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소리를 부르고, 소리는 춤을 부르네...’

‘승무’ 종교를 넘어 대중을 아우르는 예술로 승화시키다

2007-12-28     최성욱 기자

승무(僧舞)는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춤으로 흰 장삼위에 흰 한삼과 붉은 띠 모양의 가사를 매고, 머리에는 흰 고깔을 쓰는 혼자 추는 춤을 가리킨다. 승무는 유독 춤만이 돋보이는 완전한 예술형식을 지니고 있어 그 동작 하나하나가 매우 정교하고도 아름답게 다듬어져 있다.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우리 전통춤의 정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승무의 기원에 있어서는 불교의식무용 중 법고(法鼓)춤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 것과 민속무용으로써 황진이가 지족선사(知足禪師)를 유혹하려고 춤을 춘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다만 법고와 당악(唐樂)의 가락이 삽입된 것에서 불교적 기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이후 승무는 한성준 선생에 의하여 발전된 경기, 충청 승무와 이대조 선생에 의해 발전된 호남 지방의 승무로 나눠져 현재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세상 이치(理致)는 법(法)으로써 무한의 형(形)을 갖추고 그 법(法)의 형상(形象)이 큰 ‘몸짓’으로 장삼을 휘감고 돌아드는 춤, 승무.
묵(墨) 장삼 속에 갇힌 승(僧)의 고뇌가 허공을 울리면, 그 울림은 그대로 북 소리가 되고 마침내 법(法)의 희열(喜悅)을 받들게 한다.
승무(僧舞)는 법무(法舞)요, 진리(眞理)의 계(界)를 염원하는 ‘승(僧)’의 자태(姿態)를 닮은 형상이다. -----(박스로 따로 첫 번째 단락 시작되기 이전에 넣어주십시오. 각 발문 단락이 틀립니다. 띄어주십시오.)

춤사위로 전해지는 부처의 자비행

근대에 와서 불교는 대중화, 현대화의 이념을 바탕으로 대중불교를 표방하고 나섰다. 찾아오는 불교에서 찾아가는 불교로 현실에 맞는 변화를 통해 불교 전반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전기를 맞기 위한 노력이다. 이와 함께 지난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통불교예술의 명맥을 이어온 스님들의 활동이 종교를 넘어 대중의 영역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대전 현불사 법우 스님은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5호 ‘승무’ 예능보유자로 지역에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스님은 지난 11월 20일 전통춤 공연인 ‘춤은 소리를 부르고, 소리는 춤을 부르네...’를 통해 또 한 번 대중 앞에 섰다. 이번 무대는 승무 외에도 스님이 지난날 갈고 닦은 살풀이(이매방류), 축원무, 달구벌 굿거리춤(최희선류)과 승무보존회 회원들이 함께하는 비단 향 꽃 무, 허튼춤, 한량무 등이 어우러져 전통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때문에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는 풍성한 자리가 되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공연은 소외된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출발해 매년 수익금 전액을 결식아동 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자선활동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공연’은 소외계층을 위해 년 간 5회~6회 사회복지시설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전통춤 공연이다. 이외에도 스님은 공연 때마다 사회복지지원금과 학생장학금 등을 지원해 대중들에게 불교를 보다 가깝게 전하는 것은 물론 우리전통문화를 알리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법우 스님은“춤은 수행의 한 방법으로 말과 같이 춤사위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그 만큼 동작 하나 하나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공연은 대중들에게 한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고 전했다.

법우 스님의 ‘승무’ 춤 인생 40년
법우 스님은 승려가 되기 이전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 지난 30여년 춤과 함께 구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스님은 25세 때 출가해 김제 금산사에 머물며, 전주로 바라춤을 배우러 다닌 것을 시작으로 81년에는 상주권공(불교 제례의식)을 익히고, 88년 송암(松庵)스님에게 범패, 나비춤, 바라춤, 법고춤을 사사받고, 89년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승무, 살풀이 등 민속무용을 전수받아왔다.
한 차원 다른 스님의 승무는 업에 의한 고뇌와 해탈 등 내면의 감성표현을 잘 드러내는 불교의식무와 우리민족의 혼과 정신을 담고 있는 민속무를 두루 섭렵해 하나의 춤으로 풀어내는 승무의 정수를 선보인다. 춤사위가 깔끔하고 여성적이지만 힘이 넘치는 게 특징이며, 수려하지만 화려함이 아닌 소박함으로 다가온다. 승무의 본질인 한(恨)이 인간의 희비를 넘은 차원에서 극복되어진 자유와 애정의 경지로까지 승화시켜 감동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스님은“승무는 범패와 함께 불교를 대표하는 예술로 스님들의 마음속에 번뇌를 몸으로 표현해내려 하는 것이다. 때문에 누구보다 승무의 뜻을 잘 이해하고 이를 춤사위로 대신해 표현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한편 스님은 승무 이외에도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과 제50호 ‘영산재 작법 무’ 이수자로 우리문화예술원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전수해나가고 있다.
앞으로 스님은 불교와 민속예술을 아울러 순수하게 우리문화를 이어나가는 예술인으로서 서양문명에 비해 저평가된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NP 우리문화예술원(042-271-3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