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가 우세할 하반기 펀드 시장엔

삼성그룹주 펀드가 유망 펀드로 적합

2007-08-23     최정희 기자
삼성그룹주 펀드가 활짝 얼굴을 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관련 있는 IT주가 한 때 주춤하면서 대형주들이 전체적으로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DRAM 가격 상승으로 IT주가 회복세를 맞이해 삼성전자가 편입되어 있는 삼성그룹주 펀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대형주 펀드가 수익률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삼성그룹주 펀드가 하반기 유망 펀드로 꼽혔다.


코스피 지수 최고가 경신의 가장 큰 주역은 중형주였다. 대형주는 코스피 지수의 상승과 달리 주춤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형주들이 주춤했던 가장 큰 이유로 삼성전자를 꼽는다. 삼성전자 주식이 보합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대형주 전체가 빛을 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DRAM 생산을 늘려 초과 공급으로 가격이 하락한 데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DRAM 가격이 회복되면서 IT주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IT주의 긍정적인 전망은 곧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에 직접 투자하는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삼성그룹주 펀드인 한국삼성그룹주식형펀드의 경우 전기 및 전자 업종에 투자하는 비율이 전체 23.18%에 이르고 있을 정도로 IT주의 상승과 많은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 또 상반기 중소형주가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기 어려워진 점과 운용사들의 운용자금이 커진 점 등을 미뤄봤을 때, 하반기에는 대형주 위주의 펀드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얘기가 많다.

IT주 회복하면서 삼성그룹주 펀드에 빨간 신호
삼성그룹주 펀드는 세상에 나오면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주 펀드는 지난 2004년 7월 첫 선을 보이면서, 특정 그룹 상장 계열사만 편입한다는 점과 투자 대상이 삼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또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금유입도 독보적이었다. 같은 해 11월 나온 한국투신운용의‘삼성그룹적립식 주식 1클래식 A’의 설정액은 1조 9319억 원에 달해, 단일 주식형 펀드로는 국내 최대라는 이력을 남겼다. 현재는 약 2조 1478억 원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이후 비슷한 형태의‘한국부자아빠삼성그룹주식1’과‘한국골드적립식삼성그룹주식1’등 후속 펀드들이 나왔고, 현대와 SK 등의 그룹주 펀드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올 1월 2일에 설정된 삼성투신운용의‘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주식종류형 1A클래스’도 6월 초 설정액이 3000억 원을 넘어섰다. 또 이 펀드는 연초 이후 50.34%의 고수익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문제가 생겼던 점이 있었지만, 하반기부터는 IT경기가 회복되고 급락했던 반도체 값도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 삼성그룹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삼성그룹주 펀드를 관리하는 한국투신운용의 이영석 팀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삼성카드의 코스닥 상장도 큰 호재이며, 삼성전자, 생명, 전기, 물산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이 회사의 지분을 적지 않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유동성으로 분산투자 원칙 꼭 지켜야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가 상승이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펀드 고유의 유동성 위험은 높을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즉 펀드의 투자 대상이 삼성 그룹의 14~16개 정도의 기업으로 한정되다보니, 펀드 순자산의 10%이상을 동일 종목에 투자할 수 없다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상의 투자한도를 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타 펀드에 비해 유동성에 빠질 위험이 크다. 그로 인해 종목별 투자추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종목당 투자금액이 순자산의 10%에 근접한다든지 또는 단일 종목 보유지분율이 한도인 20%에 근접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도에 근접할수록 펀드의 수명이 다한 것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의‘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1클래식 A’의 경우, 시가총액 100위권 내에 해당하는 기업들에만 투자하고 있고, 펀드의 편입종목수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투자업종이 다변화돼 있어, 특정 섹터펀드에 비해 높은 분산투자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 펀드에 편입되어 있는 업종은 전기전자, 서비스, 유통, 운수장비, 화학 등으로 다양하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그룹 계열사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에, 대형주일수밖에 없고, 삼성그룹의 특정 그룹에만 집중투자하기 때문에 개별종목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그래서 펀드의 변동성이 크므로,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켜 투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되, 위험 회피 수준이 낮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높은 수익률에 비해 정통 주식형 펀드가 아닌 유행에 민감한 스타일 펀드라는 점과 삼성그룹의 이슈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