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열정 펼쳐

'낭만주의 시대'의 감성을 지닌 피아니스트

2007-12-05     양소의 기자

19세기 서양의 낭만주의 시대는 피아노의 시인· 피아노의 마음· 피아노의 혼이라 불리는 쇼팽을 비롯한 많은 감성파 작곡가들이 활동하던 시대였다.“낭만주의 음악이 음악의 본질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음악은 연주를 통해 예술가의 감정을 표현 하는 게 아니에요. 낭만주의는 자신의 감정에 가장 충실하다는 점에서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사조인 것 같아요. 저는 피아노를 통해 저의 감정을 청중에게 전달하려해요.”


예술가의 꿈을 안고 만난 피아노
음악가이며 교육자이기도 한 김교수가 처음 피아노를 접하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다고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린 시절 기본적으로 피아노를 배우듯 5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예술가’라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 그래서 성악, 피아노, 미술을 공부하고 있었다. 예술가가 꿈이다보니 예원 학교의 진학을 위해 전공을 택하여 일찍 부터 집중적으로 공부를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김교수가 어느 예술 활동보다도 가장 좋아했고, 또한 충암콩쿨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재능을 보인 피아노를 전공으로 삼았다. 이때부터 김교수는 음악에 빠지게 되었고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예원실내악 콩쿨에서 금상 수상, 세계일보 콩쿨에서 입상을 하며 실력을 평가 받았다. 한편 서울예고 시절에는 피아노 트리오 활동을 하며 부지런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녀의 음악적 재능을 아낀 은사 변화경을 만나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유학시절

다른 예술가도 마찬가지이듯 피아노니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따라서 트레이닝을 맡아주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김교수는 음악에 재미를 붙이다가 음악의 깊은 멋을 찾아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미국에서 음악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그것은 변화경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부터 시작 되었다.“피아노는 서양음악이기 때문에 어쩌면 유학은 당연히 가야하는 길이었죠. 처음으로 집을 떠나 독립을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점과 혼자 생활을 하다 보니 공부와 연습만 반복할 수밖에 없던 환경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특히 유학을 통해 변화경 선생님을 만난 행운으로 실력을 많이 쌓을 수 있었죠. 변화경 선생님은 음악에 모든 것을 걸고 사는 예술가의 표본이셨어요. 저도 그 분과의 만남을 통해 예술 애호가에서 예술가로 거듭난 것 같아요.”

김선정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 그녀 스스로를 음악에 고립시켰다. 그녀는 마치 피아노를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피아노에 몰두했다.

김교수는 New England Conservatory of music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University of Hartford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재학 시 Teaching Assistant로 활동하였다. 다수의 독주회 및 NEC Contemporary Music Festival, Corso International De Piano 등 페스티벌에 초청되었고, 서울 심포니오케스트라와의 협연무대도 가지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며 유학시절을 보냈다.

연주활동을 통해 예술가로서 발전도 하면서 교수로도 활동
“교수라는 직업은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다행히 저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일이 저에게 잘 맞고, 연주활동과 공연을 통해 예술가로서 발전도 하면서 연구 활동도하고 학생들도 가르칠 수 있어 기뻐요. 학생들이 제가 가르친 것을 잘 습득하여 발전해가는 모습을 봤을 때 보람을 느끼죠. 또한 학생들이 저를 통해 잘 배운 것을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인으로 나아가 자기 자리를 확실히 찾았을 때 내 일보다도 더 뿌듯함을 느껴요”라며 교수로서의 보람을 전했다. 한편“학생들에게 이미 존재하고 있는 그들 자신의 예술적 능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주 기회도 많이 주고, 실력향상을 위해 이끌어주고 싶은데 열심히 하지 않을 때면 회의가 느껴지기도 해요.”라며 이상에 비해서 현실은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음악은 반복훈련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학생은 대입 전 까지는 높은 교육열 덕분에 탄탄한 기본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본기로 다져진 재능이 대학에 와서 예술가로 발전하지 못하고 졸업 후 예술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경우를 더 많이 보게 된다. “우리나라도 대학에서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학생들 또한 아직 발전 가능성이 많으므로 더욱 자발적으로 열심히 공부해야죠.”

