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대운하 찬반논쟁 > “황당한 계획을 정부가 정말로 추진할 줄은 몰랐다”
제대로 시작된 한반도 대운하 찬반을 논하다 - 한반도대운하건설반대 서울대교수모임 김정욱 교수
2008-05-06 장인혜 기자
한반도 대운하 문제가 우리 사회 화두로 떠오른 지는 약 1년 조금 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 그가 내놓은 공약의 일부였고, 계획을 발표한 이후 찬성과 반대의 논란은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그 논란이 양지로 나온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 반대 서울대교수 모임’은 지난 2월 결성됐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김정욱 교수, 사범대학 지리교육학과 김종욱 교수, 사회대학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 등이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교수 모임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운하를 반대하는 교수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도 대운하의 경제적 측면을 주로 반대하는 교수로 유명한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홍종호 교수,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 등이 반대 측의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운하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전면에 나서서 의견을 표출하기 시작한 지는 불과 두 달 안팎이다. 더군다나 반대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활약에 비해 찬성 측 인사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띄지 않아 논란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가고, 국민들은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 채 반대와 찬성 언저리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전 국토를 관통하고, 향후 몇 십년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업안 치고는 논란의 파장이 아직은 미미하다. 그 파장의 포문을 연 ‘한반도 대운하 건설 반대 서울대교수 모임’의 김정욱 교수는“사업이 실제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 동안 이 사업이 가져올 사회 경제적, 환경적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반면 사업이 가져올 경제적 이익과 환경 회복 등의 이점들의 논란이 보다 적극적인 모양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정치적’인 쟁점과 맞물려 있었기 때문이다. 대선이 끝나고,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되고, 실제 사업이 진행될 시점에 이른 지금. 이제 그 논란이 수면위로 떠올라 더 큰 사회적 합의를 만들기 위한 건강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을 돕게 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를 만나 비교적‘덜 기술적인’한반도 대운하 문제를 들어보자.
Q. 대운하를반대하는교수모임에서는 운하사업 자체가 타당성이 있는가,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국토계획 면에 있어서나 공학적으로 옳고 그름을 연구검증을 하겠다고 모임의 취지를 밝히셨습니다. 검증을 위해 현재 교수모임에서 하고 있는 활동과 연구에 대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 서울대 교수 모임은 대운하에 대한 국민 여론을 찬성에서 반대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한 가지 기폭제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했고, 지금은 대운하에 대한 공개강좌를 매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공개강좌에서는 대운하의 경제적 문제, 환경문제, 식수원문제, 법적인 문제, 경제학적인 문제, 물류문제, 지역개발 문제 등을 다루고 있으며, 4월 18일 현재 6회 개최되었고, 2008년 상반기 내로 10회를 모두 개최할 계획입니다.
