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역사의 재발견 - (사)고려역사선양회>

2007-12-07     우제길 기자
고려역사를 수놓은 이들의 덕업을 현창
“역사 속에 새겨진 고려의 통일정신문화 재인식”


왕건(王建)이 신라 말에 분열된 한반도를 다시 통일하여 세운 왕조인 고려(高麗)는 그동안 삼국시대와 조선시대의 징검다리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고려시대는 청자와 인삼, 팔만대장경과 직지심경 등 그 어느 시기보다도 문화적으로 풍요롭고, 백성들의 자부심 또한 강했던 때였다. 이처럼 자주적인 역사를 이뤄낸 고려의 참모습을 발견하고자 설립된 (사)고려역사선양회를 집중 조명한다.


지난 8월, 고려 역사를 재조명하고 충·공신을 알리기 위한 고려통일대전이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 건립됐다. 고려시대 때
성(姓)을 받은 120여개 문중으로 구성된 (사)고려역사선양회(http://www.koryo.or.kr)는 1995년부터 추진 중인 고려통일대전 1차 사업을 마치고 준공식을 치렀다. 통일동산 4만1천200㎡에 조성된 고려통일대전은 왕들의 위패를 모신 정전(正殿), 충신과 공신의 위패를 모신 충·공신각(忠·功臣閣), 능지기가 거처하는 장소인 수복방(守僕房), 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려통일대전은 토지공사의 부지조성 비용 85억 원, 도비 35억여 원, 선양회 부담금 등을 포함해 모두 157억 원이 투입됐다. (사)고려역사선양회 차화준((車和俊·전 경제기획원 차관) 총재는 “정전에 고려 태조 왕건 등 역대 제왕과 고려를 빛낸 문무제현들의 위패를 봉안한 뒤 대제를 지낼 것”이라 전했다. 전시관에는 고려 역대 인물들의 문집, 유명 서화, 금석문 탁본 등 유물과 각 문중의 족보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차 총재는 “민족포용과 화합의 고려통일 정신을 오늘의 현실에 접목시키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추진했다”며, “앞으로 고려통일대전이 평화적인 남북통일의 위업을 이루기 위한 도량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위대한 고려의 통일정신을 계승한다
통일동산 사업은 1989년 노태우 정부 시절 통일 시대를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시작 되었다.당시 남북한 교류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구상들이 나왔고 한민족공동체가 제시한 ‘평화시 건설 구상’의 하나로 육군 중장 출신이며 토지공사 사장을 역임한 유근창 고문이 추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권 교체 이후 사업은 토지 분양이 저조하고 민간 자본 유치가 어려워지자 행정 관청이 사실상 손을 놓았다. 이처럼 지지부진해졌던 고려통일대전 건립 작업이 활성화된 것은 2002년 3월 차화준 전 의원이 선양회 3대 총재에 부임한 이후다. 차 총재는 선양회 임원진, 학계 전문가들과 상의해 당초 확보한 부지에 고려통일대전 뿐 아니라 고려역사관까지 건립해 공익성을 더욱 살리도록 계획을 변경했다. 또한 ‘고려역사관 및 고려통일대전 건립 기본계획 보고서’라는 책자까지 발간한 그는 “우리 성씨들의 시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90%는 고려시대의 인물들로 몇몇 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성씨들의 족보와 본관이 고려시대부터 시작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조인 고려시대 인물들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부 등으로부터 예산을 확보해 고려역사관 건립 및 테마공원 조성 등 2차 사업을 추진할 예정인 차 총재는 “박정희 정권이 이충무공과 세종대왕 현창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그동안의 역대정권은 신라·백제·조선조 문화권 복원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실시해왔다”며 “하지만 한국역사의 허리인 고려조 475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표상사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우리가 통일을 지향한다면 자주통일을 이룬 고려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선양회 측에 따르면, 태조 왕건을 비롯한 고려시대 왕과 공신들을 모신 숭의전이 경기도 연천에 있긴 하지만 이는 고려 충신들을 척살한 조선 왕조가 태종 때 민심수습용으로 만들어준 초라한 건축물이며 일반인들은 존재조차 모른다고 한다.

고려사의 총본산이 될 파주 통일동산 고려대전
고려 역사관과 통일대전의 건립은 통일을 대비해야 할 시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상당하다.
고려역사에 정통하고 꾸준히 고려를 연구하며, 고려역사선양을 위해 중추적 역할을 다하는 유근영 부총재는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는 외세에 대한 자주성뿐 아니라 안으로는 융화정책을 펴 국민들을 화합시켰다”며 “북한을 마주보고 있는 파주 통일동산에 통일과 융화를 상징하는 고려 역사 기념물을 짓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선양회측은 고려 역사관과 통일대전이 상품가치도 높다고 주장한다. 자유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어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역사관이 완공되면 훌륭한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국가 예산으로 역사관과 통일대전이 완공되면 소유ㆍ운영권을 파주시나 경기도로 넘길 계획인 선양회 측은 매년 한 번 통일대전에서 고려 성왕과 공신들을 기리는 제례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에서 할 일을 문중들이 발 벗고 나서 시작한 게 아쉽긴 하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 완공해 줬으면 한다.” 유 부총재는 “앞으로 경내에 역사관을 건립하고, 고려테마공원을 조성하여 숭조애족과 자손구애의 도의문화를 이루는 교육의 지표를 세우고자 한다”며, “역사적 대업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온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이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파주 통일동산은 고려 역사의 모든 것을 배우고 학습할 고려사의 총본산이 될 것”이라고 밝힌 유근영 부총재에 따르면 역사관은 고려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고려사 전공 학자들을 위한 자료실 등 연구 공간이 들어선다고 한다. 이밖에 고려사 연구소, 고려문화재연구소 등 부속 기구를 설치하여 고려사 연구의 산실로도 활용될 예정이며, 고려사 관련 각종 학술대회를 열 수 있는 세미나 및 강연장도 갖출 것이라 한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