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목소리로 영혼을 울리다
<스페셜 인터뷰> - 비토리오(Vittorio)
2007-03-27 신성아 기자
- [In The Hands of Love] 아시아 스페셜 에디션을 발표한 특별한 이유
작년에 유럽과 미국에서 발매한 데뷔 앨범 [In The Hands Of Love]를 아시아 지역에 처음 발매하게 되었다. 아시아 팬들은 매우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고, 그래서 아시아 팬들과의 첫 만남을 위해 스페셜 에디션을 준비했다. 한국의 경우, 어느 아시아 국가보다 가장 먼저 발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아 팬들에게 친근한 팝 넘버와 요즘 사람들이 즐겨듣는 그룹 푸시 캣 돌스(Pussy Cat Dolls)의 리드 싱어 니콜(Nicole)과 듀엣으로 새로 레코딩한 <You are My Miracle> 등을 수록했다. 그리고 좀 더 전 세계 팬들에게 친숙해 지기 위해 이름도 Vittorio Grigolo에서 Vittorio로 간소화 했다.
- 첫 데뷔 앨범이 나왔을 때의 감회
로마에서 8개월간의 작업 끝에 데뷔앨범이 완성되었다. 작업기간이 길었던 이유는 트랙 선정에서부터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팬들에게 음악 이상의 특별한 ‘무언가(something else)’를 선사하고 싶었다. 앨범 제목처럼 ‘사랑의 손’안에 팬들의 마음을 감싸 안고, 사랑의 메시지는 물론 내가 느끼는 평온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길 원했다. 그리하여 오랜 작업 기간 끝에 비로소 원하는 것을 담아낸 앨범이 완성되던 순간, 정말이지 그 자리에서 펄쩍 뛰고 싶을 정도로 기뻤다. 그리고 이 앨범이 나올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전적으로 나를 지지해주는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지해준 전 세계의 모든 팬들에게 감사한다.
- 자신이 생각하는 팝페라의 매력은
팝페라의 가장 큰 매력은 오페라에 무지했던 대중들에게 그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혹자는 팝페라를 하는 것이 정통 오페라에 대한 변절, 혹은 결별이라고까지 이야기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팝페라를 통해 사람들이 몰랐던 오페라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오페라는 엘리트 계층을 위한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해 대중과는 거리가 있었다. 사실, 정통 오페라 활동만 고집하더라도 큰 성공과 부를 거머쥘 수 있다. 하지만 제 아무리 오페라의 영웅이 되어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다 할지라도 그 영웅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극히 한정돼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팝페라야말로 이런 오페라 영웅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대단히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 자신의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다면
음악에 있어 어떤 절대적인 무언가가 존재한다거나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기 힘들다. 오히려 살면서 겪는 소소한 일상과 순간의 감정 하나하나가 모두 쌓여 음악에 영향을 끼친다. 가수는 인간들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담아 노래하는 사람이며, 노래를 통해 마음의 공감을 얻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음악이고 가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공감이란 것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가수는 최대한 진실 된 감정으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 때문에 다양한 경험은 가수의 감성에 있어 큰 재산이 된다. 그것이 슬픈 일, 기쁜 일,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이든 말이다.
- 앨범 활동을 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
작년 바르셀로나에서 있었던 무대에서 셔츠를 벗고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 젊은 여성 팬들이 찾아와 이제껏 나처럼 팝스타 몸(pop-star body)을 가진 테너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해 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웃음) 아마도 내가 기존 오페라 가수와는 매우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 음악에 대한 철학이나 추구하는 음악세계
나는 내 음악을 통해 사랑과 평온의 기운이 전달되길 바라며, 리스너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영감(Inspiration)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훌륭한 뮤지션의 음악들은 팬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는데, 나 역시 로비 윌리엄스, U2, 킨, 마돈나 등 훌륭한 뮤지션들의 음악들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발견하곤 했다.
- 일상생활이 궁금하다
혈기왕성한 내 또래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때 카레이서와 오페라 가수, 이 두 진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을 만큼 카레이싱을 즐기는 스피드광이고, 시간이 나는 대로 집에 특별히 마련한 전용 차고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 순간이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이다. 솔직히 나는 이태리 정통 오페라 가수들 이미지나 일상과 꽤 거리가 있는 편이다. 평소 청바지에 스니커즈를 신는 반면에 다른 오페라 가수들은 절대 이런 복장을 하고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는다. 더구나 여느 랩 가수 못지않은 보석(Bling Bling)류에 대한 유별난 애착 탓에 커뮤니티 내에서 ‘오페라계의 서퍼(sufer)’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한국 팬 분들의 많은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덕분에 지난해 먼저 데뷔 앨범으로 인사를 했었다. 이렇게 다시 아시아 스페셜 앨범으로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변치 않는 성원을 바란다. 더불어 여건만 허락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멋진 무대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싶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