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미디어 그룹으로 제2 도약

출판 분야 다양화와 e러닝사업 육성 통해 지식과 삶의 가치 키워

2008-06-29     김계한 부장
‘책보다 더 좋은 장식품은 없다.’는 명언이 있다. 책으로 가득 찬, 그것도 직접 출판한 책으로 가득 차 더욱 강렬한 느낌을 주는, 과학기술 전문서적 출판의 산증인인 성안당 이종춘 대표의 사무실에서 성안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지식과 삶의 가치를 키워가는 글로벌 북미디어 그룹’
지난 2월 창립 35주년을 맞은 출판전문기업 성안당의 새 기업 비전이다. 성안당은 올해 초에 (주)사이버출판사, 황금부엉이, (주)첨단, 도서출판 업투 등 전 계열사를 통합하여 CI개편을 단행했다. CI는 ‘Book Media’의 머리글자를 딴 ‘BM’으로 정했으며, ‘글로벌 북 미디어 그룹’으로서의 제2 도약을 선언했다. 35년간 ‘과학 기술 전문 서적’에 주력했던 출판 분야를 인문교양, 경제경영, 어학, 아동학습서 등으로 다각화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교육 사업 등으로 향후 35년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성안당이 걸어온 길
1973년에 설립된 성안당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도서의 절대적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산업 근대화 시절부터 학계와 산업 현장에 과학기술 전문 서적을 공급하며 국가 기술력 향상에 이바지했다.
이종춘 대표는 양질의 전문 지식을 신속히 보급하여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기업정신과 이념을 바탕으로 과학기술 발전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책은 이윤에 관계없이, 비록 그 대상이 소수라 할지라도 망설임 없이 출판해 왔다고 남다른 사명감을 내보였다. 소수의 독자라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이 대표의 출판이념을 잘 보여준다. 성안당은 단행본 외에도 ‘월간 신제품・신기술’, ‘월간 자동화기술’, ‘월간 전자기술’ 등 8가지 종류의 공학기술 월간지를 발행, 양질의 전문 지식을 신속하게 보급하는 데도 매진해 왔다. 이를 인정받아 1999년 ‘제13회 책의 날’에 대통령 표창과,2003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출판인협회로부터 출판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미래를 위한 변화
출판이라는 한 우물만 파오던 성안당은 빠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00년 인터넷사업부 ‘(주)사이버출판사’를 설립하고 이듬해 도서쇼핑몰을 운영하며 사업 다각화를 시작했다. 2004년에는 성안당의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인터넷 동영상 교육사업도 시작했다. 건축, 기계, 안전, 토목 등으로 세분화된 국가기술자격검정시험 준비과정과 공무원시험 준비 및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과정 등 다양한 강좌를 마련했다. 오프라인에서 쌓은 과학기술 도서 제작 및 편집 노하우와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많은 콘텐츠는 온라인 교육사업의 든든한 자산이 되고 있다. 2005년에는 파주 출판문화산업단지로 사옥을 옮기고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마산 등 주요 도시에 지사를 개설해 전국적인 영업망도 갖췄다.
창립 35주년과 CI개편을 기점으로 올해부터 성안당의 사업영역은 더욱 활발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제8차 교육과정에 따른 중・고등 검정교과서 개발에 매진, 중학교 영어교과서와 고등학교 영어교과서 검정에 합격하여 전국의 중・고등학교의 교과서로 사용하게 되었고, 매년 교육 과정에 따른 다른 교과목의 검정 교과서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동영상 강의를 업그레이드하고 학습방법을 다양화한 신규 e러닝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기존에 주력하던 과학기술 및 IT 서적 외에 인문교양, 아동학습, 취미실용 등 다양한 출판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다. 외국의 우수 출판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책과 첨단기술을 결합한 전문테크놀로지사업, 미디어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전문 인재들이 곧 기업의 경쟁력”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념으로 경영에 임하고 있는 이 대표는 ‘사람이 전부’라는 믿음으로 인재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기술서적 출판으로 잔뼈가 굵은 덕분에 소속 사원들이 전문 지식인화 되었고, 각 산업분야마다 인정받는 인재들을 풍부하게 보유한 것이 최대의 경쟁력입니다.” 라고 말하며 ‘때로는 고독도 즐길 수 있는 사람, 남다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제시했다. ‘유능한 인재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고자 교육이나 복지 혜택, 업무 시설 투자 등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려 한다. 이는 회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독자를 대할 때도 이런 섬김의 자세는 마찬가지다. “책은 상품이 아닙니다. 지은 이의 지식과 만든 이의 정성을 전하는 지적 산물입니다. 때문에 사원들에게 책 제작의 전 과정에 항상 정성 어린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그런 정성과 성의가 독자들에게 전해져 오늘의 성안당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또한 젊은이들에게, 학문을 중시하되 학문이 짐이 되어서는 안 되며 무슨 일이든 항상 최선을 다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욕심을 접어야 행복해진다고 말하는 이 대표이지만 ‘100년 후에도 빛을 발할 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버리지 않는다.
이종춘 대표는 성안당이 걸어온 35년에 대해 ‘이 땅에 과학기술과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전문 출판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의 역사’라고 정의했다. 그러면 앞으로 35년 후의 성안당의 모습은 어떨까? 그의 답변 속 무대는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가 된다. “공학기술 전문 출판사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책과 미디어를 결합한, 지식과 삶의 가치를 키워가는 글로벌 북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NP