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時評] 중국-대만,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장기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중국-대만 문제가 최근 들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1995-1996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력과시를 촉발한 시기를 제외하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한 이후로 중국은 정치적으로 분리된 대만에게 가한 위협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과 대만의 임박한 “통일”에 대한 암시를 거듭하면서 긴장고조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군은 10월 1일 이후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약 150 차례의 침입을 감행했다. 중국 정치지도자들의 극우적 민족주의 성향과 대만을 향한 사이버공격과 재래식 무기의 공격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중국의 군사력 상승은 민주주의 국가인 작은 섬인 대만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의 권위주의 정권에게는 해안에서 불과 180km 떨어진 곳에서 번영하고 있는 또 다른 중국 모델인 대만의 존재가 눈의 가시였을 것이다. 중국지도층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홍콩의 자치권을 보존할 수 있게 한 “일국양제 (一國兩制)” 원칙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후 “하나의 중국” 구호를 이행하기 위한 다음 단계가 대만의 흡수통일임을 공공연히 표방해 왔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에 대한 패권적 군사 및 경제적 관점에서 미국을 축출하려 한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더욱 중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정식으로 인정한 이후, 더 이상 공식적 공개적 조약에 의해 대만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대만이 공격을 받을 시 스스로 방어할 수단을 제공할 외교정책을 지향했다.
오늘날 점점 더 호전적인 분위기에서 CIA가 중국을 21세기에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위협으로 간주함에 따라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력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향한 도발에 맞대응하기 보단 억지력으로 대응해 왔다. 지금 중국도 온탕 냉탕을 오가면서 유화적 태도와 적대행위를 번갈아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아슬아슬한 경계선이 곧 무너질 위험에 처해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의 패배는 중국 지도부를 고무하게 만들고 미국의 힘이 쇠퇴하고 있다는 확신을 중국지도부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의 위협에 위기를 느낀 미국은 중국에 대항하여 대만을 군사적으로 방어해야 할 필요성을 당연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우선 대만을 향한 적대행위를 멈추고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기념일 연설에서 강조한 ‘평화적 수단에 의한 통일’을 고수하길 바란다. 또한, 중국과 대만이 2016년 이후 중단된 대화를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대만침략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유발할 위험이 상당히 높다. 게다가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안정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협할 것은 기정사실이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