Q. 대운하를반대하는교수모임을 꾸리고 매주 공개발표회를 여는 적극적인 행보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입니까.
- 가장 중요한 것은 학자적 양심에 비추어 보았을 때, 대운하에 대한 국민의 생각이 대운하를 선전하는 몇몇 권력자나 권력 주변의 학자들에 의해서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을 막아야 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대운하를 반대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계속 표출되고 있었지만, 이런 목소리들이 대운하를 찬성하는 측의 선전에 의해 은폐되고 있었다고 생각했기에 서울대 교수들의 지식과 경험을 모아서 이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Q. 대운하 정책이 논란이 된 지는 1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물론 가시화되기까지 여러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보다 주도면밀한 대책을 세우거나 대비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왜 조금 더 일찍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이 정책의 문제점을 강력히 제기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전문인, 지식인으로서의 이 같은 중대 사안에 난처한 입장이실 수도 있다고 예상되는데요, 그에 대해 잠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 사람에 따라서 입장에 차이가 있겠지만, 한 가지 이유는 대운하 정책이 특정 정당 후보의 공약으로 제시된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자칫 정쟁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가능성도 다분히 있었습니다. 따라서 정치적인 언행 자체를 꺼리는 많은 지식인들이 간간히 우려 섞인 관심을 표명하는 경우는 있어도 정밀하게 대운하 정책을 검토하여 이를 공론화하는 작업을 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이 계획이 제시되었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하고 이것은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토론회도 몇 차례 가졌고 문제제기를 했던 사람들도 이명박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실제 시행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Q.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는 어떤 진리나 윤리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보다 정확한 수치와 통계가 있고, 전문인들의 검토 끝에 제기되고 있는 논란임에도 불구하고 찬성과 반대측이 서로 다른 연구결과와 수치, 이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름의 입장에는 적절한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문제는 바로 그런 이견들이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합의를 보지 못한 채 서로 각자의 목소리만 낸지 벌써 몇 개월째 입니다. 논의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데에는 사안이 정치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같은 학자의 입장에서도 매우 답답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그간의 학계 분위기에 대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찬성과 반대 측이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은 보는 시각이 다른 것이 아니라 적어도 어느 한 쪽이 완전히 고의로 진실이 아닌 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공사비, 운항시간, 운하의 물류단지가 수출입선이 드나드는 국제항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운하가 물을 깨끗하게 하는가 하는 등의 문제는 검정절차만 거치면 간단하게 드러나는 문제인데 그간 추진측이 반대측을 정치적으로만 몰아세우고 검증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양측이 다 참여하는 토론회가 그렇게 활발하게 열리지를 않았습니다. 많은 경우 찬성측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한반도 대운하’ 문제는 최고정책 결정자가 적절한 절차를 거쳐 백지화를 선언하면 모를까 소위 전문가 그룹의 찬반토론을 행할지라도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관련 학계들마다 처한 입장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운하 정책 백지화 이외의 또 다른 대안으로, 먼저 운하에 대한 정밀검증작업을 수행한 후, 그 결과를 보고 사업의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검증 작업은 2 단계로 나누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1단계에서는 운하 대상 하천들에 대해 정밀한 기초조사를 행하고, 이를 토대로 제2단계에서는 운하 사업의 타당성 유무를 경제, 환경, 토목, 문화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검토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제1단계의 기초조사는 지형, 수문, 생태, 기후 등 하천 환경에 대해 최소 3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조사를 수행하여 운하에 대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는 기초조사 자료를 방대하게 수집하여야 할 것입니다. 운하의 건설 여부에 대한 결정은 이와 같은 제1단계의 정밀조사, 그리고 제2단계의 사업 타당성 검토가 다 끝난 이후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Q. 대운하 찬성측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면 초기 대운하 정책을 발표하면서부터 현재까지 운하의 목적이나 건설 방식, 경제성, 타당성 등에 대한 의견이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국민적 합의를 도모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찬성측의 제대로 된 연구와 분석이 부족한 채 탄생하게 된 사업안이 아닌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계획이 계속 밀실에서 추진되고 있고 제대로 공개된 계획이 아직도 없습니다. 이런 계획이 몇 달 안에 밀실에서 후다닥 만들어지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논리가 맞지 않는 내용이 많아 자꾸 목적과 계획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운하 정책이나 그것이 기반이 된 기초 연구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실한 연구나 정책을 들고 나와 온 나라를 찬반양론에 휘말리게 한 점에 대해서는 관련자들 모두가 도의적인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Q. 한반도 대운하 정책을 처음 접했을 때 학자로서, 전문인으로서, 지식인으로서의 입장과 의견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 실행을 전제로 수립된 정밀한 계획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정치 슬로건이며, ‘한탕주의’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았습니다. 자연조건이 불리하여 근대적인 내륙수운이 전혀 발달되지 않은 나라에서, 그것도 하천에 선박 운항 목적의 운하를 건설한 경험조차 없는 나라에서 큰 하천마다 모두 다 운하를 건설할 계획을 내 놓았다면, 이것이야말로 허황된 계획의 전형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아마 대부분의 국민도 대운하가 정치 슬로건이라고 생각했지, 실제로 이러한 일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선이 끝나고 정부와 여당에서 이를 추진한다고 하자, 지식인들의 생각과 국민의 여론 모두가 이러한 황당한 계획을 정말로 추진하는 정부에 비판적이고 냉정하게 돌아선 것입니다.
