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時評] 프랑스,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참수(斬首)된 교사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프랑스 역사-지리학 중학교 교사인 사무엘 빠띠(47)가 10월16일 오후 5시경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30km 떨어진 이블린주 콩플랑 생토노린 학교 인근 거리에서 잔인하게 참수된 채 발견됐다.
샤르리 에브도(Charlie Hebdo) 주간지 기자들이 암살된 지 6년 지난 시점에서, 이번 끔직하고 야만적인 참수사건 역시 ‘표현의 자유’와 ‘이슬람 극단적 신성불가침’이 대립되면서 발생했다.
참수당한 사무엘 빠띠 교사는 평소 자신의 직업과 신념에 충실했고 특히 여론과 종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프랑스 사회는 근본적으로 자유를 바탕으로 어떠한 주제라도 끝없이 논쟁 할 수 있는 분위기를 허용하고 거의 무한한 ‘표현의 자유’가 지나칠 정도로 보장된 열린사회이다.
이 자유를 수호하려는 프랑스인들은 급진적 이슬람주의의 전략⦁우선순위⦁수단에 맞서 싸우기 위한 역대 프랑스정부들에 의해 시행된 정책들에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고 비판해 왔다. 이러한 비판과 논쟁은 피할 수 없으며 모든 민주사회에선 필수적이다.
실제로 프랑스정부의 정책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사무엘 빠띠 교사는 ‘생각하고, 말하고, 쓰고, 그릴 수 있는 기본적 표현의 자유’를 제자들에게 가르치다 광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어린 18세 소년의 칼에 미리 모의된 방식으로 잔인하게 참수 당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는 프랑스 공화국의 건국 가치 중 하나이며 프랑스의 역사, 정체성, 문화의 핵심이다. 동시에 프랑스 자유정신과 충돌하는 외부의 공격도 만만치 않는 불안한 자유의 조건이기도 하다.
즉, 이러한 자유를 근간으로 한 프랑스사회는 지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았다. 2015년 11월 13일 테러리스트들이 파리의 바따끌랑(Bataclan) 극장과 몇몇 카페의 테라스를 공격했고 2016년 7월 14일엔, 니스에서 불꽃놀이를 보러 온 가족들이 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테러리스트들의 공격목표는 바로 프랑스인들의 자유였다.
프랑스인들은 일상화된 테러 위협 속에 살고 있지만, 경찰이 막지 못하는 테러가 빈번해지면서 시민의 자유는 취약해지고 보호해 주지 못하는 공권력에 대한 강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이번 참수테러사건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기 위해 프랑스의 9개 도시 지역에 통금시간이 시행되기 직전에 발생했다. 엠마누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보건위기와 이번 참수테러사건에 직면하여 프랑스인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우리는 함께 이 위기를 극복 할 것이다.”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 그들은 우리를 분열시키지 못할 것이다.”
지난 2015년 1월11일, 언론인, 경찰관 및 프랑스유태인들을 향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분노한 수백만 명의 프랑스 국민이 거리로 나가 테러를 규탄했던 대규모 시위는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자유’의 가치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금, 보건위기와 테러로 인한 자유의 위기에 직면한 프랑스인들은 다양한 출신성분⦁다양한 의견⦁모든 종교에 관계없이 그들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체 의식과 연대의식이 그 어느 때 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