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과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교량역할 하고파”
탁월한 포용력 바탕으로 전국대학부총장협의회 회장 선출
2007-12-18 정주식 기자
산·학·연 걸쳐 폭넓은 경험바탕으로 뛰어난 대학경영능력 인정받아
1971년 서울대학교(화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미국Temple University 박사(유기화학)학위를 취득하고 1990년 귀국, 순천향대학교에 부임한 이윤배 부총장은 2005년 순천향대학교 교학부총장에 취임한 이후 지난 3년간 교학부총장임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산·학·연에 걸친 폭넓은 경험은 성공적인 대학경영의 밑바탕이 되었고 그러한 경험이 이번 전국대학부총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원동력이 되었다.
전국대학부총장협의회는 전국 4년제 200여개 대학의 부총장들이 1년에 2차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교육부 당국자와 교육현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교육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각 대학의 행정, 학사업무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KIST에서의 연구원경력과 미국기업체에서의 실무현장경험을 통해 R&D매니지먼트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는 한국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육성하는데 역할을 하고자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지만, 당시 순천향대학교 화공학과가 창설되는 시점에 맞물려 강단에 서게 되었고 올해로 18년째가 되었다. 이 부총장은 “그동안 나름대로 성실하려고 노력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한다. 학교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맡은바 업무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히며 취임소감을 전했다.
“학생들의 눈높이 맞춰 가까이 다가가야”
이윤배 부총장을 마주한 첫인상은 한마디로 ‘시원시원함’이었다. 남들보다 우렁차고 호소력 있는 그의 목소리는 듣는 이에게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일찍이 학창시절부터 시민사회활동에 발을 들인 그이기에 이공계출신이면서도 인문사회분야에도 매우 깊은 독서의 폭을 자랑한다. 특유의 호탕한 목소리로 학생들을 사로잡으며 역사와 상식을 가미한 그의 강의는 학교에서도 재미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 부총장은 교수가 학생들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말한다. “대중매체들이 소수의 문제 있는 아이들만 부각시켜 마치 모든 학생들이 그러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점이 안타깝다.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춰 대화해보면 모두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교수가 먼저 다가가 그들을 껴안으려고 하면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도(?) 정말 ‘껌뻑 죽는’다.”
특히,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보다 큰 관심을 쏟는 그는 자신과 마음을 열고 대화한 학생들이 군전역 후에 재수강을 해서 A학점을 받고 졸업후에도 감사의 e-메일을 보내 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최근에는 획일적인 필기시험위주의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이공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골든벨, 프리젠테이션 등 새로운 수업평가방식을 도입하여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 부총장은 “어떤 이유로 학교공부에 소홀했다가 교수에게 마음이 열려서 놀라운 학습 성취를 이뤄내는 학생들을 볼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다. 이공계에서는 발표수업이 안된다는 인식을 깨뜨리고 획일적인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시도한 새로운 수업평가방식이 좋은 선례가 되길 희망했다. 이같은 이 부총장의 각별한 ‘학생사랑’은 순천향대학교의 건학이념인 ‘인간사랑’이라는 큰 가르침과도 맞닿아 있다.
제도권과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 갖춰
지난 2002년 이후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갈등은 지난 5년간 소모적 논쟁으로 이어지면서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갈등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부총장은 단절되어 버린 양 진영 간의 대화채널복원을 우리사회의 시급한 과제라 걱정한다. 천안아산 환경운동연합 창립의 주역으로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고교시절부터 활동해온 흥사단의 투명운동본부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는 등 교육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그는 “다소 상반된 입장일 수밖에 없는 제도권과 시민사회에 함께 몸담고 있는 것이 단절된 양 진영의 대화채널을 복원하는데 작은 실마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그러한 역할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고 싶다 밝혔다.
이 부총장의 호탕한 목소리가 제도권과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통합의 목소리로 세상에 널리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본다.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