Q. 현재 정부는 관련 부서에 대운하 관련 사업안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여당에서는 대운하 정책의 실현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한 이후에 실행될 것이라며 이제부터 대운하 사업을 알리고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국가사업에 정치적 해석이 덮여있어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 정부와 여당은 부실한 운하 계획을 과대 포장하여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일을 감행할 것이 아니라, 차제에 하천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기초조사를 행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먼저 지금까지 부실한 연구와 정책을 수립하여 혼란을 초래한 소위 전문가(?)들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묻는 동시에, 이들이 차후의 기초조사 내지 정밀 검증작업에 또 다시 연루되지 않도록 엄중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들 소위 전문가(?)들의 연구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부실한 운하 연구나 정책에서 이미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다시 운하 사업의 검증작업을 맡긴다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처럼 그 결과는 불문가지일 것입니다. 만일 우려하는 바대로 정부와 여당이 이를 추진한다면, 저희 서울대 교수 모임은 이러한 추진이 양식 있는 전문가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Q. 교수님과 대운하를반대하는교수모임의 이와 같은 움직임이 대운하 정책을 포기로 이끌어 내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계십니까.
- 이번 총선에서 대운하를 내세웠던 여당의 후보가 무더기로 낙선했습니다. 대운하에 대한 국회의원의 생각도 부정적이고, 국민 여론은 더 비판적으로 돌아섰습니다. 보수적인 여당을 지지하는 국민이나 지식인 중에도 대운하를 건설한다면 굴착기 밑에 누워서라도 이를 막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 대운하 정책은 깨끗하게 포기되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 정책에 미련을 버리고 이를 포기하고 다른 방식으로 경제성장의 동력을 찾아볼테니 나를 지원해 달라고 한다면, 지금 실용정부는 더 큰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Q. 대운하를반대하는교수모임의 향후 활동 방향과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 서울대 교수 모임은 정부와 여당이 대운하사업을 포기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고 유지될 것입니다. 대운하 사업의 문제를 학술적으로 샅샅이 밝히는 지금의 작업을 계속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할 것입니다. 정부가 대운하 사업을 강행한다고 할 때에는, 이를 반대하는 다양한 시민단체와 지식인들의 모임과 그 보조를 맞출 것입니다. NP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한반도 대운하와 영향평가’에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한반도 대운하의 찬성과 반대]
# “나는 이래서 찬성한다”
* 박재광 교수 (미국 Wisconsin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반대측 논리를 보면 대부분 과학적 증명 자료가 없는 막연한 추측이거나 과학적으로 틀린 자료들이 많다. 환경에 대한 신념이나 이념을 주장하지, 과학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가장 친환경적인 물류운송 방식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운하는 내륙운송수단에 비해 모든 조건이 친환경적이다. 운하 사업을 왜 이렇게 빨리 진행시키려 하느냐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일단 하자고 계획이 섰다면 빨리 하는 것이 옳다. 10년이 걸린다고 해서 환경보전을 더 하느냐, 그건 아니지 않은가. 