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계의 세계화, 대중화를 위하여

대중이 함께하는 전시문화 조성

2007-10-26     최수정 기자
얼마 전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템페라(수채화) 가운데 실재와 소재가 파악된 세계 최초의 그림인‘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을 한국인이 소유하고 있음이 밝혀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작품은 최근 세계 미술품 애호가들로부터 3억 달러(약 2천 8백억 원)라는 경이로운 금액을 제시받으며 다시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천문학적인 액수는 지난해 국내 미술품 거래규모(약 3천억 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미술계가 활황을 띠면서 그림에는 무관심하던 주부들이나 직장인들이 속속 미술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술품을 재테크의 새로운 수단으로 인식하는 일명‘아트테크’ 혹은‘아트펀드’가 뜨고 있다. 이 같은 미술시장의 성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 미술시장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오래전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뉴욕 소더비에서는 피카소의 1905년 작품인‘파이프를 든 소년’이 1억420만 달러(약 천 2백억 원)에 낙찰되며 경매가 1위 기록을 경신해 화제를 모았다. 국내 미술시장 역시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금년에 예상되는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무려 6천 억 대로 작년보다 두 배나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국내 미술시장의 확대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품의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야말로 투자자들의 주 관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헬리오아트 한혜욱 대표는“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지닌 작품에 투자하는 안목이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전시를 둘러보며 안목을 높이고,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벽에 걸어두고 내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미술품에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며 초보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대중이 스스로 찾아오는 재미있는 전시 기획
(주)헬리오아트는 지난 2006년 설립되어 세계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시기획과 작가 발굴, 작품판매 및 대여 등을 통해 국내 미술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수준 높은 해외전시와 해외작가들을 국내에 유치시킴으로써 대중들이 보다 폭넓은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세계시장에 소개하며 국내 미술계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대표는“언론을 앞세운 대형전시 위주의 전시문화는 국내 미술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중은 스스로 다양한 전시를 찾아다니는 훈련을 할 수 없게 되며, 미술품을 바라보는 안목을 기를 수 없다. 따라서 미술계가 앞장서 보다 많은 것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전시의 다양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주)헬리오아트는 재미와 현재성이 있는 다양한 전시 기획을 통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찾아와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전시문화를 조성해가고 있다. 헬리오아트의 2007년 첫 번째 기획전으로 9월 30일까지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린 <누보팝 Les Nouveaux Popo>전 역시 보다 대중들에게 다양한 것을 보여주고,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맺어진 결실이었다.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누보팝 Les Nouveaux Popo>전은 지난 80여 일 동안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매일 천명 이상의 다양한 연령층이 다녀갈 정도로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팝은 누구나 편안히 접할 수 있는 쉬운 예술이다. 우리의 일상을 미술 속에 담아낸 것이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현대 미술이다. 현실성, 대중성, 현재성이 짙은 팝아트를 국내에 새롭게 선보이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미술계의 현재성을 파악할 수 있는 무척 특별한 의미의 전시였다”고 평가했다.

국내 미술교육의 세계화에 앞장설 것
(주)헬리오아트는 국내 미술교육의 세계화를 위한 교육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6년 5월 프랑스 파리의 샤르팡티에르 재단과 한국분교설립의 계약을 체결해 내년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샤르팡티에르 재단은 순수미술교육의 아카데미 그랑 쇼미에르(서양화, 뎃생, 크로키, 조각)와 실용미술교육의 아카데미 샤르팡티에르(디자인, 시각디자인, 실내건축디자인) 대학으로 프랑스 파리의 미술교육재단이다. 파리 국립미술대학교를 졸업하고 파리1대학 팡데옹-소르본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한 대표는“전통중심의 교육과 오픈 아뜰리에 교육을 병행함으로써 대학교육과 평생교육의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보다 창조적인 교육으로 미술계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고, 현재 활동 중인 국내 미술가들에게는 작업을 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예술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이 형성되었다. 앞으로는 대중들에게 보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미술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미술계가 나서야 한다. 한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작품의 작가가 나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보고 즐길 수 있는 미술품을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국내 미술시장은 더욱 성장하고 대중화될 것이다.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