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우주인 이소연, 지구로 무사 귀환
2008-04-30 장정미 기자
델핀 콜로메 주한 스페인 대사, 간암으로 별세
‘피아노 치는 외교관’으로 유명한 델핀 콜로메 주한 스페인대사가 1년여간 간암과의 투병 끝에 지난 4월 11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향년 61세로 별세했다. 2005년 7월 한국에 부임한 콜로메 대사는 지난해 암 판정을 받은 뒤 투병 와중에도 왕성한 외교, 문화활동으로 외교가에 큰 감동을 줬었다. 콜로메 대사는 1992년 고향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성화봉송 음악을 만드는 등 현대음악 작곡가로 명성을 떨쳤다. 그는 창덕궁 산책 중 나무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세 그루 나무(The Three Trees)’를 작곡하는 등 창작 작품이 80여편에 이른다. 2006년 주한 외국대사와 한국의 문인들이 참여하는 ‘서울문학회’를 창립하는 등 한국문학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현대음악 작곡가, 피아노 연주자, 무용평론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콜로메 대사는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바르셀로나의 한 음대에서 정식으로 피아노와 작곡, 지휘를 공부했다. 이후 현대무용에 관한 논문으로 마드리드대학에서 미학박사 학위를 땄다. 1976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그는 한국에 오기 전 필리핀 대사와 아시아ㆍ유럽재단의 사무총장을 지냈다. 스페인 대사관 관계자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며 직원들의 문병도 사절하는 등 병마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전을 보내 애도했다.
김영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세계 여성법관회의 부회장 선출
지난 3월 파나마 수도에서 열린 세계 여성법관회의(IAWJ) 이사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김영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IAWJ는 전 세계 87개국 4000여 명의 여성 법관으로 구성된 국제기구다. 김 부장판사는 2006년 한국의 여성 인권 향상을 강조한 이른바‘딸들의 반란’이란 명연설로 가입한 지 3개월 만에 IAWJ 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2010년 IAWJ 한국 개최도 이끌어냈다. 그는 최근 빈발하는 여성 및 아동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재판 과정에서 위축되지 않고 진실을 말하려면 여성의 관점에서 심리할 수 있는 여성 법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형사재판부에 여성 판사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져야겠지요”라며 여성 법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재 전국 판사 2300여 명 중 여성 판사는 21% 정도. 서울중앙지법에도 60명의 여성 법관이 있으며 성폭력 전담 재판부에 여성 판사 1명이 배치돼 있다. 김 부장판사는 “현재 국내에는 145명의 여성 판사들이 IAWJ에 가입돼 있어요. 이번 IAWJ 한국 개최를 계기로 여성 법관들이 기획력과 조직력을 키우고 국제적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신호범 미국 워싱턴주 상원 의원, ‘엘리스 아일랜드상’ 수상
신호범 미국 워싱턴주 상원 의원이 올해의 ‘엘리스 아일랜드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신 의원은 지난 4월 8일 “오는 5월10일(현지시간) 뉴욕의 엘리스 아일랜드에서 미국 이민자 옹호단체인 소수민족연대협의회(NECO)가 주는 엘리스 아일랜드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지난 1986년 제정된 이 상은 매년 미국 역사와 이민사회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시상되며 지금까지 제럴드 포드, 빌 클린턴 등 역대 미 대통령 6명을 비롯해 헨리 키신저, 밥 호프 등 저명 인사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 상은 미연방 상ㆍ하원에서도 인정돼 수상자의 이름이 기록된다. 엘리스 아일랜드는 뉴욕 허드슨강에 위치한 두 곳의 섬 중 하나로 초기 이민자들이 이 섬을 거쳐 왔기 때문에 미국 이민자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 상을 수상한 한인은 비디오 아티스트인 故 백남준씨, 로스앤젤레스 윌셔은행의 고석화 이사장, 설치작가 강익중씨, 뉴욕한인경제인협회의 정재건 회장 등이다.
오지 마라토너 안병식씨, 북극점 마라톤 한국인으로는 첫 우승
오지 마라토너 안병식씨가 지난 4월 1일 북위 89~90도에서 열린 42㎞ ‘북극점 마라톤’ 대회에서 4시간2분37초 기록으로 우승했다. 안씨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추운 경험은 처음이었고, 모든 것이 얼어버리는 냉동창고에 들어간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극한 추위에 견딜 수 있는 기능성 장비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고, 인간 한계를 절실히 체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당일 기온은 무려 섭씨 영하 29도. 전체 참가자 24명 가운데 17명만이 완주했을 정도로 험난했다. 키 170㎝에 몸무게 63㎏로 다부진 체격인 안씨는 세계적으로는 인정받은 오지 마라토너다. 마라톤 완주만 20회가 넘는 안씨는 다시 사막의 매력에 빠져 오지 마라톤 세계로 들어섰다. 2004년 국제아이언맨대회와 울트라 마라톤 완주를 시작으로 안씨는 세계 4대 사막마라톤에 뛰어들었다. 2006년 고비 마라톤 우승, 8월 아타카마 마라톤 4위, 11월 사하라 마라톤 3위 등을 차지하며 세계 3대 ‘죽음의 레이스’를 완주한 뒤 지난해 12월 남극마라톤 130㎞를 완주로 ‘4대 사막마라톤’ 꿈을 이룬 안씨는 북극마라톤마저 완주하며 세계 최고 철인에 이름을 올렸다.
컬럼비아大 김태완 교수팀, 알츠하이머병 발병원인 규명
한국 과학자가 주도하는 미국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의 기억과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경로를 밝혀냈다. 미국 컬럼비아대 김태완, 길버트 디파올로 교수팀은 지난 4월 6일 알츠하이머 병원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저중합체(올리고머)가 시냅스(신경세포 사이에 신호전달이 이루어지는 부분)에 장애를 일으켜 기억과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연구결과는 과다 생성된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신경세포를 죽여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킨다는 기존 연구와 다른 것이어서 세계 신경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교수팀은 쥐의 뇌 세포 실험을 통해 베타아밀로이드 올리고머가 신경세포 기능 제어에 중요한 ‘PIP2’의 양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논문은 신경과학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이번 실험으로 PIP2를 분해하는 시냅노제닌1의 기능을 막는 물질을 찾아내면 기억과 인지 등 뇌기능에 이상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베타아밀로이드에 의한 뇌세포 저해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직접 설립한 바이오벤처 스마트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시냅토닌 1저해제 후보물질을 찾아내겠다”며 “한국 제약업체와의 협력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와 미국 럿거스대를 졸업한 김 교수는 하버드대 의대 교수를 거쳐, 현재 컬럼비아대 병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