운하 건설 기술은 우리가 먼저, 빨리 하면 할수록 해외시장에서 우리가 선점할 수 있는 기술력이다. 두시간 반만에 주파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 내륙운하가 어떻게 경쟁이 되겠느냐 하시는데, 모든 물류를 다 운하로 이송하자는 것이 아니다. 물류에는 천천히 가도 되는 물류가 있지 않나. 그 천천히 가도 되는 물류를 대량으로 저렴하게 운송하겠다는 것이 운하의 목적이다. 내륙운하로 물류 이송을 하는데 1년에 8천 여명이 교통사고로 숨진다. 도로 안전과 사고유발요인을 줄어들게 하는 것 또한 운하의 장점이다. B/C비율이라는 것은 말하는 사람마다, 주장하는 학자마다 매우 다르다. 산출하는 기준도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항목이 너무 많다. 따라서 어느 학자도 자신의 데이터를 자신할 수 없다. 환경파괴와 피해에 대한 비용을 과대평가하여 운하가 비경제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반대측의 주장에는 운하를 건설치 않을 때의 미래 비용, 손실 비용 등에 대안이 없다. 그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고려한 데이터는 왜 없는가. 현재 반대측의 주장을 보면 미래에 생길 수 있는 홍수피해, 환경파괴 피해, 생태, 수질개선을 위한 비용 등은 환경파괴가 된다는 가정하에 경제성을 추정한 것이다. 환경피해 규모와 항목을 정확하게 밝히고 이에 상응하는 공사비를 계산한 후 경제성 여부를 주장하셔야 한다. 천문학적인 숫자에 대한 개념은 오히려 반대측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 박석순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우리가 운하에 띄우겠다고 하는 2천5백톤급 선박 1대는 트럭 150~200대를 맞먹는다. 현재 우리 물류시스템을 보면 도로 운송이 90%정도다. 도로에 너무 치중되어 있다. 이를 운하로 15%만 돌려도 화물차 유가보조비 1조 1600억원을 줄일 수 있다. 2020년이 되면 물동량은 현재의 2~3배가 될 것이라고 한다. 컨테이너쪽은 3배가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2020년 까지 고속도로를 6000km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도로와 철도 건설은 치명적인 환경파괴다. 유럽의 경우 유럽연합 참여국 25개국 중에서 18국에서 총 3,500km의 운하가 사용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마르코폴로 플랜, 나이아데스 프로그램 등을 통한 수로운송 장려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유럽의 운하는 사양길이라는 반대측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계속해서 운하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를 넣어서 평균을 내고, 그게 사양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따지만 실제 도로나 철도보다 운하가 훨씬 친환경적이다. 운하를 만들면 수량이 늘어난다. 하구쪽에는 퇴적물이 많아져 준설효과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하천 부지에는 불법 농사를 하고 있는데 하천 부지를 정비해서 오염원들을 제거하면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습지를 조성하여 수질개선을 막을 수 있다. 우리 생태계를 파괴하는 3대 악영향인 수량부족, 수질악화, 하상 퇴적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대운하다. 물론 물이 정체하기 때문에 수질이 나빠질 수 있지만 수질이 어떻게 얼마나 나빠지는 것인지를 반대 측은 밝혀주길 바란다. 운하로 인한 수질 개선안은 단점보다 더 많다. 환경 관점의 차이가 찬반양론을 만들어내고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운하를 미시적으로 본다. 운하 하나만을 보는 것이다. 준설, 주운보 등의 작은 것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으로 봐야 한다. 늘어날 물동량, 물부족, 지구 온난화 같은 문제를 함께 봐서 판단해야 한다. 자꾸 반대측에서 계획이 매번 바뀌고 있다고 말하는데,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미리 말씀드리겠다.
