. “이렇게 채집되고 모아진 사운드들은 좀 더 현장감 있는 게임 배경 효과음향이 되어 유저들에게 웃음을 주고, 신비감을 주며, 현실감 있는 게임을 진행하게 도와줍니다.” 이 대표의 말처럼 진정 필요한 음원을 얻기 위해 시간과 비용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은 워크스페이스가 가지는 최고의 차별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남들과 차별화 된 사운드를 고객에게 제공해 더 큰 만족을 끌어내고, 디자이너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우리는 예술가이며 음악가라는 자부심을 가진 스텝들이지만 고객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철저한 비즈니스맨입니다.”라고 전했다.

브랜드파워 올리는 전문가집단

최근 워크스페이스는 A.I(Audial Identity)와 AUI(Audial User Interface)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기업들이 자사의 Brand Identity 구축의 요소 중 음향적 요소를 활용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사람의 기억과 인식은 시각적인 도구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요소를 활용할 때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에 브랜드파워를 부각시키는 데 사운드가 적절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워크스페이스는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경영이념과 기업의 문화, 기업의 비전 등을 사운드에 담는다. AUI는 제품을 접했던 광고를 통해 들었던 사운드와 동일한 컨셉의 심플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핸드폰의 경우 벨소리를 비롯해 메뉴버튼, 키패드를 누를 때 나는 소리들은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소리들이다. 워크스페이스는 이러한 AI와 AUI개발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대표는 “워크스페이스는 소리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10명 남짓한 디자이너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수십만, 수백만의 사람들이 늘 듣고 접하는 겁니다. 정말 엄청난 위안이자 위협이기도 하지만, 사운드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로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