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예술의 전당에서 무속(巫俗)공연 펼쳐내
무속을 종교를 뛰어 넘어 전통문화의 중심에 세워낼 터
2008-04-28 최성욱 기자
무속신앙은 지난 반만년 동안 우리민족과 함께해오면서 당시 시대상인 서민들의 풍습이 그대로 반영된 전통문화예술의 결정체이다. 그만큼 종교적인 이해를 떠나 우리문화유산으로서 보존가치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근대에 접어들어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이어 서구화,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오랜 기간 종교적인 박해와 함께 미신으로만 치부되던 무속의식이 최근 들어 전통문화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전통문화 보존·계승의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에서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는 등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서 대중들에게 무속의 의미를 올바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재)아시아전통성황굿연구원 이은숙 원장을 만나봤다.
전통문화지킴이 이은숙 원장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보이는 첫 무대인만큼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진행된 공연은 객석이 전부 매진될 정도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을 주관한 (재)아시아전통성황굿연구원 이은숙 원장은 대를 이어 신의 제자로서 삶을 살아온 유명 무속인이다. 그녀는 무속인이기 전부터 예술가로 소리, 춤 등을 두루 섭렵했을 정도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때문에 무속도 우리 전통문화의 한 부분으로 지역 예술상품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고 대중 앞에 당당히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공연을 마련하게 된 계기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원장은 지난날 (재)아시아전통성황굿연구원을 세우고 한국전통문화의 한 줄기인 무속에 대한 연구를 위해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성황굿을 발굴·복원하고 나섰다. 그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무속의 깊이 있는 재발견을 이끌었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지난날의 연구결과를 대중 앞에 발표하는 첫자리임과 동시에 다시금 대중들에게 무속의 의미를 일깨우는 중요한 무대인 것이다.
이 원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 8월 27일 오후 6시 30분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두 번째 공연을 준비 중에 있다. ‘성황굿 춤 예술제’라는 주제로 펼쳐질 공연은 앞으로 지역의 전통문화유산인 안산전통성황굿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무속이 종교적인 이념을 넘어 전통문화유산임을 알리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공연을 지역축제로 발전시켜 시민들에게 지역고유의 문화로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기회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공연의 수익금이 지역의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한 자금으로 쓰여져 시민들로부터 무속을 더욱 가깝게 하고 있다.
이 원장은 2007년 11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대한경신연합회와 함께 금강산 내금강 기도회를 개최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만인의 쉼터 ‘자연의 집’
안산시 월피동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이은숙 원장의 신당에는 각가지 고통으로 찾아오는 이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자연의 집’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사주, 관상, 신수, 작명 등 길흉화복을 점치고 공수를 내리는 것 외에도 누구나 제한 없이 드나들며 고민거리를 털어놓을 수 있는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는 신도 및 주민들의 곁에서 항상 함께하며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이 원장의 뜻이 담겨져 있다.
이 원장은 평소 주 2~3회는 전국에 여러 산으로 기도를 다닌다. 때문에 ‘자연의 집’은 주민들에 의해 개방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이 원장의 순수한 마음은 지역민들과의 두터운 신뢰와 존경으로 이어져 지역에서 이 원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무속인이기보다 이웃에 가깝다.
이 원장은“무속인이 것이 자랑스럽다. 무속인은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카운슬러 역할을 해나간다. 때문에 내가 가진 특별한 능력을 전통문화의 일부분인 무속을 알리는 일 외에도 평생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그들을 돕기 위한 노력들로 헌신하며 살아가겠다. 또 이와 같은 노력들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영리목적이 아닌 봉사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인 만큼 주변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며 많은 분들의 후원을 부탁했다.
앞으로 이 원장의 이러한 노력을 통해 무속인들이 음지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전통지킴이로서의 밝은 무속의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NP 문의(자연의 집 031-410-4493, 016-310-4493)
주요활동 및 약력
2003년 10월 세계 효 문화축제 공연
12월 전통의 향연 공연
2004년 3월 경기 전통 굿을 위한 공연
5월 한국민속촌 공개행사 한아름
6월 호국 영령을 위한 진오기 굿 공연
10월 경기 전통 굿 재연 공연
2005년 6월 화성 재인청 굿 춤사위(수원시 청소년문화센터)
7월 시립 양로원 공연, 안네스 집(전문양로원)공연
8월 수원 복지회관 감천장(전문양로원)공연
9월 경기 전통 굿 춤 한마당, 용인 인보마을(전문양로원)공연
서울 서초 노인복지마을(전문양로원)공연
2006년 5월 제2회 춘하추동 춤 한마당(수원시 제2야외음악당)
10월 수원 시립요양원 공연
11월 서울 은평마을(전문양로원)공연
12월 인보마을 공연
2007년 2월 안성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공연, 안산 봄맞이 굿 공연
3월 감천장 공연
4월 연꽃마을 공연, 제2회 경기 안택 굿 춤 한마당
6월 인보마을 공연
9월 안산 예술의 전당 공연
11월 제12차 한민족 화합 금강산 내금강 기도회
- 現 (재)아시아전통성황굿연구원장, 안산문화원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