# "나는 이래서 반대한다"
* 홍종호 교수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 국운을 좌우하는 사업에 대해서 우리는 토론하고 있다. 따라서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반대측 주장을 편 교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야기 함.) 대운하 사업은 2無 2非다. 무개념, 무계획, 비전문적, 비투명하다. 운하 팔 돈 있으면 해저로, 우주로 나가야 하고, 사업계획과 사업비, 운하 노선, 물류효과, 수질문제, 교량문제 등에 대한 계획이 없다. 또한 대운하 사업이 10년간 100명의 학자가 연구했다고 했는데, 100명의 학자 어디에 있는가. 지금 환경 학자가 물류와 경제성을 논하는 세상이 됐다. 또한 청와대, 정치인, 행정부, 민간업체의 동상이몽 상황이다. 학계와 종교계 토론회에 찬성측 인사들은 불참하면서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투명하지 않은 과정들이다. 경제학자 중에서 한번도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회에 나온 사람이 없다. 찬성측에서 100억을 투자하면 230억이 나온다고 발표했다. 왜 이런 숫자를 어떤 근거로 제시했는지, 곽승준 국정기획 수석비서관은 밝혀야 한다. 이것은 경제성을 나타내는 B/C(비용대비 편익 비율)비율이다. 곽 교수가 2.3이라고 발표했고, 또 다른 찬성측 교수가 1.145를 발표했다. 같은 찬성측에서조차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내가 측정한 B/C비율은 0.3이하다. 100원을 투입하면 아무리 많아도 5원도 안 나온다. 물류운송업계에 있는 화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경부운하가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운송수단 선택 기준을‘운송비’와‘운송시간’으로 들었다. 왜 현장에서 화주들이 도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겠는가. 시장에서 확인을 해야 한다. 운하의 효과 중에서 관광을 뺄 수 없다. 생각해보자. 운하를 건설할 때 배가 지나가기 위해 많은 터널을 건설해야 한다. 그러면 터널을 지날 때는 배가 충돌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저속해야 한다. 그것을 계산해 보면 경부운하의 경우 무려 13시간이나 터널안에 있는 셈이다. 관광효과 없다고 봐야 한다. 현재 한강 유람선이 매년 50억 적자다. 한강변의 아파트가 아닌 볼거리를 만들어줘야 사람들이 배를 탈 것이다.
* 이상훈 교수 (수원대학교 환경공학과)
강줄기를 보면 본류와 지류가 있다. 크게 흐르는 강에는 수백개의 지류가 있는 것이다. 경부운하 구간에 흘러드는 지류는 남한강에 220개, 낙동강 쪽에 300여개로 총 600여개의 지류가 흘러들어온다. 한쪽에서 수위가 높아지면 모든 지류들의 수위 또한 높아져야 한다. 그런데 각 지류에는 다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다리도 영향을 받지 않겠는가. 600여개의 지점에서 평상시 수위가 높아지면 다리도 위험해 지는 것이다. 교량 재가설 해야 한다. 5개 건설사가 모여 검토를 했는데 경부운하 건설시 고쳐야 하는 다리는 처음에는 68개라고 말했다. 대운하 건설 초기에는 14개였다가 수가 늘은 것이다. 그런데 왜 지류의 다리는 생각 안하는가. 그 68개에는 지류에 있는 다리가 없다. 대운하로 인한 홍수피해를 막으려면 수위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수위를 낮추려면 땅을 다 파내야 한다. 경부운하 총 길이가 얼마인가. 그 지점을 약 22m를 다 파내야 하는데 이것 할 것인가. 또 하천수위를 낮추면 지하수가 고갈된다. 그리고 홍수폭탄 막으려면 높아지는 홍수위만큼 주운댐의 높이를 높이고 양안의 강둑을 높여야 하는데 경부운하 전체를 보면 최소 100km의 구간에서 강둑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운하가 여름철 홍수 관리에 유리하다고 하는지 전문가 입장에서 잘 이해가 안 간다. 운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용수공급을 할 때 물을 빼야 하는데 그럼 운하로서의 기능 상실이다. 반대측에서는 또 이렇게 말한다. ‘해 봤냐고’. 왜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부터 말하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하면 어떻게 되겠나. 강둑을 높여 홍수를 막고 수많은 다리를 교체하면 공학적으로 가능하다. 우주에서 통화도 하는 시대인데 이것 못하겠나. 그러나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16조 말을 하는데, 반대측 추산결과로는 40조 예상한다. 국민 일인당 100만원을 내야 하는 금액이다. 부산에서 출발해 터널을 지나고 갑문을 지나고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가서 서울까지 간다는데, 그냥 바다로 한번에 가면 안 됩니까. 도대체 왜 경부운하는 만드는가. 회장님 방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