 “제가 어린 시절부터 믿고 있는 것이 하나 있어요. 세상의 모든 것은 사라질 수 있는데 꼭 한 가지 사라질 수도, 누군가에게 뺏길 수도 없는 것이 있죠. 그것은 내 머리 속에 있는 나의 지식이에요. 나의 직책인 예술가와 교수라는 직업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지식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직업이고, 이 때문에 나는 가장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가 양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개선과 지원 필요
서양의 예술인 양성을 위한 교육환경은 철저한 실기 위주의 교육을 한다. 어린 시절부터 탄탄히 피아니스트 훈련을 하고, 대학도 실기가 뛰어나고 가능성과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위주로 선발한다. 하지만 일단 대학에 입학하면 실기에 있어서나 학과 공부에 있어서도 더욱 집중적으로 교육시킨다. 따라서 지식과 실력을 갖춘 예술가로 성장하는 길을 열어준다. 이와 반면에 우리나라는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소화해야 할 공부의 비중이 너무나도 크다. 특히 예술가의 길을 갈 학생들은 학교 공부와 실기를 병행해야 하는데 학과 공부의 비중이 너무 크다보니 실기 공부의 시간은 부족하다. 그렇다보니 어려서부터 습득해야하는 실기의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입이라는 틀에 맞춰져 있는 환경은 획일화 된 것을 요구하고 있는 추세이다. 입시 곡들은 대부분 자기에게 맞는 곡을 얼마나 잘 연주하나 하기 보다는 대곡을 선호하고 획일화 된 선곡을 하며, 예술가로서의 감성 표현보다 학과공부와 대곡의 훈련 정도로만 실력을 평가받는다. 김교수는“우리나라의 예술가 양성을 위한 교육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술가의 감성을 키워주고 실기 위주의 교육의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며, 대입도 실기위주로 갈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해요.”라고 전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예술인들을 위해 공연문화의 발전과 무대의 질 개선, 공연장의 지원도 요구된다며 정부의 지원과 투자, 활성화가 이루어져야한다고 전했다.

음악은 ‘이 길만이 오직 나의 길이다’라고 생각해야 할 수 있는 것
김교수가 지금의 피아니스트가 된 것은 천재적 음악가여서가 아니다. 천재적 음악가란 극히 드물다. 물론 음악은 음악적 재능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반드시 노력이 더해져야 훌륭한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수월한 연주는 반복, 반복을 통해서만 나옵니다. 예술은 노력의 산물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김교수는“음악이란 본인이 원하지 않는 다면 갈 수 없는 길이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그리고 만약 정말로 이 길이 나의 길이라 생각한다면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피아노를 첫째로 생각하십시오.”라고 말했다. 김선정은 특별하지 않고 평범하게 피아노를 시작했다. 하지만 예술가로서의 끼와 감성, 그리고 재능이 있었다. 여기에 예술가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잘 배웠고 끊임없이 훈련과 연습을 반복하여 오늘날의 총망 받는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김교수는 세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겸손한 마음으로 더욱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순수한 감정에서 나온 노력이다.

연주할 때는 최대한 오버해라
김교수는 연주할 때는 감정과 열정을 최대한으로 표현하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김교수의 피아니스트로서의 음악철학은‘음악은 항상 즐거워야한다’는 것이다.“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도, 감상하는 사람도 음악을 즐겨야 해요. 음악은 소리로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로서 세계의 공용어죠. 따라서 연주가는 자신의 연주를 통해 언어가 아닌 소리로 전 세계의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해요. 그런데 실제로 연주가가 음악으로 표현하는 감정을 관객은 절반도 전해받기 힘들어요. 따라서 최대한 연주를 통해서 그 음악의 의미를 전달해 주기 위해서 더욱 풍부하게 감정과 열정을 표현해야 해요.”라고 전했다.

피아노를 위하여 피아노에 혼을 불어 넣다

연주가들 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너리즘이나 혹은 안이함을 그녀에게서는 찾을 수가 없다. 김교수는 활발한 연주활동을 통해서 국내외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체코 프라하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클레식 전용 연주홀이 두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지난 5월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독주회를 하였던 루돌피눔의 드볼르작홀이고, 다른 하나는 Municipal House의 스메타나홀이다. 이 스메타나홀은 프라하시립교향악단이 상주하고 있으며 매년 세계적인 솔리스트 및 지휘자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바로 이 스메타나홀에서 김선정이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서 당당히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휘자 알렉산더 아폴린이 이끄는 체코필하모니 챔버오케스트라의 초청으로 한국의 피아니스트로서 김교수가 초청되어 모차르트 협주곡21번 C major를 연주하여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날 연주회의 기회를 맞은 Art Production Praha의 밀란씨는 “이런 좋은 기회를 통해 한국과 체코의 좋은 문화교류의 기폭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언어와 방식은 달라도 음악을 통해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 수 있어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달 10월에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피아노 독주회에서 보여준 감성적이고 열정적인 연주는 탁월한 기교와 화려한 연주였다는 평을 받았다. 향후 김선정은 2008년 이태리 시칠리아섬에서 개최되는 “Messina International Chamber Music Festival"에 초청되어 Solo Recital을 가질 예정이며, 그해 6월에는 North Czech Philharmony Orchestra와 그리그 피아노협주곡 협연, 8월에는 러시아 상태스페부르크에서 쇼팽 피아노협주곡 협연이 계획되어 있다. 또한, 2009년 폴란드에서 쇼팽 피아노협주곡 1,2번을 녹음하는 등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 김선정은 피아노를 연주할 때에 특별한 징크스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공연 당일 날의 리허설만큼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항상 연습을 실전처럼, 실천을 연습처럼’이란 생각으로 연습할 때나 실제로 공연을 할 때나 열정을 다 쏟아내기 때문에 당일 날 리허설을 하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어 실제 공연에서는 역량을 다 발휘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정과 감성이 연주회를 찾은 관객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한국을 빛낼 예술가로서 그녀를 주목한다. 그녀는 음악에 대해 감정과 애정이 깃든 애착을 가지고 있다. 피아노를 처음 접하기 시작한 때부터 피아니스트로, 교수로 활동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적으로 음악에 열중하고 있고, 그녀의 시간들을 음악에 바치고 있다. 그리고 무대에서 자신의 감정을 열정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음악은 내게 공기처럼 나는 항상 음악에 둘러 쌓여있어요. 내가 잠시 휴식을 취할 때도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도 음악은 내 속, 내 주위, 어디에나 있죠. 파아노를 처음 만난 때부터 음악은 내가 숨 쉬는 공기였어요.“음악이라는 행복한 중독에 빠져 있다는 김선정의 혼을 담은 피아노 연주가 더욱 빛을 발해 한국에도 낭만주의 시대가 열려 피아노의 전성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NP

이력사항
1991 예원 실내악 콩쿨 금상
1991,5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호암 아트홀)
1992 세계일보 콩쿨 입상
1993-1994 서울 예술 고등학교 피아노 트리오 활동
1996-2000 New England Conservatory 피아노 트리오 활동
1999,10 "Baroque Concert series" 에 학력
1989-1995 예원학교, 서울 예술 고등학교 졸업
1995,9-2000,5 New England Conservatory of Music 학부 졸업
1999,9-2002,12 동대학원 석사 졸업
2001,9-2002,12 University of Hartford 박사과정 수료

연주 및 콩쿨경력
1985 충암콩쿨대상
1999,5 Williams Hall, 독주회 (Boston, U.S.A.)
2000,3 "NEC Contemporary Music Festival" 에서 독주
2000,6 Corso International De Piano 참가
2001,5 Brown Hall, 독주회 (Boston, U.S.A.)
2001,6 예술의 전당 Recital Hall, 독주회
2002,6 Seminas De Musica Do Estoril 참가
"Concert of Honored Students" 독주회 (Estoril Centro Escolar Hall, Portugal)
2002,7 "Mozart Festival"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예술의 전당)
2003,10 "October Music Concerts" 에서 독주(Millard Hall, U.S.A.)
2004,6 "Corso International De Piano" 에서 독주
2006,7 귀국 독주회 (금호 아트홀)
2007.8 체코 스메타나홀 협연
2007,10 독주회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지도경력
1999-2001 New England Conservatory 에서 Teaching Assistant로 활동
2000,6 Corso International De Piano에 Secondary Teacher로 참여
2001-2002 University of Hartford 에서 Teaching Assistant로 활동
2002,6 Seminas De Musica Do Estoril에서 Teaching Assistant로 참여
2005-2006 명지대학교 출강
2006 계원 예고 출강, 명지 콘서바토리(서울) 객원 교수
2007- 현 용인 대학교 전임 강사

장학금 수여
1999-2001 New England Conservatory 에서 Assistantship 수여
2001-2002 University of Hartford 에서 Academic Scholarship, Hartt Performing
Art Scholarship, Assistantship 수여

사사
강교실, 고중원, 안소연 (한국)
변화경 (학사 및 석사)
Luiz De Castro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